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E 구금 한인 유학생 고연수, 구금 5일만 극적 석방

미 이민국 과잉 집행 논란…“집에 돌아와 너무 기쁘다” 인터뷰

By 박영주 | yjpark@kakao.com | 시카고오늘
August 5, 2025. TUE at 6:20 AM CDT

한인유학생 고연수 석방
한인 유학생 고연수 씨가 뉴욕 이민법정 출석 후 ICE에 의해 체포된 지 5일 만에 석방됐다. /사진=스레드(@sandibachom) 영상 갈무리

비자 문제로 연방 이민세관단속국(ICE)에 구금됐던 20세 한인 유학생 고연수(Yeonsoo Go) 씨가 체포 5일 만에 석방됐다. 그녀의 석방을 위해 종교계와 이민자 커뮤니티가 연대한 집회와 기도회가 열렸고, 연방 및 주 정치인들까지 나서면서 사건은 전환점을 맞았다.

고 씨는 뉴욕주 스카스데일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퍼듀대학교에서 약학을 전공 중인 대학생이다. 2021년 어머니인 성공회 사제 김기리 목사와 함께 R-2 종교 비자를 통해 미국에 입국했고, 2023년 체류 연장을 받아 2025년 12월까지 미국에 머무를 수 있는 신분을 유지해왔다.

그러나 지난 7월 31일, 맨해튼 이민법원에 출석해 향후 체류 자격 관련 청문회를 마치고 법정을 나서던 순간, 그녀는 ICE 소속 요원 5명에게 가로막혀 체포됐다. 그녀의 비자가 2년 전 만료됐다는 것이 체포 이유였다.

고 씨는 곧바로 루이지애나주 리치우드에 위치한 ICE 구금 시설로 이송됐고, 즉각적인 보석 신청이나 변호사 접견도 허용되지 않았다. 그녀의 갑작스러운 구금은 가족과 지역사회, 특히 종교계에 큰 충격을 안겼다.

이에 성공회 뉴욕교구를 비롯한 종교 단체들과 이민자 권익 단체들은 8월 2일 오전 10시, ICE 뉴욕 본부가 위치한 맨해튼 26 페더럴 플라자 앞에서 기자회견과 공개 기도회를 열었다. 행사에는 성공회 뉴욕교구장 매튜 헤이드 주교, 성 요한 대성당 학장 위니 바게스, 뉴욕 이민자 연합회 CEO 무라드 아와웨데 등 종교·시민 사회 지도자들이 대거 참석했다.

참가자들은 “연수는 범법자가 아니라 학생이며, 현재도 이민 절차가 진행 중인 선량한 청년”이라며 ICE의 강압적인 구금 조치를 규탄했다.

이들은 고 씨가 구금된 동안 꽃과 편지, 음식 등을 보내며 연대를 표했고, 일부 종교 지도자들은 단식까지 시작하며 석방을 촉구했다.

정치권의 개입도 영향을 미쳤다. 뉴욕 지역구를 둔 마이크 로러 연방 하원의원은 ICE 측과 직접 접촉해 고 씨의 석방을 요청했고, 주 하원의원 애미 폴린도 “고 씨는 유효한 비자를 가진 학생이었다. ICE의 체포는 절차적 정의를 위반한 처사”라고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ICE 체포 한인 여성

그 결과, ICE는 8월 4일 고 씨를 뉴욕으로 송환했고, 그녀는 가족 품에 돌아올 수 있었다. 당시 어머니 김기리 목사와 포옹하는 장면은 현장에서 눈시울을 붉히게 했다. 고 씨는 짧은 인터뷰에서 “모든 분들께 정말 감사하다. 다시 집에 돌아올 수 있어 마음이 놓인다”고 말했다.

이번 사건은 단순한 체포 사례를 넘어, 이민 시스템의 허점과 ICE의 과잉 대응 문제, 그리고 시민 사회의 연대와 종교계의 개입이 어떻게 실질적인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는지를 보여준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현재 고 씨는 법적으로 신분을 정리하기 위한 절차를 밟고 있으며, 학업 복귀도 준비 중이다. 그녀의 어머니 김기리 사제는 “이민자와 학생들이 더 이상 이런 고통을 겪지 않도록 싸워나갈 것”이라며 각오를 다졌다.

@2025 박영주의 시카고오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