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틀빌리지 격렬 충돌 후 방문… 취재진 발견 후 “마스크 써라”
By 박영주 | yjpark@kakao.com | 시카고오늘
November 11, 2025. TUE at 10:05 PM CST

미국 국경수비대(CBP) 요원들이 시카고의 상징적 랜드마크 ‘빈'(The Bean. 일명 땅콩) 앞에서 집단 사진을 찍으며 이민 단속의 ‘승리’를 과시한 듯한 행태를 보였다. 이는 지난 주말 리틀 빌리지에서 벌어진 격렬한 충돌 직후 벌어져, 지역 사회와 정치권 강한 반발을 샀다.
사진 포함, 이 내용은 블록 클럽 시카고(Block Club Chicago)가 지난 10일 보도했다. 이날 새벽 6시 30분경, 블록 클럽 시카고 사진기자 콜린 보일이 먼로 스트리트(Monroe Street)에 무장 SUV 차량 수십 대가 정차한 것을 목격했다.
약 30분 후, 무장한 CBP 요원 30여 명이 밀레니엄 파크의 클라우드 게이트(Cloud Gate, ‘빈’) 조각상 앞으로 모여들어 포즈를 취했다. 이들은 “치즈 대신 ‘리틀 빌리지!’라고 외쳐” 사진을 찍었으며, 이는 멕시코계 미국인 중심의 이 지역을 조롱하는 듯한 발언으로 해석됐다.
현장에 합류한 CBP 지휘관 그렉 보비노(Greg Bovino) 대령은 취재진을 발견하자 요원들에게 “마스크를 착용하라”고 지시했다. 블록 클럽 시카고 기자 존 핸슨이 보비노에게 질문을 시도하자, 보비노는 “시카고의 거짓말 클럽(Chicago’s Liars Club)”이라며 지역 언론의 이민 단속 보도를 비난했다. 그는 “우리가 지역 사회를 개선하는 일을 왜 보도하지 않느냐”고 반박했다. 사진 촬영 후 요원들은 오전 7시 30분경 현장을 떠났으며, 체포나 단속 활동은 없었다.
이 사건은 트럼프 행정부의 ‘오퍼레이션 미드웨이 블리츠’(Operation Midway Blitz)가 시작된 지 2개월 만에 발생했다. 이 작전은 ‘최악의 범죄 이민자’를 타깃으로 하며, 시카고에서 3천 명 이상 체포를 이끌어냈으나, 총격·시위·법적 분쟁을 동반했다.
국토안보부(DHS)는 이번 작전으로 시카고 살인 16%·총격 35%·강도 41%·대차량 절도 48% 감소를 주장했으나, 이는 전국 범죄 추세와 일치하는 수준으로 지역 당국은 “과장”이라고 반박했다.
지역 사회는 분노를 터뜨렸다.JB 프리츠커 일리노이 주지사는 X(옛 트위터)에 “우리 동네를 조롱하는 건 역겹다. 아이들이 최루가스에 노출되고 미국 시민이 구금되는 동안, 이들은 사진 촬영과 리얼리티 쇼를 연출한다”고 비판했다.
브랜든 존슨 시카고 시장은 “보비노의 무모한 행동이 신뢰를 무너뜨린다”며 연방 개입 중단을 촉구했다. 리틀 빌리지 커뮤니티 카운슬의 발타자르 엔리케스(Baltazar Enriquez)는 “가스·구타·납치·총격의 공포”를 호소하며, “비밀 경찰 같은 행태”를 경고했다.
한편, 보비노 대령 등 요원들이 이번 주 내 철수할 가능성이 있다는 트리뷴 보도를 국토안보부가 부인했다. 11일 DHS 차관 트리샤 맥라플린(Tricia McLaughlin)은 “우리는 시카고를 떠나지 않는다”며 작전 지속을 선언했다. 일부 소식통은 “3월에 4배 규모로 복귀”할 수 있다고 전망하기도 했다.
@2025 박영주의 시카고오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