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앞 티베트 활동가, 불꽃 속 마지막 절규

7월 2일 뉴욕 유엔본부 앞 52세 티베트 독립운동가 숨져
중국 ‘민족단결법’ 발효 하루 만에… 국제사회 파장

By 박영주 | news@onglfree.com | 시카고오늘
JUL 3 2026. FRI at 9:28 PM CDT

📌 기사 요약

7월 2일 저녁 뉴욕 유엔본부 앞에서 티베트기를 든 활동가가 중국의 티베트 통치에 항의하며 분신해 숨졌다.
티베트 단체들은 숨진 이를 미국에 20여 년 거주한 독립운동가 롭가 랑젠으로 확인했다.
이번 사건은 중국의 ‘민족단결법'(ethnic unity law) 발효 하루 만에 일어나 국제사회의 주목을 받고 있다.

뉴욕 맨해튼 유엔본부 앞에서 티베트기를 든 한 남성이 중국의 티베트 통치에 항의하며 스스로 몸에 불을 붙여 숨졌다. 7월 2일 저녁 벌어진 일이다.

뉴욕 유엔 티베트 분신
7월 2일 뉴욕 유엔본부 앞에서 티베트 독립운동가 롭가 랑젠이 중국 통치에 항의하며 분신 사망했다. /이미지=챗GPT

뉴욕경찰(NYPD)에 따르면 오후 6시 30분경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유엔본부 인근에서 전신에 심한 화상을 입은 52세 남성을 발견했다. 남성은 벨뷰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끝내 사망했다. 경찰은 사건을 조사 중이며, 아직 공식적으로 신원과 동기를 확정하지는 않았다.

사건 직후 티베트 단체들은 숨진 이를 롭가 랑젠(Lobga Rangzen)으로 확인했다. 롭가 랑젠은 미국에 약 20년간 거주해 온 티베트 독립운동가로, 티베트 자유와 인권 문제를 알리는 각종 집회와 캠페인에 참여해 온 인물이다.

티베트 단체들에 따르면 그는 항의 행위에 앞서 페이스북을 통해 메시지를 생중계했다. 이 영상에서 그는 티베트 독립을 위해 함께 힘을 모을 것을 호소하며, 자신의 결정이 개인적 사정 때문이 아니라 티베트 대의에 대한 헌신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밝혔다. 현장에는 ‘자유 티베트'(Free Tibet), ‘티베트에서 중국은 물러가라'(China out of Tibet)는 문구가 적힌 종이가 놓여 있었다.

사건 후 티베트인 지지자들이 유엔본부 앞에 모여 촛불 추모식과 기도회를 열었다. 인도 다람살라를 비롯해 호주, 대만, 미국 각지의 티베트 공동체도 추모 모임을 잇따라 열고 있다.

티베트 망명정부인 중앙티베트행정부(CTA)의 수장 펜파 체링은 성명을 통해 “깊은 슬픔을 느낀다”며 애도를 표했다. 다만 그는 “그의 헌신을 기리되, 인간의 생명은 소중하며 티베트를 위한 장기적 투쟁을 위해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며 티베트인들에게 생명을 소중히 여길 것을 당부했다.

이번 사건은 중국의 새 ‘민족단결진보촉진법'(ethnic unity law)이 7월 1일 발효된 지 하루 만에 일어났다. 이 법은 소수민족 지역의 학교와 관공서에서 중국어 사용을 확대하고 종교의 ‘중국화’를 강화하는 내용을 담고 있어, 티베트인과 인권단체들은 소수민족 문화 말살을 심화시킬 것이라며 우려를 나타내 왔다. 중국 정부는 이 법이 “모든 민족의 권리를 보호한다”는 입장이다.

국제앰네스티는 성명에서 “티베트인의 분신 항의는 진공 상태에서 일어나지 않는다”며 “인권 침해에 대한 관심을 끌 다른 방법이 없다고 느끼는 사람들의 절망의 깊이를 반영한다”고 밝혔다. 중국 외교부 대변인 궈자쿤은 정례 브리핑에서 티베트가 예로부터 중국 영토의 불가분한 일부였다며 “관련국이 자국 법에 따라 문제를 처리할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중국 공산당은 1951년 이래 티베트를 통치해 왔으며, 베이징은 티베트가 수 세기 동안 중국 영토의 일부였다고 주장하고 있다.

[해설] 왜 유엔 앞이었나

티베트 독립운동은 1959년 달라이 라마의 인도 망명 이후 국제 무대에서 지속적으로 티베트의 주권 회복을 호소해 왔다. 유엔본부 앞은 국제사회에 직접 목소리를 전달할 수 있는 상징적 장소로, 이번 항의 역시 중국 통치에 대한 국제적 관심을 촉구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티베트 인권단체들에 따르면 2009년 이후 티베트 안팎에서 150명 이상이 중국 통치에 항의하는 분신을 감행한 것으로 집계된다.

[English Summary]

A 52-year-old Tibetan independence activist, identified by Tibetan groups as Lobga Rangzen, died after setting himself on fire outside the United Nations headquarters in New York on July 2, in protest against Chinese rule over Tibet.

The incident came just one day after China’s new “Ethnic Unity Law” took effect, drawing international attention and renewed criticism of Beijing’s policies toward ethnic minorities.

@2026 박영주의 시카고오늘

답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