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베트 고산 생태계·문화적 맥락 무시 지적…“그린워싱” 비난 확산
By 박영주 | yjpark@kakao.com | 시카고오늘
September 21, 2025. SUN at 5:37 PM CDT

글로벌 아웃도어 브랜드 아크테릭스(Arc’teryx)가 중국 현대미술의 거장 차이궈창(Cai Guo-qiang)과 함께 티베트 고원 히말라야 고지에서 진행한 대형 불꽃 퍼포먼스가 거센 비판 여론에 휘말렸다. 브랜드의 창의적 마케팅 시도로 기획된 이번 행사는 환경 파괴 논란을 불러일으키며 역풍을 맞고 있다.
지난 20일 밤, 시가체(Shigatse) 지역 해발 약 5,500미터 고지대에서 아크테릭스와 차이궈창은 ‘떠오르는 용’(Ascending Dragon)이라는 이름의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산등성이를 따라 세 차례 폭죽을 점화해 용의 형상을 연출하는 장면은 영상과 사진으로 공개되며 화제를 모았다.
논란의 중심에 선 티베트 협업 프로젝트 ‘상승하는 용’은 금요일 해발 약 5,500미터(18,000피트) 고도에서 시작됐다. 공개된 영상에는 언덕 정상까지 이어지는 길목에 다양한 색상의 불꽃이 터지는 모습이 담겼다.
그러나 곧바로 온라인 여론은 차갑게 돌아섰다. 네티즌들은 “고산 생태계는 극도로 취약한데, 폭죽 연기와 소음, 화학 잔여물이 회복 불가능한 피해를 줄 수 있다”고 우려를 제기했다. 티베트 지역의 문화·종교적 맥락을 무시했다는 지적도 나왔다. 일부 현지 전통에서는 산을 신성시하는데, 폭발음과 불꽃은 금기시되는 요소라는 것이다.
아크테릭스 측은 퍼포먼스에 앞서 생분해성 재료 사용, 동물 이동 조치, 현장 청소와 생태 복원 등을 준비했다고 밝혔지만 비판은 수그러들지 않았다. 오히려 브랜드가 표방해온 ‘환경 중심’ 이미지와 이번 행사의 불일치가 문제로 지적되며, ‘그린워싱’(greenwashing)이라는 날선 비난까지 이어졌다.
논란이 확산되자 아크테릭스와 차이궈창은 공식 사과문을 발표했다. 이들은 “대중의 우려를 겸허히 받아들이며, 외부 기관과 협력해 생태 영향 평가와 복원 조치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시가체 지방 당국도 조사팀을 꾸려 현장 점검에 나섰으며, 법과 규정에 따라 처리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아크테릭스는 홍보 목적으로 공개했던 영상과 사진을 서둘러 삭제한 상태다.

한편, 아크테릭스는 등산 및 알파인 스포츠용 기능성 의류를 전문으로 한다. 2019년 중국 스포츠웨어 대기업 안타(安踏)가 아크테릭스를 소유한 앰버 스포츠(Amber Sports)를 인수했다.
협업한 67세 차이는 화약 그림과 야외 불꽃놀이 퍼포먼스로 명성을 얻은 중국 현존 최고 유명 예술가 중 한 명이다. 그는 2008년 베이징 올림픽 개·폐회식 불꽃놀이를 총괄했다.
@2025 박영주의 시카고오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