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권자 총격 연방요원 “5발에 7구멍” 자랑 화근

법정 증거 새 불씨… 증거 훼손 등 ‘시카고 사건’ 논란 재점화

By 박영주 | yjpark@kakao.com | 시카고오늘
November 6, 2025. THU at 7:26 PM CST

ICE 시카고 무장 순찰
총격을 가해 미국 시민에게 부상을 입힌 국경순찰대 요원이 동료들에게 이를 자랑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더욱 치열한 소송전이 예고된다. /사진=CBS시카고 갈무리

시카고에서 발생한 국경순찰대 요원의 총격 사건이 연방 법 집행의 과잉 논란을 재점화하고 있다. 총격을 가해 미국 시민에게 부상을 입힌 요원이 동료들에게 이를 자랑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더욱 치열한 소송전이 예고된다.

사건은 지난달 4일 오후, 시카고 사우스웨스트 사이드에서 벌어졌다. 시카고에서는 현재 ’오퍼레이션 미드웨이 블리츠'(Operation Midway Blitz)라는 연방 이민 단속 작전이 한창이다.

고의 충돌 후 총격 사건 진실은?

당시 국경순찰대 요원 찰스 엑섬(Charles Exum)이 미국 시민 마리마르 마르티네즈(Marimar Martinez. 30)의 차량에 충돌한 뒤 5발 총격을 가해 차체 7곳에 상처를 입혔다. 다행히 마르티네스는 큰 부상을 입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차량 충돌 상황에 대해 국토안보부(DHS)와 피해자측 말이 서로 다르다. 국토안보부는 엑섬 요원 등 연방 요원들이 타고 있던 SUV가 마르티네즈씨와 또 다른 운전자 차량에 포위돼 갇혔다고 설명했다. 요원들이 차에서 내리자 한 명이 그들을 차로 치려고 해 방어적으로 총을 쐈다는 설명이다.

반면 마르티네즈 측은 엑섬의 SUV가 먼저 방향을 틀어 충돌을 유발했다고 주장한다. 차량 증거 훼손 의혹도 제기했다. 충돌 후 엑섬의 차량은 긁힘, 움푹 패임, 흠집이 났으나, 메인 주의 엑섬 주둔지로 운송된 뒤 흠집이 지워졌다는 것이다.

법정 증언에 따르면, 엑섬은 FBI로부터 차를 인계받은 뒤 메인주까지 1,000마일 이상 운전해 CBP 정비사가 이를 수리토록 했다. 이 과정에서 충돌 직후 엑섬 차량에 있던 긁힘, 움푹 패임, 흠집이 모두 지워졌다. 변호인들은 이를 ‘증거 인멸’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엑섬은 “FBI가 반환했으니 증거 보존이 필요 없다고 생각했다”고 주장했다. 엑섬은 20년 경력의 베테랑으로, 메인 주 출신 요원이다.

아울러 DHS는 마르티네즈가 반자동 무기를 소지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마르티네즈에 대한 기소장에는 무기에 대한 언급이 없었고, 검찰은 법정에서 마르티네즈가 대치 중 총기를 전시하거나 소지하지 않았다고 인정했다.

이후 요원들이 차량을 수색했을 때 그녀의 지갑에서 총기가 발견됐다. 법원 기록에 따르면 마르티네즈는 총기 면허증과 은닉 휴대 허가증을 소지하고 있다.

‘5발에 7구멍’ 동료들 자랑 새 불씨

논란이 커진 것은 가해자 엑섬이 총격 후 동료들에게 “5발 쐈는데 구멍은 7개가 뚫렸다”며 “이걸 네 책에 적어두라”고 자랑한 문자 메시지가 법정에 제출되면서. 이를 계기로 사건의 본질이 단순한 ‘방어적 사격’이 아닌 요원의 오만으로 비쳐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5발에 7구멍’(‘5 shots, 7 holes’)이라는 표현이 생명을 위협하는 도구 사용을 ‘스포츠’처럼 다루는 태도를 드러냈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엑섬은 법정에서 “총기 강사로서 사격 실력에 자부심을 가진다”고 증언했지만, 이는 오히려 사건의 잔인성을 부각시켰다는 평가다.

소셜미디어(X)에서도 반발이 뜨겁다. 한 사용자는 “그들은 통제 불능”이라고 비난했고, 또 다른 이용자는 ‘정확성 자랑’을 조롱했다.

“연방요원 무력 사용 심각” 법원 제지

이 사건은 특히 트럼프 대통령의 연방 이민 단속 강화 정책이 시카고를 포함한 대도시에서 긴장을 고조시키는 가운데 발생한 사건이어서 전국적인 주목을 받고 있다.

올해 들어 시카고는 이민 단속 반대 시위대를 대상으로 한 연방 요원들의 페퍼볼, 최루가스, 섬광탄 사용이 크게 늘었다. 주민들은 이를 ‘불필요한 폭력’으로 규정하며 소송을 제기, 법적 반발이 커지고 있다. 시카고 지역 주민들은 “요원들이 무장한 군대처럼 행동한다”고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특히, 이번 사건 직후인 지난 6일, 사라 엘리스(Sara Ellis) 연방 판사는 연방 요원들에게 ‘평화적 시위대와 언론인에 대한 무력 사용 제한’ 명령을 내렸다.

엘리스 판사는 “현재 관행이 시위대와 언론의 헌법적 권리를 침해한다”며, 국경순찰대장 그렉 보비노(Greg Bovino)가 시위대 위협을 과장해 최루가스 투입을 정당화한 점을 ‘거짓말’로 지적했다. 이는 기존 임시 명령(배지 착용 의무화, 최루가스 금지)을 강화한 것으로, 트럼프 행정부 항소가 예상된다.

엘리스 판사는 판결문에서 “요원들의 무력 사용이 상식적으로 충격적”이라고 비판하며, 보비노의 증언이 비디오 증거로 반박됐다고 강조했다.

@2025 박영주의 시카고오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