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주의 작동 자부심 42%서 28%로 추락
흑인 73% “인종이 국적보다 더 중요한 정체성”
By 박영주 | news@onglfree.com | 시카고오늘
JUN 30 2026. TUE at 6:10 AM CDT
📌 기사 요약
AP-NORC와 갤럽 여론조사 결과 미국인의 국가 자부심이 지난 10년 새 여러 측면에서 뚜렷이 떨어졌다.
“미국인이라는 사실이 자랑스럽다”는 응답은 53%로 2001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하락세는 트럼프 행정부를 거치며 환멸을 느낀 민주당 지지층이 주도했고, 흑인과 히스패닉은 국적보다 인종 정체성을 더 중시했다.
미국인이 자국의 역사와 민주주의에 느끼는 자부심이 지난 10년간 눈에 띄게 줄었다. 미국 AP와 시카고대 여론연구센터(NORC)가 28일 공개한 ‘America 250’ 여론조사 결과다.

조사에 따르면 미국 군대, 세계 정치 영향력, 역사, 민주주의 작동 방식 등 핵심 항목에서 자부심이 2017년 이후 일제히 떨어졌다. 군대에 자부심을 느낀다는 응답은 78%에서 59%로 19%포인트 빠졌고, 역사는 58%에서 44%로, 세계 정치 영향력은 34%에서 24%로 내려갔다. 특히 민주주의가 작동하는 방식에 자부심을 느낀다는 응답은 42%에서 28%로 14%포인트 추락했다.
같은 시기 발표된 갤럽(Gallup) 조사에서도 “미국인이라는 사실이 매우 또는 극도로 자랑스럽다”고 답한 성인은 53%에 그쳤다. 갤럽이 관련 추세를 집계하기 시작한 2001년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하락세는 정당 지지 성향에 따라 극명하게 갈렸다. 갤럽 조사에서 “미국인이라는 사실이 극도로 자랑스럽다”고 답한 민주당 지지자는 14%, 무소속은 28%에 그친 반면 공화당 지지자는 70%에 달했다. AP-NORC 조사에서도 공화당 지지자 10명 중 9명이 군대에 자부심을 느낀다고 답해 전체 성인 평균(약 10명 중 6명)을 크게 웃돌았다.
세대 차이도 뚜렷했다. 공화당 지지자(76%)와 60세 이상(75%)은 미국인이라는 사실이 자신의 정체성에 매우 중요하다고 답했지만, 30세 미만 젊은 층에서는 약 3분의 1만 같은 응답을 내놓았다.
인종·민족 정체성을 둘러싼 인식도 갈렸다. 흑인 미국인의 73%는 인종이나 민족이 자신을 규정하는 데 “매우 또는 극도로 중요하다”고 답했고, 이는 미국인이라는 국적을 중요하게 꼽은 비율보다 높았다. 히스패닉계는 약 절반이 같은 응답을 했는데, 백인(22%)과 큰 차이를 보였다.
캘리포니아에 사는 60세 흑인 빈센트 해리스는 흑인 남성이 미국에서 받는 대우 때문에 인종 정체성이 다른 무엇보다 앞선다고 했다. 그는 “사람들이 흑인 남성이라는 이유만으로 두려워한다. 그 사람 자체를 보지 않고 인종만 본다”고 말했다.
이번 AP-NORC 조사는 미국과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싸고 장기전을 벌이던 4월 16일부터 20일까지 성인 2,596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표본오차는 ±2.6%포인트다.
[해설] 건국 250주년에 드러난 ‘쪼개진 애국심’
이번 조사는 미국이 7월 4일 건국 250주년을 맞는 시점에 나왔다는 점에서 의미가 작지 않다. 국가적 경축을 앞두고 정작 국민의 자부심은 정당·세대·인종에 따라 갈가리 쪼개진 현실이 수치로 확인된 셈이다. 자부심 하락이 민주당 지지층에서 두드러진다는 점은, 애국심이 더 이상 정치 성향과 무관한 공통 정서가 아니라 정파적 정체성과 얽혀 있음을 보여준다. 한인 등 이민자 커뮤니티 입장에서도 미국인이라는 국적과 출신 민족 정체성 사이의 균형이라는 익숙한 고민이 통계로 드러난 대목이라 곱씹어 볼 만하다.
[English Summary]
A new AP-NORC poll finds Americans’ pride in the nation’s history, military, and democracy has dropped sharply since 2017, with pride in how democracy works falling from 42% to 28%.
Gallup’s separate survey shows just 53% are proud to be American- the lowest since 2001-with a steep partisan divide.
Black Americans (73%) and many Hispanics rank racial or ethnic identity above national identity.
@2026 박영주의 시카고오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