캘리포니아 등 6개주 9명 감시, 레벨3 발령… 전문가 “코로나 아니다” 불구
By 박영주 | yjpark@kakao.com | 시카고오늘
May 8 2026. THU at 5:40 PM CDT

남극 크루즈선 MV 혼디우스에서 집단 발병한 한타바이러스가 미국 본토에 닿았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애리조나·캘리포니아·조지아·텍사스·버지니아 등 5개 주에서 크루즈를 일찍 하선한 뒤 귀국한 7명을 감시 중이다. 뉴저지주에서는 별도로 2명이 추가됐다. 크루즈 승객이 아닌 이 두 명은 확진자와 해외 항공편에서 접촉한 것으로 파악됐다. 현재 증상은 없다. 미국 내 모니터링 대상은 총 9명이며, 관련 지역은 6개 주에 걸쳐 있다.
선내에 남아 있는 미국인 승객 17명은 CDC 팀이 탑승한 전세기로 귀국한 뒤 네브래스카 시설에서 격리·관찰을 받을 예정이다.
CDC는 이번 사태를 레벨3 긴급 대응으로 분류했다. CDC 분류 체계에서 레벨3은 가장 낮은 등급이지만, 공식 비상 대응 체계가 가동됐다는 의미다.
전문가들은 대규모 확산 우려를 일단 진정시키고 있다. 에모리대학교 세계보건·역학 교수 카를로스 델 리오 박사는 “이 바이러스는 수십 년 전부터 알려져 있었다”며 “한타바이러스는 한국전쟁 당시 처음 발견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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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탠퍼드대 감염내과 전문의 아브라르 카란 박사는 전파 속도에 주목했다. 그는 “초기 증상이 독감과 비슷해 조기 인지가 어렵다”면서도, “증상 악화가 수일 내 급속히 진행돼 환자가 빠르게 격리되거나 사망하기 때문에 전파 가능 기간 자체가 짧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이번 크루즈 발병이 안데스 바이러스라는 점이다. 국제보건기구(WHO) 사무총장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는 “사람 간 전파는 가정 내 구성원, 배우자, 의료 종사자 등 밀접하고 지속적인 접촉에서 주로 발생한다”고 밝혔다. 2018~2019년 아르헨티나 발병 사례에서는 생일 파티 참석자 간 전파, 이후 사망자 장례식에서 2차 전파가 확인됐다.
미국 대응 역량에 대한 비판도 나왔다. 트럼프 행정부는 2025년 이번 발병 계통과 동일한 한타바이러스 연구 파일럿 프로젝트의 연구비를 삭감했다. 국립보건원(NIH)이 해당 연구를 “안전하지 않다”고 판단한 것이 이유였다. 연구비 삭감을 비판한 전문가들은 “바이러스가 지금까지 대규모 확산을 일으키지 않았다는 사실이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는 보장은 아니다”라고 경고했다.
한편, 이번 발병 선박 MV 혼디우스는 네덜란드 탐험 크루즈사 오션와이드 익스페디션 소속이다. 지난 4월 1일 아르헨티나 우수아이아를 출항해 남극과 남대서양 외딴 섬들을 순항했다.
8일 현재 카보베르데 인근 해상에 머물고 있다. 스페인 카나리아제도가 입항을 거부하면서 목적지가 불투명한 상태지만, WHO는 카나리아제도 테네리페를 최적 하선지로 보고 스페인을 압박 중이다.
이날까지 확진 6건·의심 3건, 사망 3명으로 집계됐다. 확진자들은 남아프리카공화국·네덜란드·독일·스위스·세인트헬레나에 분산 입원 중이다. 현재까지 치료제나 백신은 없다. 조기 발견과 집중치료만이 생존율을 높이는 유일한 방법이다.
@2026 박영주의 시카고오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