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머스 대법관 “진보주의는 미국 존립 위협” 논란

텍사스大 연설서 “정부가 권리 부여한다는 사상, 헌법 정신과 양립 불가”

By 박영주 | yjpark@kakao.com | 시카고오늘
April 16, 2026. THU at 9:21 PM CDT

클래런스 토머스 연방대법관
클래런스 토머스 연방대법관이 진보주의가 미국 헌법 정신을 위협한다고 강하게 비판해 논란을 자초했다. /사진=영상 갈무리

클래런스 토머스(Clarence Thomas) 연방대법원 대법관이 지난 15일(수) 텍사스대학교 오스틴 법학대학원에서 강연을 갖고, 진보주의를 미국의 건국 정신에 대한 실존적 위협으로 규정했다. 이 강연은 미국 독립 250주년을 앞두고 이뤄졌으며 C-SPAN을 통해 생중계됐다.

토머스 대법관은 “진보주의는 독립선언문의 근본 전제, 즉 우리 정부 형태 자체를 대체하려 한다”고 밝혔다. 또한 1776년 독립선언에 명시된 가치들이 지식인들과 대학들로 인해 “시대에 뒤처진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진보주의는 우리의 권리와 존엄이 신이 아닌 정부로부터 온다고 주장한다”며 “이는 초월적 권리 기원을 전제로 하는 헌법과 양립할 수 없는 복종과 나약함을 국민에게 요구하는 것”이라고 역설했다.

대법원 최고참 보수 성향 대법관인 토머스는 특정 인물이나 사건을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이번 발언은 트럼프 행정부 입장을 지지해온 그의 행보와 맞물려 주목받고 있다. 그는 워싱턴 정치권에 “정당한 대의, 전통적 도덕, 국방, 자유기업, 종교적 신심, 헌법 원본 의미에 헌신하지 않는” 인사들이 넘쳐난다고도 비판했다.

토머스 대법관은 “독립선언 서명자들이 보여준 것과 같은 수준의 용기를 우리 안에서 찾아야 한다”며 미래 세대를 위해 필요하다면 개인적 희생도 감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발언이 공개되자 정치권과 학계, 법조계를 중심으로 논란이 확산됐다. 비판적인 시각에서는 현직 연방대법원 대법관이 특정 이념을 ‘실존적 위협’으로 규정한 것 자체가 사법부의 정치적 중립성을 훼손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특히 대법관은 헌법 해석의 최종 권위자인 만큼, 공개 석상에서 특정 정치 철학을 직접적으로 비판하는 것은 판결의 공정성에 대한 신뢰를 약화시킬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토머스 대법관이 “권리는 정부가 아닌 신으로부터 온다”고 강조한 부분도 논쟁을 불러왔다. 일부에서는 이러한 인식이 미국 헌법의 세속적 성격과 충돌할 수 있으며, 다양한 종교와 가치관을 가진 시민들을 포괄해야 하는 헌법 해석에 부적절한 기준이 될 수 있다고 비판했다.

강연에서 지식인과 대학을 겨냥한 비판 역시 학계의 반발을 샀다. 일부에서는 고등교육 기관을 이념적 편향의 근원으로 지목한 발언이 과도한 일반화라고 지적하며, 학문의 자유와 다양성을 훼손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했다. 실제로 강연이 열린 대학 안팎에서는 이에 반발하는 목소리도 이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아울러 이번 발언은 토머스 대법관을 둘러싼 기존 윤리 논란과 맞물리며 재조명되기도 했다. 최근 수년간 제기된 이해충돌 및 외부 후원 관련 논란 속에서, 전통적 도덕과 공적 책임을 강조하는 발언이 설득력을 갖기 어렵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그는 임명 때부터 성희롱 논란으로 시작해, 극우 행보를 보여온트럼피아내의 정치적 이해충돌, 억만장자 후원자의 호화 선물 수수에 이르기까지 미국 연방대법관 역사상 가장 많은 윤리 논란을 낳은 인물 중 하나로 평가받는다.​

반면 보수 성향 인사들과 일부 법조계에서는 이번 발언을 두고 헌법 원본주의와 건국 정신을 수호하려는 일관된 입장의 연장선으로 평가했다. 이들은 진보주의에 대한 문제 제기가 사법적 판단과는 별개의 철학적 견해 표명에 해당한다고 보며, 표현의 자유 범주 안에 있다는 입장을 보였다.

@2026 박영주의 시카고오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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