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연 앨런 리처슨, 연출 패트릭 휴즈 ‘성공 합작’… 킬링타임 추천
By 박영주 | yjpark@kakao.com | 시카고오늘
March 8, 2026. SUN at 4:16 PM CDT

넷플릭스에서 ‘워머신: 전쟁기계’를 봤다. 영화 한 편을 온전히 본 게 정말 오랜만이다. 코로나 기간, 그 이후 그만큼 유튜브 ‘몰아보기’에 빠졌다. 전체를 다보기 힘든 건, 익숙해진 관성 때문일 수도 있지만, 그만큼 온전히 볼 만한 작품이 없었기 때문일 수도. 물론 개인 판단.
소셜미디어에 ‘오랜만 볼만한 SF 영화’ 글들이 많이 떠, 함 보자 생각했다. 일단 넷플릭스 다시 가입한 지 얼마 안됐다. 광고 있는 최저 요금제로 만족한다. 둘째 SF 계열은 내가 제일 좋아하는 장르다. 셋째, 주연 배우 ‘리치’ 재밌게 본 나로서는 앨런 리처슨, ‘믿고 보는 액션’ 중 1인이 됐다.
결론부터 말하면, ‘볼만한 SF’라기보다 ‘볼만한 넷플릭스 SF’라는 게 더 적확하다. 넷플릭스에서 볼 수 있는 전용 영화로는 점수 꽤 줌직하다. 다만, ‘또 보고 싶은가’ 자문하면(이건 영화 ‘좋았다’는 개인 기준) 그 정도는 아니다. 액션 버무린 SF 좋아한다면 보길 권한다.
영화 기본 줄거리는 번잡하지 않다. ‘못 구한’ 동생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레인저가 되려는 주인공 ’81’(앨런 리처슨. 훈련병들, 이름 대신 숫자로 불린다.)이 최종 훈련 도중 맞닥뜨린 외계 ‘살인기계’와 한 판 뜬 얘기. ‘하나’ 죽이고(파괴하고) 전세계 도륙 일삼는 ‘전체’를 향한 전투를 시작하면서 영화는 끝난다.
실탄도 없이 훈련 장비만 보유한 레인저 훈련병 대(vs) 가공할 무기로 무장한 전투 로봇의 대결, 이러한 구조는 군사 영화에서 자주 쓰이는 장치로, 이를 SF 괴물 영화 구조와 결합했다. 이때문에 리뷰 대부분 ‘프레데터’ ‘에일리언’ 혹은 ‘프레데터와 트랜스포머 혼종’을 언급한다.
영화 속 재기발랄한 ‘장치’들도 꽤 있다. 나침반이 요동치는 걸로 전투 로봇 근접을 암시하고, 아군이 설치한 경계 트랩으로 적이 어디까지 왔는지 파악하는 것 등. 흡사 쥬라기 공원에서 공룡 인기척을 컵 속 물 진동으로 알아채는 것과 같은 아이디어.
전투 로봇은 기계 그 자체 외계인으로, 둔탁함을 표현한다. 3단계 공격 형태를 인간(의 무기로) 막아낸다는 건 불가능할 정도. ‘숨구멍을 막아 파괴했다’는 건데, 이런 장르 늘 그렇지만, ‘존재 않는 존재’를 찾아내는 것이 결국 관건. 포크레인으로 적의 공격을 원천봉쇄한다는 설정은 좀 억지지만, 마지막 파괴는 좀 짜릿하다.
형제간 우애를 동료애로 승화시키려 한 노력도 인정. 사지 멀쩡한 사람들 다 죽고, 다리 부러져 들 것에 실려다니는 ‘7’이 마지막까지 살아남는다는 것도 의도한 역설인 것 같고. “러시아는 돈 없어서, 중국은 베끼기만 해서 저런 거 못 만든다” 이런 대사를 보면 이거, 얘네들 찐생각인가 싶기도 하고.
이 영화 주인공 앨런 리처슨은 시즌4 제작한다는 아마존 프라임 드라마 ‘리처’(Reacher)의 근육질 액션으로 이름을 알렸다. 190cm 넘는 체격, 실제 군인 같은 피지컬, 대사보다 몸으로 연기하는 스타일이 영화 속 캐릭터 ’81’을 그대로 재현했다. 영화제목 ‘워 머신’은 그래서 중의적이다. 전투 로봇을 말하면서 동시에 주인공을 의미하기도 한다.(실제 동료가 “너와 달리 우리는 인간이야” 이런 말도 한다)
이 영화를 연출한 감독은 패트릭 휴즈(Patrick Hughes)로, 대표작은 맨 프롬 토론토’(2022), ‘킬러의 보디가드’(The Hitman’s Bodyguard. 2017, 2021), 익스펜더블 3(The Expendables 3. 2014) 등이다. 빠른 편집과 총격 액션, 남성적 군 액션, 본인 스타일을 유감없이 이 영화에 담았다.
이거 R등급이다. 시체들 표현이 좀 고어틱하다. 더미인 줄 알면서 늘 속는다.
*덧말. 엔딩 크레딧이 무려 10분. 그래도 쿠키는 없다.
@2026 박영주의 시카고오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