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전쟁 당시 유엔군 병사 첫 출혈열… ‘한탄강’에서 유래
쥐 배설물 흡입이 주 감염 경로… ‘안데스 변종’ 사람 간 전파
By 박영주 | yjpark@kakao.com | 시카고오늘
May 7 2026. THU at 6:42 AM CDT
남극 탐험 크루즈선 MV 혼디우스에서 승객 3명이 목숨을 잃으면서 ‘한타바이러스'(Hantavirus)가 전 세계 보건당국의 주목을 받고 있다. 많은 사람에게 낯선 이름이지만, 이 바이러스는 수십 년 전부터 존재해 왔다.
한타바이러스(Hantavirus) 뭔가
한타바이러스는 설치류가 자연 숙주인 바이러스 계열이다. 감염된 쥐의 소변·분변·침이 건조돼 공기 중에 떠다닐 때 이를 흡입하면 사람에게 전파된다. 쥐가 선박에 올라타거나 화물에 실려 들어온 뒤, 배설물이 공기 중에 퍼지면 폐에 심각한 손상을 일으킬 수 있다. 물린 상처나 눈을 통한 감염도 드물게 보고된다.
흔한 오해 중 하나는 한타바이러스가 독감처럼 퍼진다는 것이다. 하지만 쥐 배설물이 묻은 물질을 건드려 바이러스 입자가 날릴 때 흡입해야 감염되고, 바이러스는 표면에서 며칠밖에 생존하지 못한다.
한타바이러스라는 이름은 1950년대 한국전쟁 당시 처음 발견된 것에서 유래한다. WHO가 1987년 공식 분류했고, 미국에서는 1993년 남서부 ‘포 코너스’ 지역 집단 발병 때 ‘한타바이러스 폐 증후군(HPS)’이 처음 확인됐다.
최근에는 배우 진 해크먼의 아내 베치 아라카와가 이 바이러스로 사망한 것으로 확인되며 미국에서도 다시 주목을 받았다.
한타바이러스 이름 유래, ‘한탄강’
‘한타(Hanta)’는 경기도와 강원도를 거쳐 임진강으로 합류하는 한탄강(漢灘江)에서 왔다. 영문 표기 과정에서 ‘Hantan’이 ‘Hantaan’으로 굳어졌고, 거기서 ‘Hantavirus’가 됐다.
한국전쟁 기간인 1951~1954년, 한탄강 인근에 주둔하던 유엔군 병사 약 3,200명이 원인 불명의 출혈열에 걸렸다. 당시엔 ‘한국형 출혈열’(Korean hemorrhagic fever)이라고 불렀다.
증상은 발열과 출혈, 신부전이었고 사망자도 나왔는데, 원인 바이러스는 밝혀지지 않은 채 전쟁이 끝났다. 그로부터 20년 넘게 지난 1976년, 한국의 이호왕 박사가 야생 등줄쥐의 폐 조직을 검사해 한국전쟁 생존자 혈청의 항체와 반응하는 항원을 찾아냈다.
1978년 바이러스가 처음으로 분리됐고, 한탄강의 이름을 따 ‘한탄바이러스’로 명명됐다. 바이러스는 처음에 ‘KHF 균주 76-118’로 불리다가, 비무장지대를 가로지르는 한탄강의 이름을 따 ‘한탄바이러스 균주 76-118’로 정식 개명됐다.
이후 1985년 이 계열 바이러스 전체가 ‘한타바이러스’로 통칭됐고, 1987년 WHO가 정식 속(屬)으로 분류했다.
한타바이러스 증상과 진행 경과
초기에는 극심한 피로, 발열, 허벅지·엉덩이·등 등 큰 근육 위주의 근육통이 나타난다. 감염자의 절반 가량은 두통, 어지럼증, 오한과 함께 구역·구토·설사 같은 소화기 증상도 겪는다.
문제는 이 증상들이 독감과 거의 구별이 안 된다는 점이다. 증상은 보통 노출 후 2~4주 사이에 나타나지만, 최대 40일 뒤에 발현된 사례도 보고돼 있다. 이번 크루즈선 사태에서 첫 환자 사망부터 감염 확진까지 3주가 걸린 이유다.
초기 증상 이후 4~10일 안에 기침과 호흡 곤란이 나타나며, 폐에 체액이 차오르는 단계로 급격히 진행될 수 있다. 호흡기 증상이 발현된 환자의 치사율은 38%에 달한다.
안데스 변종이 왜 더 위험한가
대부분의 한타바이러스는 사람 간 전파가 없다. 사람이 감염되더라도 더 이상 퍼지지 않는 ‘막다른 감염’으로 끝난다. 그러나 이번 크루즈선에서 확인된 안데스 변종은 예외다.
안데스 바이러스는 사람 간 전파가 가능한 유일한 한타바이러스다. 2018년 아르헨티나 에푸옌 마을에서 생일 파티 참석자를 중심으로 번진 집단 감염에서 11명이 사망했는데, 연구 결과 화장실 가는 길에 잠깐 스친 접촉만으로도 전파된 것이 확인됐다.
다만 전파력은 독감이나 홍역 등 흔한 호흡기 바이러스와는 비교가 안 되게 낮다. 밀접하고 지속적인 접촉이 전제돼야 한다.
치료와 예방
한타바이러스 감염에는 현재 확립된 치료제가 없다. 초기에 발견해 집중 지원 치료를 받으면 생존율이 높아지며, 중증 호흡 곤란이 오면 산소 치료가 필요하다.
예방은 설치류 접촉을 피하는 것이 핵심이다. 밀폐되거나 환기가 잘 안 되는 공간 청소, 농업·임업 작업, 설치류 서식지에서의 취침 등이 주요 감염 위험 상황이다. 깨끗해 보이는 집이나 오두막도 설치류가 있다면 안전하지 않다.
MV 혼디우스 사태 이후 WHO는 한타바이러스를 국제 공중보건 비상사태를 유발할 잠재력이 있는 신흥 우선 병원체로 재분류했다. 현재 접촉자 추적은 3개 대륙에서 진행 중이다.
다만 전염병 전문가들은 한타바이러스 발병이 ‘제2의 코로나19 대유행’은 아니라고 밝혔다.
*이 기사는 AI 도구 도움을 받아 내용을 정리하고, 기자가 최종 편집·검수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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