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E, 시민권자 아내 통보 없이 전격 구금… ICE “‘주소 미갱신’ 추방 명령”
By 박영주 | yjpark@kakao.com | 시카고오늘
December 1, 2025. MON at 9:32 PM CST

최근 미국에서 시민권자 배우자를 둔 한인 남성이 영주권 인터뷰 현장에서 돌연 체포됐다. 조건부 영주권 신분에서 ‘주소 미갱신’이 원인으로, 그는 미국이민세관집행국(ICE)에 의해 현재 구금시설에 억류돼 있다.
미주중앙일보 단독 보도에 따르면, 사건 개요는 이렇다. 지난 10월 말, 캘리포니아 로스앤젤레스(LA) 다운타운의 미 이민국(USCIS) 사무실을 찾은 한인 남성 황태하(38)씨는 시민권자인 아내 셀레나 디아즈(Xelena Diaz)와 함께 결혼 기반 영주권 신청을 위한 인터뷰에 참석했다.
단독 면담 직후 ICE 들이닥쳐 체포
인터뷰는 순조로왔다. 부부 공동 면담과 개별 면담까지 통상 절차를 밟았다. 그러나 황씨 단독 면담 직후, ICE 요원들이 면담실에 들어와 그를 체포했다.
생후 3개월에 미국에 입국한 황씨는 아내와 내년 한국에서 정식 결혼식을 올릴 예정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ICE에 따르면, 그의 체포 사유는 과거 ‘주소 미갱신’으로 인해 내려진 ‘불출석 추방명령’(in absentia removal order)이었다. 황씨는 과거 조건부 영주권을 받았으나, 첫 결혼 후 이혼하면서 주소 갱신 의무를 지키지 않아 통지서를 받지 못했고, 결국 출석 불응을 이유로 추방 명령이 내려졌던 것으로 나타났다.
체포 직후 황씨는 USCIS 사무실 옆 임시 유치장에 약 30시간 구금됐고, 이후 ICE는 그를 아델란토 ICE 구금 시설로 이송했다.
황씨는 당장 추방은 면할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달 27일, 황씨 심리 재개 신청이 승인된 데 따른 것이다. 이민법원은 2026년 3월 27일로 새로운 심리 일정을 정했고, 이로써 보석 심리가 가능해졌다.
LA 주재 한국 영사관도 황씨 지원에 나선 상태다. 1차 지원을 완료한 데 이어, 추가 지원이 계속될 것이라고 영사관 관계자가 밝혔다.
유사 사례 잇따라… “사전 철저 점검 필요”
한편 황씨 사례는 최근 몇 주 사이 샌디에이고와 로스앤젤레스 등지에서 결혼 기반 영주권을 신청한 외국인 배우자들이 인터뷰 과정에서 ICE에 연이어 체포된 사건들과 맥을 같이한다.
한 사건에서는 6개월 된 아기를 안고 있던 배우자가 인터뷰 직후 구금됐고, 다른 사례에서는 군 복무자의 배우자가 체포되는 등 유독 결혼 기반 이민자들이 이번 단속의 주요 대상이 되고 있다.
한 변호인은 “영주권 취득을 위한 마지막 단계인 인터뷰가, 이제는 체포 리스크가 있는 절차가 됐다”며 “이민 절차에 나서는 모든 이들에게 변호사 동행을 사실상 필수로 만들었다”고 지적했다.
미국 이민법상, 시민권자의 배우자나 직계 가족은 비자 만료나 체류 신분 만료가 있어도 일정 요건을 갖추면 영주권(Adjustment of Status)을 신청할 수 있다. 과거엔 이런 상황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체포되거나 추방되는 사례는 드물었다.
그러나 최근 ICE는 인터뷰장에서 즉각 체포를 단행하기 시작했다. 이 같은 변화는 이민 단속 정책의 실질적 강화가 이뤄지고 있다는 분석을 낳고 있다.
일부 변호사들은 이번 사례들이 “비범죄자, 시민권 배우자 있는 신청자까지 대상으로 한 단속 확대”라며, 과거 관행과 급격히 달라진 조치라고 지적한다.
이민 법률 전문가들은 이번 단속을 “이민 절차의 마지막 관문을 되레 위험 지점으로 만든 것”이라 평한다. 또한 체포 대상자 대부분이 폭력 등 범죄 경력이 없다는 점에서, 공권력의 권한 남용이나 인권·절차상의 정당성 훼손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한인을 포함해 이민자들은 ▲주소 갱신 여부 ▲과거 체류 신분 변동 기록 ▲추방 명령 여부 등을 사전에 철저히 점검하고, 가능하면 이민 변호사를 동행할 것을 권고받고 있다. 변호사들은 “단순 서류 문제라도 체포·구금·추방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한다.
또한, 영주권 신청자뿐 아니라 시민권자 배우자 및 자녀 등 가족 전체가 예기치 않은 결과에 휘말릴 수 있다는 점에서, 이민 시스템 전반에 대한 우려와 비판이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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