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추방 명령 과테말라 여성·딸 현행 체포…성역도시 정책 위반 논란도
By 박영주 | yjpark@kakao.com | 시카고오늘
March 23, 2026. MON at 7:23 PM CDT
지난 22일(일) 샌프란시스코 국제공항에서 연방 요원들이 과테말라 출신의 여성과 그 가족을 체포했다. 체포 과정에서 여성이 울부짖고 아이가 이를 지켜보는 영상이 소셜 미디어에 공개되며 큰 파장이 일었다.
사건은 3월 22일 밤 10시 30분경 샌프란시스코 국제공항(SFO) 터미널 3에서 발생했다. ICE(미 이민세관집행국) 요원들이 과테말라 여성 안젤리나 로페즈-히메네스와 그녀의 딸 웬디 고디네스-로페즈를 체포했으며, 여성이 저항하자 요원들이 바닥에 제압해 수갑을 채웠고, 이 장면을 딸이 바로 옆에서 눈물을 흘리며 지켜봤다.
DHS(국토안보부)는 성명을 통해 “이 모녀는 2019년 이민법원에서 최종 추방 명령을 받은 불법 체류자”라며 “국제선 터미널로 이송하던 중 로페즈-히메네스가 도주를 시도하고 요원들에게 저항했다”고 밝혔다. DHS는 “가능한 한 빨리 모녀를 과테말라로 본국 송환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현장 영상이 SNS에 확산되면서 공분이 폭발했다. 복수의 영상에는 신원 미상의 사복 요원들이 여성을 강제로 수갑 채우는 장면과 함께, 주변 목격자들이 “배지 번호를 보여달라”, “이건 불법이다”, “목 조르지 마라”고 외치는 소리가 담겼다. 샌프란시스코 경찰(SFPD) 소속 경관 약 12명은 연방 요원들을 보호하듯 주변에 일렬로 서 있었다.
캘리포니아 민주당 정치인들은 일제히 비판에 나섰다. 샌프란시스코 출신 주 상원의원 스콧 위너는 공항 앞에서 직접 기자회견을 열어 “우리는 여기에 ICE를 원하지 않는다. ICE가 지역 사회에 들어오면 공포만 만들어낼 뿐”이라고 강력 비판했다.
낸시 펠로시 전 하원의장과 케빈 멀린 하원의원도 공동 성명에서 “트럼프의 비인도적 이민 단속이 미국 전역의 지역 사회를 공포로 몰아넣고 있는 또 하나의 가슴 아픈 사례”라고 규탄했다.
한편 캘리포니아주는 지방 법 집행 기관이 ICE의 단속에 협조하거나 지원하는 것을 금지하는 성역법을 두고 있으며, 샌프란시스코시도 시 직원 전체의 ICE 협조를 금지하는 별도의 조례를 운영하고 있다. 이번에 SFPD가 현장에서 연방 요원들 옆에 서 있었다는 점 자체가 해당 정책 위반에 해당할 수 있다는 법률 전문가 의견이 나왔다.
SFO 측과 샌프란시스코 시장 대니얼 루리는 “이번 사건은 공항 전반에 걸친 광범위한 연방 이민 단속과는 무관한 단독 사건”이라며 “사전에 공항 측에 통보받지 못했으며 항공기 운항이나 여객 처리에는 아무런 지장이 없었다” 고 선을 그었다.
이번 사건은 트럼프 대통령이 TSA(교통안전청) 인력 부족을 이유로 전국 공항에 ICE 요원을 배치하겠다고 밝힌 바로 그 시점에 터져 더욱 주목을 받았다. SFO는 ICE 공항 배치 대상 목적지에 포함되지 않은 공항이어서, 이번 체포가 그 조치와 무관하다는 점이 확인됐음에도 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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