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카고 십자가 방화범, 21세 대학생이었다

”트럼프·MAGA 반대 시위였다” 주장에도 증오범죄 등 중범죄 기소
NBC5 단독 인터뷰 직후 검거… 17일 NBC5 자수성 인터뷰가 결정타

By 박영주 | news@onglfree.com | 시카고오늘
JUN 17 2026. WED at 10:15 PM CDT

📌 기사 요약

지난 9일 시카고 그랜트파크에서 십자가를 불태운 용의자가 21세 멀린 루(Merlin Lu)로 확인돼 증오범죄 2건을 포함한 중범죄 다수로 기소됐다.
루는 NBC5 단독 인터뷰에서 “트럼프·MAGA 반대 시위였을 뿐 인종과는 무관하다”고 주장했으나, 경찰과 검찰은 증오범죄로 판단했다.
루는 19일 다시 법정에 서며, FBI와 연방보안관 등이 합동 수사를 벌였다.

지난 9일 오후 시카고 그랜트파크(Grant Park)에서 대형 십자가를 불태운 방화 사건의 용의자가 21세 멀린 루(Merlin Lu)로 특정돼 기소됐다고 시카고 경찰이 17일 밝혔다.

시카고 십자가 방화 용의자 체포
시카고 그랜트파크 십자가 방화 용의자가 21세 멀린 루로 특정돼 증오범죄 2건 등 중범죄로 기소됐다. /사진=시카고 경찰

루는 증오범죄 중범죄 2건을 비롯해 방화, 주(州) 재산 손괴(피해액 500달러 초과 1만 달러 미만) 등의 혐의를 받는다. 여기에 무모한 행위, 재산 손괴, 위협 목적 십자가 소각 등 경범죄 혐의도 추가됐다. 시카고 경찰과 연방보안관(U.S. Marshals)이 함께 그를 검거했다.

사건은 9일 오후 2시 30분쯤 콜럼버스 드라이브와 발보 드라이브가 만나는 그랜트파크 일대에서 시작됐다. 현장을 찍은 영상에는 십자가 모양의 큰 불길이 타오르는 모습이 담겼고, 시카고 소방국이 진화했다. 인명 피해는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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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은 다음 날 현장에서 달아나는 남성의 사진을 공개하고 시민 제보를 요청했다. 사진 한 장으로 시작된 수사는 NBC5가 루와의 단독 인터뷰를 내보낸 직후 급물살을 탔다. 루는 인터뷰에서 자신이 십자가를 세우고 불을 질렀다고 인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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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는 같은 인터뷰에서 “트럼프 행정부와 ‘MAGA 기독교 민족주의 지지자들’에 항의하는 시위였다”며 십자가에 빨간 모자를 씌워 ‘MAGA 모자’를 상징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자신의 행동이 인종과는 무관하다고 주장했다. “역사적 맥락은 알고 있었지만 그게 얼마나 인종적으로 비칠지는 몰랐다. 내 시위는 인종이나 성별과 관련이 없다”는 것이다. 범죄가 맞느냐는 질문에는 “아니다. 방화로 기소하겠다면 받아들이겠다”고 답했다.

미국에서 십자가 소각은 흑인을 위협하는 수단으로 쓰여 왔고, 백인우월주의 단체 KKK(쿠 클럭스 클랜)와 강하게 결부된 상징이다. 사건 초기 브랜든 존슨 시카고 시장은 “흑인을 향한 증오가 사회에 여전히 스며 있음을 보여주는 고통스러운 일”이라며 강하게 규탄했고, JB 프리츠커 일리노이 주지사도 “인종주의와 파시즘의 씨앗”을 언급했다. 하지만 루가 자신을 좌파 성향의 반(反)트럼프 시위자라고 밝히면서, 초기 정치권의 단정적 비난을 두고 논란이 일었다.

루의 신원을 둘러싼 진술도 엇갈렸다. 그는 자신을 일리노이대 시카고캠퍼스(UIC) 4학년생이자 네이퍼빌(Naperville) 출신이라고 소개했지만, UIC 측은 “동명의 학생이 있었으나 2025년 가을학기 이후 등록 상태가 아니다”라고 밝혔다. 루는 네이퍼빌의 뉴쿼밸리 고교를 졸업했고 현재는 시카고 니어웨스트사이드에 거주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수사에는 시카고 경찰뿐 아니라 FBI, 일리노이주 경찰과 주 법의학연구소, UIC 경찰, 오대호 지역 도주범 특별수사대, 쿡 카운티 검찰이 함께 참여했다. 루의 다음 법정 출석은 19일로 예정돼 있다.

[해설] 동기가 무엇이든 ‘증오범죄’가 성립하는 이유

일리노이주 법은 십자가 소각 자체를 위협 행위로 규정한다. 행위자가 인종 차별 의도가 없었다고 주장하더라도, 십자가 소각이 가진 역사적·상징적 위협성과 그것이 공동체에 끼친 실제 충격이 증오범죄 판단의 근거가 된다. 존슨 시장이 “동기는 말할 수 없지만 그 영향은 말할 수 있고, 그 영향은 파괴적이었다”고 한 발언도 이 지점을 짚은 것이다. 루의 “반트럼프 시위” 주장이 사실이라 해도 형사 책임을 면하기는 어려운 구조다.

[English Summary]

Merlin Lu, 21, has been charged with two felony hate crime counts plus arson and property damage for burning a cross in Chicago’s Grant Park on June 9.

Lu claimed in an NBC5 interview it was an anti-Trump/anti-MAGA protest (with a red “MAGA hat” on the cross), not racially motivated, and was taken into custody shortly after the interview aired.

He claimed to be a UIC senior, but the university says he hasn’t been enrolled since fall 2025; his next court date is June 19.

@2026 박영주의 시카고오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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