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방 법원 “헤그세스 언론 취재 제한 정책, 위헌” 국방부 패소

주요 언론 펜타곤 퇴출 후 NYT 소송… 법원 “수정헌법 1조 위반” 판결

By 박영주 | yjpark@kakao.com | 시카고오늘
March 20, 2026. FRI at 6:20 PM CDT

미 국방부 취재 제한
연방 지방법원이 3월 20일 국방부의 언론 취재 제한 정책에 위헌 판결을 내렸다. 사진은 국방부 기자회견장 모습. /출처=미 국방부

워싱턴 D.C. 연방 지방법원이 20일,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이 지난해 10월 도입한 언론 취재 제한 정책이 위헌이라고 판결했다. 뉴욕타임스가 국방부, 헤그세스 장관, 그리고 국방부 대변인 션 파넬을 상대로 제기한 소송에서 폴 프리드먼 연방 판사가 원고 승소 결정을 내렸다.

이번 판결은 미국 언론 자유 역사에서 중대한 분기점으로 평가된다. 문제가 된 국방부 정책은 펜타곤 출입 기자들에게 정부가 승인하지 않은 정보는 취재도, 보도도 할 수 없도록 하는 21쪽 분량의 서약서 서명을 요구한 것이었다. 정부 미승인 비밀해제 정보나 비공식 대화 내용까지 포함된 이 규정에 AP통신, 뉴욕타임스 등 주요 언론사 기자들은 서명을 거부했고, 출입증을 반납한 채 펜타곤을 떠났다. 주요 언론사가 펜타곤에서 전면 이탈한 것은 80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었다.

뉴욕타임스 측 변호인 시어도어 부트루스는 지난 3월 6일 구두 변론에서 “정부가 승인한 것 외에는 아무것도 취재할 수 없다는 것이 이 정책의 본질”이라며 “이는 권위주의 정권이 권력을 유지하는 방식”이라고 주장했다. 프리드먼 판사는 변론 당시부터 정부 측 주장에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며 “국민은 이란과 전쟁 중인 지금, 정부가 무엇을 하는지 알 권리가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국방부 측은 이 정책이 특정 언론사를 겨냥한 것이 아니라 군사·국가 안보 기밀 누설을 방지하기 위한 ‘상식적인 규칙’이라고 주장해왔다. 그러나 뉴욕타임스는 국방부가 자신들의 정책을 일관되게 적용하지 않았다는 점도 지적했다. 정책에 동의하고 출입권을 얻은 트럼프 측근 로라 루머가 제보 창구를 운영한 것에 대해서는 문제 삼지 않으면서, 워싱턴포스트의 유사한 제보 채널에 대해서는 정책 위반이라고 판정한 이중 기준이 대표적인 사례다.

전통 언론이 빠져나간 자리에는 루머를 비롯해 마이필로우 CEO 마이크 린델이 운영하는 린델 미디어 등 친트럼프 성향 매체들이 채워졌다. 국방부는 이들이 “더 넓은 대중에게 국방부 내부를 알리기에 더 적합하다”고 평가했다.

이번 판결에도 불구하고 국방부가 항소할 경우 법적 공방은 장기화될 전망이다. 또한 AP통신은 걸프만 명칭 문제와 관련한 별도의 언론 접근 소송을 항소법원에서 진행 중이다.

@2026 박영주의 시카고오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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