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러시모어 조각’ 만우절 기사, 데일리메일 삭제?

전세계 클릭 폭발 영국 타블로이드 장난,  본지 사이트 ‘기사 없음’ 왜?

By 박영주 | yjpark@kakao.com | 시카고오늘
April 1, 2026. WED at 8:36 PM CDT

데일리 메일 만우절 기사
트럼프 얼굴을 러시모어 산에 새기고 있다는 데일리 메일 만우절 기사 반응이 뜨거웠다.

4월 1일 만우절을 맞아 영국 타블로이드 데일리메일이 게재한 만우절 장난 기사 한 편이 전 세계 인터넷을 뒤흔들었다. ‘형태를 갖춰가는 중: 러시모어 산의 새로운 얼굴’(Taking shape: The new face of Mount Rushmore)이라는 제목의 이 기사는, 트럼프 대통령 얼굴이 사우스다코타 주 러시모어 산 국립기념지에 조각되고 있다는 내용이다.

이 만우절 기사는 그러나 4월 1일 오후 7시 현재 정작 데일리 메일 홈페이지에 찾아볼 수가 없다. 관련 링크를 입력해도, 데일리 메일 사이트에서 ‘러시모아’를 검색해도 ‘페이지를 찾을 수 없다’는 안내만 뜬다. 궁금했다, 왜 기사를 찾을 수 없는 거지?

정교하게 숨겨진 장난의 흔적들

먼저, 해당 기사는 처음부터 끝까지 치밀하게 설계된 장난이었다. 저자 이름 ‘OLAF PRIOL’과 ‘트럼프 4 러시모어’ 캠페인 책임자로 기사 중간에 등장하는 ‘Rolf Paoli’, 두 이름 모두 ‘April Fool’(만우절 바보) 철자를 재배열한 애너그램이었다. 기사에 함께 실린 조각 작업 현장 사진 역시 AI가 생성한 가짜 이미지였다.

그럼에도 수많은 독자들이 속아 넘어갔지만, 눈치 빠른 독자들은 금방 ‘만우절 기사’라는 것을 알아챘다. 이 기사에는 927개 댓글이 달렸다. 댓글 중에는 ‘이런 일이 실제로 일어난다고 해도 누가 놀라겠느냐. 그들은 미치광이를 뽑을 만큼 멍청했다’는 글도 있다.

소셜미디어에서는 ‘읽다가 절반쯤에서 턱이 빠질 뻔했는데 만우절인 걸 깨달았다’는 반응이 쏟아졌고, 스놉스(Snopes)·리드 스토리즈(Lead Stories) 등 주요 팩트체크 기관들이 일제히 긴급 검증에 나서기도 했다.

왜 지금 데일리메일 사이트에서 볼 수 없나

그런데 정작 지금 데일리메일 사이트에서 해당 기사 URL로 접속하면 ‘기사 없음’ 메시지만 뜬다. 사이트 내 검색에도 결과를 내놓지 않고 있다. 데일리메일 측은 이에 대해 별도 입장을 밝히지 않은 상태. 클로드(Claude)에게 물었다.

데일리 메일 만우절 기사 삭제
데일리 메일 ‘만우절 기사’는 현재 해당 사이트에서 볼 수 없다.

AI 대답에 따르면, 영국 언론계에서 만우절 장난 기사를 당일 이후 조용히 삭제하는 것은 드문 일이 아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처럼 민감한 정치적 소재를 다룬 경우, 가짜뉴스 논란이나 법적 리스크를 사전에 차단하려는 편집국의 판단이 작용했을 가능성이 크다.

그렇다면 삭제된 기사는 볼 수 없나. 방법이 있다. 역시 클로드가 알려줬다.

삭제된 기사는 현재 인터넷 아카이브 서비스인 웨이백 머신(Wayback Machine. web.archive.org)에서 확인할 수 있다. 해당 사이트에서 데일리메일 원문 URL(`https://www.dailymail.co.uk/news/article-15696415/Taking-shape-new-face-Mount-Rushmore.html`)을 검색하면 캐시된 버전을 볼 수 있다.

데일리 메일 만우절 기사
삭제된 기사는 현재 인터넷 아카이브 서비스인 웨이백 머신(Wayback Machine. web.archive.org)에서 확인할 수 있다.

법안 실제 존재… 전문가들 “현실적으로 불가능”

이번 만우절 기사가 만우절 기사가 아닌 것처럼 여겨진 것은 이 아이디어가 완전한 허구가 아니라는 점 때문이다. 공화당 소속 애나 폴리나 루나 연방하원의원(플로리다)은 2025년 1월 28일 트럼프 얼굴을 러시모어산에 조각하도록 내무부 장관에게 지시하는 법안(H.R.792)을 실제로 발의했다. 다만 법안은 하원 자연자원위원회에 회부된 이후 별다른 진전 없이 머물러 있는 상태다.

트럼프 본인도 이를 희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크리스티 놈(Kristi Noem) 전 국토안보부 장관이 사우스다코타 주지사 시절 한 말에 따르면, 트럼프가 2018년 만남에서 “내 얼굴이 러시모어 산에 새겨지는 게 꿈이다”라고 말했다고 전해진다. 또 백악관 측이 “러시모어 산에 대통령을 추가하려면 어떤 절차가 필요한가”를 문의했다는 보도도 있었다.   

이에 대해 트럼프 본인은 “그걸 제안한 적 없다”고 부인하면서도 “좋은 아이디어처럼 들린다”고 말한 바 있다.

전문가들은 설령 법안이 통과되더라도 실현 가능성이 거의 없다고 지적한다. 국립공원관리청(NPS)은 “조각 가능한 공간이 남아 있지 않다”는 공식 입장을 밝힌 바 있으며, 지질학자들도 주변 암반이 이미 균열이 많아 추가 조각 시 기념물 자체가 손상될 수 있다고 경고한다.

또한 러시모어산이 위치한 블랙힐스 일대는 라코타 수족의 신성한 땅으로, 원주민 부족들의 법적 도전도 예상된다.

@2026 박영주의 시카고오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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