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중국 돌아선 미국 핵심 동맹 4개국 ‘미국 배반 때문’

폴리티코 여론조사 충격 결과… 캐나다·독일·프랑스·영국, 트럼프 이후 중국 더 신뢰

By 박영주 | yjpark@kakao.com | 시카고오늘
April 18, 2026. SAT at 5:48 PM CDT

미국의 핵심 동맹국 국민들이 중국을 미국보다 더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로 보기 시작했다. 미국 정치 전문 매체 폴리티코(POLITICO)가 영국 여론조사 기관 퍼블릭 퍼스트(Public First)와 공동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캐나다·독일·프랑스·영국 응답자 상당수가 트럼프 2기 출범 이후 미국에 대한 호감을 크게 잃은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들은 중국에 더 의존하려는 이유가 중국이 더 신뢰할 수 있는 나라가 돼서가 아니라, 미국이 더 이상 믿기 어려운 나라가 됐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캐나다와 독일에서는 다수가, 프랑스(38%)와 영국(42%)에서도 상당수가 같은 입장이었다.

폴리티코 미 동맹 4국 여론조사

이번 결과 근본 원인은 트럼프 행정부의 일방주의 외교다. 우크라이나 지원 중단, 나토 동맹국에 대한 관세 위협, WHO·유엔인권이사회 탈퇴, ‘해방의 날’ 관세, 그린란드 합병 위협, 캐나다를 ‘51번째 주’로 만들겠다는 발언 등이 동맹국들의 신뢰를 무너뜨렸다.

바이든 행정부에서 중국·대만 담당 국무부 차관보 대리를 지낸 마크 램버트는 “이 행정부는 마치 괴롭히는 사람처럼 행동함으로써 중국의 서사를 돕고 있다”며 “이제 워싱턴은 파트너십이 아닌 자기 자신만을 생각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 같은 여론은 이미 외교 행동으로 이어지고 있다. 캐나다의 마크 카니(Mark Carney) 총리는 지난 1월 오타와와 워싱턴 사이에 ‘단절’(rupture)이 있다고 선언하고, 같은 달 베이징과 무역 협정을 체결하며 그 수사를 뒷받침했다. 영국은 중국과 고액 수출 계약을 잇달아 맺었고, 마크롱 대통령과 메르츠 총리도 베이징 정상회담에서 유럽 제품에 대한 중국 구매 주문을 따냈다.

폴리티코 미 동맹 4국 여론조사

캐나다에서는 48%가 미국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는 것이 가능하다고 답했으며, 정부가 그렇게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영국에서는 42%가 이론적으로는 미국 의존도 줄이기가 좋게 들리지만 실제로는 어려울 것이라고 회의적이었다. 반면 중국 의존도를 줄일 수 있다고 믿는 응답자는 더 적었는데, 이는 글로벌 공급망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압도적 위상을 보여준다.

친중 경향은 젊은 세대에서 특히 두드러진다. 18~24세 응답자들은 나이 든 세대보다 중국과의 관계 강화에 훨씬 더 우호적이었다. 이들 중 약 70%는 중국에 관한 정보를 소셜미디어와 숏폼 영상 플랫폼에서 얻는다고 답했다.

폴리티코 미 동맹 4국 여론조사

유럽외교협회(ECFR) 정책연구원 알리차 바출스카는 “젊은 층의 사회적 정서가 미국에 반대하는 방향으로 돌아서고 있다”며 “이는 미국 정치 현황에 대한 불만의 표현”이라고 분석했다.

기술 분야 인식에서도 이변이 나타났다. 캐나다·독일·프랑스·영국 응답자 다수는 최초의 초지능 AI(superintelligent AI)를 개발할 나라로 중국을 꼽았다. 중국은 전기 배터리, 로봇공학, 전기차, 태양광 패널 등에서도 글로벌 표준을 주도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폴리티코 미 동맹 4국 여론조사

반면 미국 응답자 63%는 10년 후에도 자국이 세계 패권을 유지할 것이라고 믿어, 미국과 동맹국 사이 인식 격차가 극명하게 엇갈렸다.

중국을 세계 권력 중심으로 보는 이 관점은 완전히 자연스러운 것은 아닐 수 있다. 미국은 베이징이 국제 정보 조작 노력에 수십억 달러를 쏟아붓고 있으며, 국영 미디어 이니셔티브와 중국 및 그 정책에 대한 온라인 비판을 억누르는 도구를 동원하고 있다고 비난해왔다.

일부에서는 미국 동맹국들이 중국이 미국을 제치고 글로벌 초강대국이 되는 것이 불가피하다는 잘못된 믿음이 베이징의 부상을 가속화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폴리티코 미 동맹 4국 여론조사

바이든 행정부 국가안보회의(NSC) 중국 담당 국장 출신 헨리에타 레빈은 “유럽은 중국의 위협으로부터 스스로를 방어하고 중국 중심의 세계 질서를 막을 수 있다”며 “하지만 그것이 불가능하다고 믿고 시도조차 하지 않는다면, 이번 여론조사 결과는 자기실현적 예언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번 여론조사는 퍼블릭 퍼스트가 2월 6일부터 9일까지 실시했으며, 총 1만 289명의 성인을 온라인으로 조사했다. 미국, 캐나다, 영국, 프랑스, 독일에서 각각 최소 2,000명 이상 응답했다. 각 국가 결과는 연령, 성별, 지역 등에 따라 대표성을 갖도록 가중치를 부여했다. 각 국가의 표본 오차 범위는 ±2%포인트이다. 소규모 하위 그룹은 오차 범위가 더 크다.

/도표=폴리티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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