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셜미디어 통해 무차별 확산… 언론 윤리·사회적 책임 논의 부상
By 박영주 | yjpark@kakao.com | 시카고오늘
September 14, 2025. SUN at 4:26 PM CDT

보수 운동가 찰리 커크(Charlie Kirk) 암살 장면을 담은 잔혹한 영상이 온라인에 급속히 퍼졌다. 이를 계기로 전통 언론이 지켜온 ‘게이트키핑’(gatekeeping) 역할이 약화되고 있다고 AP 등이 지적했다.
찰리 커크 총격 영상 확산
지난 10일 유타의 한 대학 캠퍼스에서 열린 공개 행사 중 발생한 총격 사건 직후, 현장을 촬영한 영상들이 다양한 플랫폼을 통해 빠르게 공유됐다. 영상들은 실시간 중계, 슬로 모션 편집, 여러 각도 촬영본 등으로 다양하게 확산됐으며, X(옛 트위터), 페이스북, 틱톡, 인스타그램, 유튜브, 트루스 소셜 등 거의 모든 주요 소셜 미디어에 퍼졌다.
반면 전통 언론 매체들은 총격 순간의 잔인한 장면은 직접적으로 노출하지 않고, 사건 직전의 모습(예: 모자를 던지는 장면)이나 군중이 당황해 흩어지는 순간 등을 중심으로 보도했다.
앞서 비슷한 시기, 전과가 있는 노숙자가 경전철 안에서 20대 우크라이나 난민 여성을 살해하는 영상이 소셜미디어를 통해 무차별 확산되면서 큰 우려를 낳기도 했다.
레거시 미디어와 소셜 미디어의 차이
신문과 TV 같은 전통 매체는 충격적이고 선정적인 영상이나 사진이 들어올 경우 이를 걸러내거나 흐림 처리(blur)하는 편집 원칙을 적용해왔다. 그러나 스마트폰의 대중화와 소셜 미디어의 실시간 업로드 기능 확산으로 이러한 편집자들의 판단은 온라인에서의 폭발적 확산 속도를 제어하기 어려워졌다.
예를 들어 유튜브는 이번 사건과 관련한 영상 중 ‘충분한 맥락(context)’이 제공되지 않은 잔혹 장면들을 삭제하거나 연령 제한을 걸었으며, 로그인한 사용자에게만 보이도록 제한했다. 인스타그램과 페이스북의 모회사 메타도 유사하게 경고 라벨을 부착하고, 18세 미만 사용자에게는 해당 콘텐츠가 노출되지 않도록 조치했다.
사회적·윤리적 쟁점
전문가들은 전통 언론이 잔혹한 장면을 자제하는 태도가 사회적 규범을 지키는 신호가 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언론이 영상을 보여주지 않는 행위 자체가 폭력적이고 충격적인 이미지를 마주했을 때 “보여줘야 하는가, 보여주지 말아야 하는가”라는 사회적 성찰을 유도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동시에, 아무런 필터 없이 퍼져나가는 자극적인 이미지는 시청자에게 심리적 충격을 주고, 사건 피해자와 유족들에게 깊은 상처를 남길 위험이 있다. 특히 정치적으로 양극화된 미국 사회에서 이러한 영상의 무분별한 유통은 갈등과 분열을 더욱 심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게이트키핑 역할 전망과 고민
전문가들은 앞으로 전통 언론이 잔혹하거나 충격적인 콘텐츠를 어떻게 다룰지에 대한 기준을 마련하고, 시청자들에게 정보의 투명성과 사회적 책임을 동시에 확보하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아울러 소셜 미디어 기업들의 경우에도, 규제와 자율 규범을 강화하더라도 실제로는 ‘공개할 것인가, 말 것인가’가 업로더 개인의 선택에 달려 있는 만큼, 실효성 있는 규제 체계를 마련하는 것이 중요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2025 박영주의 시카고오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