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로건, 트럼프가 지우려던 그 권리

뉴욕서 태어나 미국 시민 된 발로건, 트럼프가 되살린 출전 자격
정작 그 출생시민권은 트럼프가 폐지하려던 헌법 조항

By 박영주 | news@onglfree.com | 시카고오늘
JUL 6 2026. MON at 6:33 PM CDT

📌 기사 요약

미국 대표팀 공격수 폴라린 발로건이 뉴욕에서 태어나 미국 시민권을 얻은 배경이 다시 조명받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발로건의 출전정지 번복을 FIFA에 요청했으나, 그가 미국 대표로 뛸 수 있는 근거인 출생시민권은 트럼프가 폐지하려던 제도다.
연방대법원이 지난주 출생시민권을 유지하는 판결을 내리면서 이 아이러니는 더욱 부각됐다.

미국 축구 대표팀 간판 공격수 폴라린 발로건(24·AS 모나코)을 둘러싼 논란이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 ‘요청’에 따른 ‘레드 카드 유예’에 이어 그가 의도치 않은 원정 출산으로 미국 시민권을 획득한 얘기까지 전해졌다. 출생시민권은 트럼프 대통령이 오랫동안 없애려 해온 제도이다. 트럼프 입장에서는 아이러니인 셈이다.

발로건 레드카드
뉴욕에서 태어나 미국 시민권을 얻은 발로건. 트럼프가 되살린 출전 자격의 근거가 정작 그가 폐지하려던 출생시민권이라는 아이러니. /사진=발로건 인스타그램

발로건은 나이지리아 출신 부모가 미국을 방문했던 시기 뉴욕 브루클린에서 태어났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만삭이던 그의 어머니는 영국으로 돌아가는 항공편 탑승을 거부당했고, 그로 인해 발로건은 뉴욕에서 출생했다. 미국 수정헌법 14조에 따라 미국 땅에서 태어난 그는 자동으로 미국 시민권을 얻었다. 이후 가족과 함께 영국으로 돌아가 런던에서 성장했다.

발로건은 영국 아스날 유소년팀을 거쳐 잉글랜드 연령별 대표로 뛰었으나, 2023년 5월 FIFA 승인을 받아 미국으로 대표팀을 전환했다. 출생지가 뉴욕이었다는 사실이 그를 미국 대표로 만든 결정적 배경이었다.

논란은 지난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전에서 시작됐다. 발로건은 이 경기에서 선제골을 넣었으나 후반 상대 수비수의 발을 밟아 레드카드를 받았고, 자동으로 다음 경기 출전정지 처분을 받았다. 벨기에와의 16강전 결장이 확정되는 듯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잔니 인판티노 FIFA 회장에게 직접 전화해 처분 재검토를 요청했고, FIFA는 일요일 출전정지를 1년간 유예하기로 결정했다. 이로써 발로건은 벨기에전에 출전할 수 있게 됐다. 트럼프는 트루스소셜에 “큰 부당함을 바로잡아 준 FIFA에 감사한다”고 적었다.

여기서 아이러니가 드러난다. 트럼프가 출전 자격을 되살려 준 선수가, 정작 트럼프 본인이 폐지하려 애써 온 출생시민권 덕분에 미국 대표가 됐다는 점이다. 트럼프는 취임 첫날 미국에서 태어난 아이라도 부모가 일시 체류자이거나 불법 체류자인 경우 자동으로 시민권을 부여하지 않는 내용의 행정명령에 서명한 바 있다.

연방대법원은 지난주 5 대 4로 트럼프의 행정명령을 무효화하며 출생시민권을 유지하는 판결을 내렸다. 트럼프는 판결 직후 “국가를 위해 안타까운 일”이라며 의회 입법을 통해 관철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정치권에서도 이 대목이 도마에 올랐다.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은 발로건을 응원하면서 동시에 출생시민권에 반대하는 것이 모순 아니냐는 질문에 “미국은 여전히 이민자의 나라”라며, 공화당은 합법 이민이 아니라 출생시민권의 남용을 바로잡으려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FIFA의 이번 결정에는 축구계의 비판도 이어졌다. 벨기에축구협회는 성명을 통해 “FIFA의 결정에 경악했다”며 대응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고, 위르겐 클롭 전 리버풀 감독은 “정치가 축구 규칙에 개입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한편 미국과 벨기에의 16강전은 6일(월) 오후 7시(시카고 시각) 시애틀 스타디움에서 킥오프된다. 미국이 승리하면 2002년 이후 처음으로 8강에 오른다. 발로건의 활약 여부가 주목된다.

[English Summary]

Folarin Balogun became a U.S. citizen by birthright after being born in New York while his Nigerian mother was denied a return flight to the UK.

Trump personally lobbied FIFA to reverse Balogun’s red-card suspension, yet birthright citizenship-the basis for Balogun’s U.S. eligibility-is a policy Trump has long sought to abolish.

The Supreme Court struck down Trump’s executive order last week in a 5-4 ruling, upholding birthright citizenship and sharpening the irony.

@2026 박영주의 시카고오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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