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오생각] 또 바이든 치매설, 언론들 난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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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치매설’이 또 퍼졌다. 이번엔 최근 그가 노스캐롤라이나 한 대학교에서 한 연설이 문제가 됐다. 정확히 말하면 연설 직후 그가 보인 ‘행동’이 수많은 억측과 함께 그의 건강 이상설을 확산했다.

바이든은 노스캐롤라이나주 그린즈버러에 있는 농업·기술(A&T) 주립대학에서 40분가량 연설을 했다. 뉴욕포스트나 데일리 메일 등 언론이 주목한 건 “미국에 은총을”이라는 말을 마친 직후 연단을 떠나는 그의 태도였다. 이른바 한국 언론이 ‘허공악수’라 번역한 그 장면.

바이든은 연단을 벗어나 오른쪽으로 돌면서 손바닥을 허공에 내밀고 마치 누군가에게 악수를 청하는 행동을 한다. 그리고 미국 언론과 이를 받아 일제히 관련 뉴스를 전달한 한국 언론들이 표현한 바에 따르면, 바이든은 ‘2~3초가량 손바닥을 보인 채 서 있다가 손 거두고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단상을 서성이다 퇴장했다’.

/사진=유튜브 동영상 갈무리

과연 그럴까. 구글을 검색한 결과 이에 대한 팩트 체크를 시도한 곳은 단 한 곳이다.(4월 15일 오후 2시 현재) 인터내셔널 비즈니스 타임스(IB타임스)라는 곳인데, ‘팩트체크: 바이든은 허공악수를 하지 않았고 어리둥절하지도 않았다’(Fact check: No, Biden didn’t shake hands with thin air; wasn’t confused)는 제목으로 관련 주장이 사실이 아님을 밝혔다.

그러면서 ‘전체 영상을 보라’고도 주문했다. 그래서 봤다. 직전까지 40여 분 조목조목 또렷하게 연설을 잘 마친 바이든이 갑자기 치매기를 보인다? 이 자체가 의심스러웠다. 트럼프를 숭배하는 것만큼 바이든을 배척하는 공화당원, 트럼피들, 이 진영 언론들이 가십성 언론과 함께 일제히 이 사실을 대서특필한다니 더 봐야겠단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봤다. 전체 영상을 다 볼 필요는 없다. 문제가 된 부분을 보고 또 봤다. 전체 영상 중 1분 16초 36(1:16:36) 지점부터 보면 된다.

결론적으로 ‘바이든 치매 입증’ 주장과 보도는 ‘거짓’이다. 잘 보면 연설 후 연단 왼쪽 사람들에게 한 제스처라는 걸 알 수 있다. 앞쪽 사람들만 연설 후 일어서 손뼉을 치는 게 아니고 연단 왼쪽에도 사람들이 있다. 이들을 가리킨 것. 바로 이어 이번엔 오른쪽 연단 위 박수 치는 사람들에게도 같은 몸짓을 한다. 그런데 이 행동은 연단에 가려 손 일부만 보인다. 이후 바이든은 무대를 내려가 인파에 묻힌다. 치매 때문에 허공에 악수한 게 아니란 것 영상 보면 금방 알 수 있는 사실.

없는 게 아니라 안보는 데서 ‘가짜뉴스’가 시작된다. 못 보는 것보다 더 악질이다. 당장 공화당 신났다. 미국과 한국 언론도 마찬가지. 차이라면 미국과 달리 한국은 메이저 언론까지 일제히 ‘검증없이’ 이 사실을 보도한다는 것. 보도 이틀이 지난 16일 현재에도 이에 대한 ‘정정’ 기사는 없다. 네이버 올려 트래픽 충분히 ‘따 먹었으니’ 어차피 한국 언론들 ‘내 알 바 아니다’ 관심도 없을 터이다.

나도 79세(한국 나이로 하면 80 넘었다. 한국도 이제 ‘만 나이’로 통일한다니, 의미 없지만) 미국 최고령 대통령 건강을 우려한다. 정말 치매 걸린 거 아니냐, 관련 영상 진위 여부 안 하면 ‘그럴 수도’ 이런 생각 하긴 한다. 가끔 정말 어디 아픈 거 아닌가, 재선은 못하겠네 이런 생각도.

그래도 사실을 꽈 이렇게 ‘치매’ 단언하며 보도하는 건 아니라는 생각이다. 보고, ‘팩트’를 전하자 이 주문은 여전히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게다가 뉴욕포스트나 데일리메일이 어떤 매체인지 모르는 것도 아니고 일제히 받아 쓴다. 진영 대변하는 언론 보도의 무비판적인 수용은 또 어떻고.

모두모두 건강하자. 오늘 부활절. 거짓이 모두 파헤쳐져 팩트가 웃는 그런 세상으로 거듭나길. Happy Easter!

<10:280416..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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