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다큐 커플, 엠파이어 첨탑서 청혼하다 체포

넷플릭스 다큐 ‘스카이워커스’ 주인공 러시아 루프탑 커플
443m 안테나서 ‘사랑의 힘’ 현수막 펼치고 청혼…중범죄 입건

By 박영주 | news@onglfree.com | 시카고오늘
JUL 2 2026. THU at 6:27 AM CDT

뉴욕(New York) 명소 엠파이어스테이트빌딩(Empire State Building) 첨탑 꼭대기에 올라 대형 현수막을 펼치고 청혼까지 한 커플이 경찰에 붙잡혔다. 이들은 넷플릭스(Netflix) 다큐멘터리 ‘스카이워커스: 러브 스토리'(Skywalkers: A Love Story)의 주인공으로 밝혀졌다.

엠파이어스테이트빌딩 청혼
넷플릭스 다큐 ‘스카이워커스’

주인공은 러시아 출신 루프탑 클라이머 안젤라 니콜라우(Angela Nikolau·33)와 이반 비어커스(Ivan Beerkus·32) 커플이다. 비어커스의 본명은 이반 쿠즈네초프(Ivan Kuznetsov)로, 두 사람은 현재 미국 뉴저지에 살고 있다. 로프나 안전장비 없이 세계 초고층 건물을 오르는 ‘루프타핑’으로 이름을 알렸고, 2024년 넷플릭스 다큐로 세계적 지명도를 얻었다.

사건은 지난 1일(수) 한낮 벌어졌다. 검은 옷에 마스크를 쓴 두 사람은 안전줄도 없이 지상 1,454피트(443m) 높이 안테나 꼭대기에 대형 현수막을 내걸었다. 현수막에는 ‘사랑의 힘이 권력에 대한 사랑을 이길 때 세상은 평화를 안다'(When the power of love beats the love of power the world knows peace)는 문구가 흰 글씨로 적혔다. 흔히 지미 헨드릭스 말로 인용되는 문장이다. 정오쯤 이들을 목격한 911 신고가 잇따르면서 경찰 헬기와 비상대응팀이 출동했다.

약 30분 뒤 두 사람은 첨탑을 내려오기 시작했다. 낮 12시 35분 무렵 아래쪽 플랫폼에 이르자, 비어커스가 한쪽 무릎을 꿇고 니콜라우에게 청혼했다. 니콜라우가 이를 받아들이면서 두 사람은 포옹하고 입을 맞췄으며, 반지를 낀 손을 들어 셀카를 찍었다. 지상 수백 미터 상공에서 벌어진 공개 프러포즈였다. 두 사람은 당시 사진을 인스타그램에 게시했다.

엠파이어스테이트빌딩 청혼
두 사람이 인스타그램에 올린 사진.

나머지 첨탑을 마저 내려온 두 사람은 사다리 끝에서 대기하던 경찰과 마주쳤고, 오후 1시가 되기 직전 현장에서 체포됐다. 뉴욕 경찰(NYPD)은 다음 날 제시카 티시(Jessica Tisch) 경찰청장 명의로 바디캠 영상을 공개했다.

영상에는 안전장비를 갖춘 비상대응팀(ESU) 대원들이 첨탑을 올라 두 사람에게 다가가는 장면이 담겼다. 한 대원이 그대로 있으라, 여기 올라오면 안 된다고 말하자 여성이 괜찮다고 답하는 대목도 나온다. 경찰은 두 사람의 얼굴을 흐리게 처리했다. 출동한 대원 가운데 한 명은 지난주 갓 임용된 신입이었다고 경찰은 전했다.

두 사람은 강도(burglary), 중과실 위험 초래(reckless endangerment), 기물손괴(criminal mischief) 등 중범죄 혐의로 입건됐다. 여기에 무단침입, 무질서 행위, 절도 도구 소지 등 경범죄 혐의도 더해졌다. 뉴욕주법상 범죄를 저지를 의도로 건물에 들어가거나 머무는 행위는 ‘강도’로 분류된다. 이 주법은 50피트가 넘는 구조물 외벽을 허가 없이 오르는 것도 금지한다.

안테나가 지역 방송 송출탑이라는 점에서 위험은 더 컸다. 이 안테나는 뉴욕 지역 대부분의 TV·라디오 방송 신호를 내보낸다. 빌딩 측은 전파 노출 위험 때문에 안테나 송출을 일시 중단했다. 건물 관리 측은 세입자와 방문객, 전망대 관람객에게 위험은 없었으며 경찰 협조로 상황이 마무리됐다고 밝혔다.

이들이 어떻게 삼엄한 보안을 뚫었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수사 당국은 검색대가 있는 전망대 입구 대신 임차인용이나 상업용 측면 출입구로 건물에 들어갔는지 조사하고 있다. 102층 건물의 일반 개방 구역보다 훨씬 높은 안테나까지 오른 경위도 규명 대상이다.

두 사람에게 이런 등반은 낯설지 않다. 2016년 중국 톈진의 골딘파이낸스117, 2022년 말레이시아의 메르데카118(높이 2,227피트)을 로프 없이 올랐고, 특히 메르데카 등반이 넷플릭스 다큐의 중심 소재가 됐다. 파리에서는 성당을 무단 등반했다가 하룻밤 유치장 신세를 지기도 했다.

이번 스턴트는 넷플릭스 촬영과는 무관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넷플릭스는 사건 당일 다큐 장면과 문구를 소셜미디어에 올리며 홍보에 활용했다.

【English Summary】

A daredevil couple who starred in Netflix’s 2024 documentary “Skywalkers: A Love Story” was arrested after climbing to the top of the Empire State Building’s antenna on Wednesday, July 1.

Russian rooftoppers Angela Nikolau, 33, and Ivan Beerkus (Ivan Kuznetsov), 32, unfurled a banner reading “When the power of love beats the love of power the world knows peace,” and Beerkus proposed on a lower platform, with Nikolau accepting.

Police arrested the pair just before 1 p.m. and charged them with felony burglary, reckless endangerment and criminal mischief, among other counts. No one was injured, and the building temporarily shut down the antenna over radio-wave exposure concerns.

@2026 박영주의 시카고오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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