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치 문양이 왜 한국 드라마에?”…넷플릭스 ‘기리고’ 논란

불교 길상 상징 ’만자(卍)’와 나치 하켄크로이츠는 전혀 다른 것

By 박영주 | yjpark@kakao.com | 시카고오늘
April 28, 2026. TUE at 5:11 PM CDT

불교 만자 나치 문양 기리고
넷플릭스 한국 드라마 ‘기리고’에 나오는 만자 문양이 논란이 됐다.

넷플릭스 한국 공포 드라마 ‘기리고’(영어제목: If Wishes Could Kill)에 만자(卍) 문양이 담긴 깃발이 등장하면서, 서구 시청자들 사이에서 “왜 한국 공포물에 나치 문양이?“라는 의문이 소셜미디어에서 확산되고 있다.

스레드(Threads)에 올라온 한 게시물은 “한국 공포 드라마를 보다가 이 깃발을 봤다. 왜 한국 드라마에 이 깃발이 나오는지 진심으로 궁금하다”는 내용으로 400개 이상 ‘좋아요’를 받으며 퍼지기도 했다.

이 문양은 나치 독일의 하켄크로이츠(Hakenkreuz)가 아니라 불교의 ’만자’(卍·Manja)다. 만자는 5,000년 이상의 역사를 가진 상징으로 힌두교, 불교, 자이나교 등 아시아 전통 종교에서 길상(吉祥), 번영, 영원을 뜻한다. 한국 불교에서 만자는 ‘만 가지의 덕’을 상징하는 문자로, 사찰 건물이나 불상, 지도 등에서 일상적으로 볼 수 있다.

나치 하켄크로이츠는 시계 방향(卐)으로 45도 기울어져 있는 반면, 불교 만자는 주로 반시계 방향(卍)으로 세워져 형태도 다르다. 서구 시각으로만 해석할 경우 오해가 생길 수 있는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불교 만자 나치 문양
불교의 만자(卍. 왼쪽)와 나치 하켄크로이츠는 방향도 의미도 전혀 다른 상징이다.

드라마 ‘기리고’는 소원을 들어주는 앱 ‘기리고’로 인해 죽음의 저주에 걸린 고등학생들을 다룬 오컬트 공포물이다. 지난 24일 넷플릭스에 공개된 한국 최초 YA(Young Adult) 공포 시리즈로, ‘킹덤 시즌 2’와 ‘무빙’에 참여한 박윤서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드라마는 한국 무속 신앙(무속)을 주요 문화적 배경으로 삼고 있으며, 샤먼 등 전통 요소가 극의 핵심 장치로 활용된다. 만자 깃발 역시 이 같은 한국 전통 종교·오컬트 분위기를 표현하기 위한 소품으로 사용된 것으로 해석된다.

불교 만자 나치 문양 기리고
넷플릭스 한국 드라마 ‘기리고’(If Wishes Could Kill)의 만자 문양을 두고 서구 시청자들이 나치 상징으로 오해하는 해프닝이 소셜미디어에서 화제가 됐다.

만자를 둘러싼 동서양 간 문화 충돌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최근에도 BTS RM이 군복에 부착된 불교 군종병 마크의 만자 문양으로 논란이 된 바 있다. 해당 기장은 군 내 불교 종교 활동을 담당하는 군종병 공식 표식으로, 나치 상징과 전혀 관계가 없다는 것이 확인돼 논란은 일단락 됐다.

나치 독일의 하켄크로이츠 사용은 1920년부터 1945년까지에 불과하다. 전문가들은 “불교에서 만자를 사용한 것은 수천 년 역사를 가진다”며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문화권에서 만자는 교회 십자가처럼 지극히 일상적인 종교 상징”이라고 강조했다.

@2026 박영주의 시카고오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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