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부 ‘상승의 여정’, 외부 ‘자연과 조화’… 역사적 랜드마크 내년 봄 개관
By 박영주 | yjpark@kakao.com | 시카고오늘
November 14, 2025. FRI at 10:26 PM CST
/도움=Grok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의 유산을 기리는 ‘오바마 대통령 센터(Obama Presidential Center)’가 시카고 남부 잭슨 파크(Jackson Park)에 거의 완성 단계에 접어들었다.
2015년 발표된 이래 10년간 소송과 연방 검토로 지연됐던 이 프로젝트는 내년 봄 개관을 앞두고 있으며, 총 8억 달러(약 1조 1천억 원) 규모로 미국 역사상 가장 비싼 대통령 센터로 기록될 전망이다.
건축가 빌리 치엔(Billie Tsien)은 “50년 후 세대가 오바마 대통령의 시대를 기리기 위해 이곳을 찾을 때, 건물 자체가 그 시대의 힘을 상기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바마센터 개관 임박 영상 보기(유튜브. 출처/시카고 선타임스)
10년 지연 끝 드러난 외부: ‘타워와 자연의 조화로운 대비’
오바마 센터는 잭슨 파크의 20에이커(약 8만㎡) 부지에 4개 주요 건물과 광활한 공원으로 구성돼 있다. 이곳은 19세기 조경가 프레더릭 로 올름스테드(Frederick Law Olmsted)가 설계한 역사적 공원으로, 1893년 시카고 만국박람회 무대이기도 했다. 그러나 센터 건설로 인해 약 1천 그루의 오래된 나무가 베어지고, 6차선 도로인 코넬 드라이브(Cornell Drive)가 제거되는 등 논란이 일었다.
중심은 225피트(약 69m) 높이의 뮤지엄 타워. 이 ‘오바마리스크(Obamalisk)’로 불리는 타워는 거의 창문 없는 구조로, 뉴햄프셔산 ‘태피스트리(tapestry)’ 화강암으로 외장을 마감해 소용돌이치는 무늬가 돋보인다.
건축가 치엔은 “뮤지엄은 자연광을 최소화해야 하므로 창문을 피했다”며, 타워의 높이가 “오바마의 여정을 상징하는 상승(ascendance)을 표현한다”고 설명했다.
타워 남쪽으로는 437대 규모의 지하 주차장이 파묻혀 있으며, 북쪽으로는 미셸 오바마의 백악관 주방 정원을 모티브로 한 커뮤니티 채소밭과 슬레딩 힐(sledding hills)이 조성됐다.
조경은 뉴욕 기반 마이클 반 발켄버그 어소시에이츠(Michael Van Valkenburgh Associates)가 맡아, 2층 높이의 언덕 지형으로 건물을 ‘감싸’ 자연과 융합시켰다.
이 언덕은 강당, 시카고 공공 도서관 지점, 무디 놀란(Moody Nolan) 설계의 운동 시설(농구 코트 포함)을 가려 파크 경관을 보존하며, 서쪽 우드론(Woodlawn)과 동쪽 잭슨 파크 라군(lagoon) 전망을 제공한다.
반 발켄버그는 “올름스테드 공원을 망치고 싶지 않았다. 언덕이 건물을 흡수해 공공 공간으로 느껴지게 했다”고 말했다. 또한, 1937년 메이 맥아담스(May McAdams)가 설계한 ‘여성 정원(Women’s Garden)’을 재건해 과거의 원형 형태와 프레리 스톤을 재활용, 빗물을 수집·정화하는 친환경 기능을 더했다.
이 외부 설계는 단순한 건축물이 아닌, “공공 모임과 이벤트, 자연 산책로로 활용되는 살아 있는 캠퍼스”로 평가받는다. 연간 75만 명 이상 방문객을 유치할 것으로 예상되며, 태양광 패널과 습지(wetland)로 지속 가능성을 강조한다.
내부: ‘시간의 상승’ 테마로 펼쳐지는 오바마 서사
내부는 4층 구조지만 높은 천장으로 인해 타워가 225피트 높이에 달한다. 방문객은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오르며 오바마 대통령의 삶과 시대를 체험하는 ‘상승의 여정’을 그린다.
로비와 아트리움은 최근 펜던트 조명과 화강암 패널이 설치됐으며, 전시 공간은 디지털 아카이브(국립문서보관소와 협력)와 유물을 중심으로 구성된다.
하이라이트는 북쪽 벽면의 줄리 메레투(Julie Mehretu) 작품 ‘업라이징 오브 더 선’(Uprising of the Sun)으로, 83피트(약 25m) 너비 스테인드 글라스 창이 에스컬레이터를 화려하게 비춘다.
최상층 ‘넬슨 만델라 스카이룸(Nelson Mandela Skyroom)’은 남서쪽으로 시카고 스카이웨이(Skyway) 다리까지 보이는 파노라마 전망을 자랑하며, 창문 외부에 오바마의 2015년 셀마(Selma) 민권 행진 50주년 연설 텍스트(5피트 높이 콘크리트 글자)가 새겨져 ‘오바마의 머릿속에 들어간 듯한’ 몰입감을 준다.
포럼(Forum) 건물에는 강당과 녹음 스튜디오가, 홈 코트(Home Court)에는 NBA 규격 농구 코트와 보라색 단열재가 설치됐으며, 도서관 지점은 지역 주민을 위한 학습 공간으로 활용된다.
치엔은 “전시를 통해 그의 대통령 시절을 시간 순으로 오르며, 최상층에서 도시를 내려다보는 순간이 절정”이라고 밝혔다.
논란 속 완성: ‘기념비 vs. 환경 파괴’
이 프로젝트는 젠트리피케이션과 환경 파괴 논란으로 비판받아 왔다. X(옛 트위터)에서는 “브루탈리즘(Brutalism) 기념비”라며 비아냥거리는 목소리도 있지만, 오바마 재단은 “다음 세대 리더를 키우는 커뮤니티 허브”로 포지셔닝한다.
건설 비용은 초기 3억 달러에서 6억 2천만 달러로 상승했으며, 전체 운영 포함 8억 5천만 달러에 달한다.
개관을 앞두고 오바마 재단은 “내년 봄부터 방문객을 맞이할 준비가 됐다”고 밝혔다. 이 센터가 시카고 남부의 새로운 랜드마크가 될지, 아니면 논란의 상징으로 남을지는 시간이 증명할 일이다.
@2025 박영주의 시카고오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