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출생시민권 제한, 대법원 최종 심판대 오른다

4월 1일 구두변론… 19세기 원주민 차별 판례 논거 “역사적 퇴행” 강력 반발

By 박영주 | yjpark@kakao.com | 시카고오늘
March 29, 2026. SUN at 8:57 PM CDT

출생시민권 연방대법원
트럼프 행정부의 출생 시민권 제한 행정명령에 대한 연방 대법원 구두변론이 4월 1일 예정됐다.

미국 역사상 가장 뜨거운 헌법 논쟁 중 하나인 ‘출생시민권(Birthright Citizenship)’ 제한 문제가 마침내 연방대법원 최종 심판대에 오른다.

미 연방 대법원은 오는 4월 1일 ‘트럼프 대 바바라’(Trump v. Barbara) 사건 구두변론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번 심리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추진 중인 출생권 시민권 제한 행정명령의 위헌 여부를 정면으로 다루는 자리다.

‘트럼프 대 바바라’는 지난해 12월 5일 미 연방대법원에서 증서(증거) 제출을 허용받아 진행 중인 사건이다. 트럼프 행정부가 발효를 시도한 출생시민권 관련 행정명령의 합헌성 및 집행 가능성을 다루는 핵심 사안으로, 대법원은 2025년 9월 26일 이 사건을 심리하기로 결정했다.

트럼프는 지난해 1월 20일 재취임 당일 해당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이 명령은 미국 내 불법 체류자 또는 임시 비자 소지자 자녀로 태어난 신생아에게 자동 시민권을 부여하지 않겠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150년 이상 유지돼 온 헌법적 관행을 정면으로 뒤집는 시도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번 심리에서 1884년 대법원 판결인 ‘엘크 대 윌킨스’(Elk v. Wilkins) 사건을 핵심 논거로 내세우고 있다. 이 판결은 원주민이 미국 내 부족에 직접적인 충성을 바치는 경우, 미국에서 태어났더라도 헌법 수정 제14조의 ‘관할권’에 속하지 않는다고 판시한 사례다. 정부 측은 이를 근거로 불법 체류자나 임시 방문자의 자녀도 미국의 ‘관할권’ 밖에 있다고 주장한다.

반면 반대 측은 1898년 ‘미국 대 웡킴아크’(United States v. Wong Kim Ark) 판결을 방패로 내세운다. 당시 대법원은 “수정 제14조는 미국 영토 내 출생에 의한 시민권이라는 오래된 기본 원칙을 확인한 것”이라며, 중국인 부모 사이에서 미국에서 태어난 웡킴아크의 시민권을 인정했다.

이번 재판에서는 웡킴아크의 증손자도 법정 밖에서 목소리를 높였다. 120여 년 전 증조할아버지가 겪었던 법적 투쟁이 오늘날 다시 반복되고 있다는 증언이다.

찬반 진영의 팽팽한 공방이 이어지고 있다.

미국시민자유연맹(ACLU) 법률 담당 세실리아 왕은 “연방법원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행정명령이 헌법, 1898년 대법원 판결, 연방법에 반한다고 만장일치로 판결했다”며 “이번 대법원 심리로 이 문제를 완전히 매듭지을 것”이라고 밝혔다.

뉴욕주를 포함한 24개 주 법무장관은 공동으로 대법원에 의견서를 제출하며 “150년 이상 헌법은 미국에서 태어난 모든 사람에게 시민권을 보장해 왔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행정명령이 발효될 경우 매년 수십만 명의 신생아가 시민권을 박탈당하고, 메디케이드·아동건강보험 등 연방 지원금이 각 주에서 대규모로 삭감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편 법원이 행정명령을 허용할 경우, 출생증명서만으로는 더 이상 시민권을 증명할 수 없게 된다. 병원과 각 주 정부가 신생아 처리 절차를 전면 개편해야 하는 복잡한 실무 문제도 제기된다.

연방 대법원은 2026년 6월 또는 7월 중 최종 판결을 내릴 것으로 예상된다. 행정명령은 현재 법원 결정에 따라 집행이 중단된 상태다.

@2026 박영주의 시카고오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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