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로지 오도넬 시민권 박탈 언급…헌법 위반 논란

“미국 국적 취소할 것” SNS 엄포…“수정헌법 14조 때문 불가능”

박영주 기자(yjpark@kakao.com)
JUL. 12. 2025. SAT at 9:25 PM CDT

트럼프 앙숙 로지 오도넬
전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가 배우 로지 오도넬의 시민권을 취소하겠다고 위협해 논란이 됐다. /사진=로지 오도넬 인스타그램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배우 로지 오도넬의 미국 시민권을 “취소”하겠다고 위협하며 또다시 논란을 일으켰다. 그러나 법률 전문가들은 헌법과 대법원 판결에 따라 이러한 조치가 불가능하다고 강조했다.

트럼프는 지난 12일 소셜 미디어에서 오도넬이 “국가 이익에 부합하지 않는다”며 그녀의 시민권 박탈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오도넬은 트럼프의 재선 이후인 지난 1월 아일랜드로 이주했으며, 현재 아일랜드 시민권 취득을 추진 중이다. 트럼프는 그녀가 아일랜드에 머물러야 한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로지 오도넬 시민권 박탈 위협
트루스 소셜에 올린 트럼프 관련 글.

오도넬과 트럼프는 오랜 기간 공개적인 갈등을 이어왔으며, 최근 오도넬은 트럼프 행정부의 세금 감면 및 지출 삭감 정책(big beautiful bill)을 비판했다. 이에 대한 보복으로 트럼프가 시민권 취소 위협을 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트럼프는 전 고문 일론 머스크의 시민권 박탈을 언급한 바 있다.

하지만 오도넬의 경우는 남아프리카공화국 출신인 머스크와 달리, 미국에서 태어나 헌법상 미국 시민권을 보장받고 있다. 미 국무부는 웹사이트에서 출생 또는 귀화로 미국 시민이 된 사람은 특정 절차를 통해 자발적으로 미국 국적을 포기할 수 있지만, 이는 자발적이고 미국 시민권 포기 의도가 명확해야 한다고 명시했다.

법률 전문가들은 트럼프의 위협이 실현될 가능성이 없다고 단언한다. 버지니아 대학교 법학 교수 아만다 프로스트는 1967년 대법원 판결을 인용하며, 헌법 수정헌법 14조가 정부의 시민권 박탈을 금지한다고 AP에 밝혔다. 프로스트 교수는 “대통령은 미국 태생 시민의 시민권을 박탈할 권한이 없다”고 강조했다.

오도넬은 트럼프의 발언에 대해 “그를 반대하는 사람들 명단에 나를 추가해 달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전문가들은 트럼프 발언이 정치적 논란을 불러일으키려는 의도일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한편, 지난 3월 12일 아일랜드 총리 마이클 마틴(Micheál Martin)이 미국을 방문해 백악관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회동했을 당시, 오도넬과 관련한 질문이 논란을 빚기도 했다.

이때 한 미국 기자가 아일랜드 총리에게 “왜 로지 오도넬이 아일랜드로 이주하게 놔뒀느냐”며 “그녀 때문에 총리의 행복지수가 떨어질 것 같다”고 질문하자, 마틴 총리는 당황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이에 트럼프는 “좋은 질문이다”라고 응답하며 마틴 총리에게 오도넬을 아는지 물었고, “모르는 게 낫다”고 덧붙였다.

이 질문을 한 기자는 브라이언 글렌(Brian Glenn)으로, 우파 매체인 리얼 아메리카 보이스(Real America’s Voice)의 수석 백악관 특파원으로 확인됐다.

@2025 박영주의 시카고오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