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델 사놓고…펜타곤 97억 달러 몰아줬다

대통령 매입·공개 추천 직후 대형 군납 계약 성사
윤리단체 “이해충돌” vs 국방부 “경쟁 입찰이었다”

By 박영주 | yjpark@kakao.com | 시카고오늘
May 31 2026. SUN at 11:18 PM CDT

미국 국방부가 컴퓨터 제조사 델 테크놀로지스(Dell Technologies)에 97억 달러짜리 군납 계약을 안겼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 회사 주식을 사들이고 공개석상에서 제품을 추천한 지 채 3주도 지나지 않은 시점이었다.

국방부는 지난 28일 델의 정부사업 부문인 델 페더럴 시스템스(Dell Federal Systems)와 5년 계약을 맺었다고 밝혔다. 펜타곤 전역에 마이크로소프트 소프트웨어 라이선스와 클라우드 구독, 온프레미스 소프트웨어를 공급·관리하는 사업이다. 미군과 정보기관, 해안경비대까지 적용 범위에 들어간다.

문제는 시점이다. 정부 공시 자료에 따르면 트럼프는 2월 10일 100만~500만 달러 규모의 델 주식을 매입했다. 당시 주가는 주당 126달러 선이었다. 9일 뒤 조지아 집회에서는 지지자들에게 “나가서 델 컴퓨터를 사라. 정말 좋다”고 말했다. 3월에는 5만 달러 이하 규모로 세 차례 더 사들였고, 봄 내내 공개행사에서 델을 치켜세웠다.

계약 발표 다음 날 델 주가는 장 시작 전 5% 가까이 올라 320달러까지 뛰었다. 전날 종가는 305달러였다.

워싱턴의 책임정치윤리센터(CREW)는 “윤리 법규가 왜 중요한지 보여주는 사례”라고 지적했다. 신시아 브라운 선임윤리고문은 “대통령이 특정 사기업을 좋은 투자처로 콕 집어 추천하고, 거기에 정부 계약까지 안겨 회사 수익을 불려줬다”며 “다른 기업들은 경쟁에서 고전하는데 행정부가 편애를 한 셈”이라고 꼬집었다.

마이클 델 최고경영자는 트럼프 2기 들어 백악관 행사에 여러 차례 모습을 드러냈다. 지난해 12월 부부가 함께 백악관에 나와 ’트럼프 어카운트’(Trump Accounts)에 62억 5,000만 달러를 기부하겠다고 발표했고, 그는 대통령 직속 과학기술자문위원회 위원도 맡고 있다.

국방부는 선을 그었다. 배리 태너 해군 정보책임자 대행은 “모든 업체를 경쟁, GSA 단가 비교, 부처 전체 가치 사슬을 기준으로 평가했다”며 정상적인 경쟁 절차였다고 강조했다. 키어스틴 데이비스 국방부 정보책임자는 이번 계약으로 부처별로 흩어진 기술 예산을 하나로 묶어 연간 4억 2,200만 달러를 아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백악관도 반박했다. JD 밴스 부통령은 지난주 브리핑에서 트럼프의 투자는 독립적인 자산관리사가 맡고 있다며 “대통령이 직접 거래하는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트럼프 측은 계좌가 제3의 금융기관에 의해 독립적으로 운용되며, 트럼프 본인이나 가족이 개별 거래를 지시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다만 과거 대통령들이 운용했던 백지신탁과는 다르다는 지적이 나온다. 과거 백지신탁은 가족이 관리하지 않았고, 보유자가 자신의 투자 내역을 알 수 없도록 설계됐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는 것이다. 인텔과 팔란티어처럼 트럼프 발언 직후 주가가 출렁인 종목들도 도마에 올라 있다.

이해충돌 논란은 델에서 그치지 않는다. 트럼프의 두 아들 도널드 주니어와 에릭은 플로리다의 드론 업체 파워러스(Powerus)에 투자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 보도에 따르면 이 회사는 트럼프 행정부가 지난해 12월 외국산 드론과 부품 수입을 금지하면서 생긴 펜타곤의 신규 수요를 노리고 있다. 행정부가 외국산을 막아 시장을 비운 자리를, 대통령 일가가 투자한 회사가 채우려는 구도다.

전직 백악관 윤리담당 변호사 리처드 페인터는 “대통령 일가가 전쟁으로 큰돈을 버는 첫 사례가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English Summary]

The U.S. Defense Department awarded Dell Technologies a $9.7 billion, five-year contract to supply Microsoft software across the military-just weeks after President Trump bought $1~5 million in Dell stock and publicly urged people to “go out and buy a Dell.”

Ethics watchdogs flagged the timing as a conflict of interest, while the Pentagon said the award followed competitive bidding and the White House said Trump does not direct his own trades.

Critics also point to the Trump sons’ investment in drone maker Powerus, which stands to profit from Pentagon demand created by the administration’s ban on foreign drones.

@2026 박영주의 시카고오늘

답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