병원앱 생년월일 예시가 ‘20140416’…세월호였다

서울대·세브란스·아산 등 38개 상급종합병원 앱에 같은 문구 확인
개발사 대표 “검증 없이 복사돼 재사용…유가족께 사과드린다”

By 박영주 | news@onglfree.com | 시카고오늘
JUL 14 2026. TUE at 11:28 PM CDT

고려대병원을 비롯한 국내 주요 대학병원 모바일 앱의 생년월일 입력 예시에 세월호 참사 당일인 ‘2014년 4월 16일’이 표시돼 온라인에서 논란이 일었다. 문제의 문구는 고려대병원 한 곳이 아니라 같은 앱을 쓰는 전국 38개 상급종합병원에서 공통으로 확인됐다. 앱 개발사인 레몬헬스케어 홍병진 대표는 공식 사과문을 내고 “검증 없이 복사돼 재사용됐다”고 밝혔지만, 최초 작성 경위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지난 14일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에 고려대병원 모바일 앱 화면을 캡처한 이미지가 퍼졌다. 진료비 자동 결제 서비스 ‘하이패스’의 가족등록 환자조회 화면이었다. 생년월일을 여덟 자리로 입력하라는 안내 아래, 예시 문구가 이렇게 적혀 있었다.

“예시) 2014년 4월 16일 시 20140416 로 입력”

2014년 4월 16일은 304명이 숨지거나 실종된 세월호 참사가 일어난 날이다. 수많은 날짜 가운데 하필 이 날짜가 예시로 쓰인 것을 두고 우연으로 보기 어렵다는 지적이 쏟아졌다.

고려대병원 앱 세월호 연상 문구
고려대·서울대·세브란스 등 주요 대학병원 앱 생년월일 입력 예시에 세월호 참사일인 ‘20140416’이 표시돼 논란이 일었다. 개발사 레몬헬스케어 대표가 공식 사과했다.

고려대병원만의 문제가 아니었다. 한국경제 취재 결과 서울대병원과 세브란스병원 앱에서도 똑같은 예시 문구가 확인됐다. 세 병원 앱을 모두 개발하고 관리하는 회사는 같은 곳, 코스닥 상장사 레몬헬스케어였다.

레몬헬스케어는 어떤 회사인가
병원과 환자를 잇는 디지털 헬스케어 플랫폼 기업이다. 진료 예약과 접수, 진료비 결제, 전자처방전 발급, 실손보험 청구, 건강검진 결과 조회를 앱 하나로 처리한다. 지난 6일 코스닥 시장에 상장했다. 상장 8일 만에 터진 논란이다.

파장은 예상보다 컸다. 이 회사 앱을 쓰는 병원은 국내 상급종합병원 47곳 가운데 38곳으로, 서울아산병원도 포함된다. 누적 다운로드는 1300만 건을 넘었다. 세월호 유가족이 이 앱으로 가족의 진료를 예약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뜻이다.

병원들은 자신들의 잘못이 아니라는 입장을 냈다. 고려대병원 관계자는 “확인 결과 해당 예약 화면은 모바일 플랫폼 개발사인 레몬헬스케어가 제공한 기본 예시 데이터가 적용된 것으로 파악됐다”고 설명했다. 문구는 14일 오전 중 ‘2026년 7월 14일 시 20260714로 입력’으로 바뀌었다.

침묵하던 개발사는 같은 날 저녁 홈페이지에 입장문을 올렸다. 홍병진 대표 명의였다. 홍 대표는 “세월호 참사로 가족을 잃은 유가족과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했다.

회사가 밝힌 경위는 이렇다. “해당 문구는 과거 앱 개발 과정에서 처음 작성된 이후 화면 개편을 거치면서도 검증 없이 그대로 복사돼 재사용돼 왔음을 확인했다”는 것이다.

다만 핵심 의문은 그대로 남았다. 애초에 왜 그 날짜였는가. 홍 대표는 “최초 작성 경위에 대해서는 계속 확인하고 있다”고만 했다. 문구를 처음 작성하고 검수에 관여한 인력은 이미 퇴사한 상태라는 설명도 덧붙였다.

홍 대표는 병원 측 책임을 덜어내는 발언도 내놨다. “화면 내 문구의 작성과 관리는 전적으로 저희 회사의 영역이며, 병원은 이에 관여한 바가 없다”는 것이다. 이어 “세월호 유가족과 국민 여러분께 사과드릴 기회를 주신다면 어떤 방식으로든 용서를 구하겠다”고 했다.

온라인 반응은 사과문으로 가라앉지 않고 있다. 12년 넘게 아무도 걸러내지 못했다는 해명 자체가 관리 부실의 자백이라는 지적, 그리고 최초 작성자를 특정하지 못한 채 퇴사자 뒤로 숨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동시에 나온다.

[English Summary]

Major Korean university hospital apps displayed “April 16, 2014”-the date of the Sewol ferry disaster-as the sample birthdate format.

The apps are built by Lemon Healthcare, which serves 38 of Korea’s 47 top-tier general hospitals with over 13 million downloads.

CEO Hong Byung-jin issued a public apology, saying the phrase was copied without review across redesigns.

@2026 박영주의 시카고오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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