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찢고 사과는 형식적”…공분 더 키웠다

한국vs체코 경기장서 ‘눈 찢기’ 인종차별…멕시코 협회장 결국 사과
구체적 반성 없는 ‘보여주기식’ 사과에 공분 확산, 협회는 회장직 해임

By 박영주 | yjpark@kakao.com | 시카고오늘
JUN 14 2026. SUN at 7:46 AM CDT

[기사 요약]
-2026 북중미 월드컵 한국vs체코 경기장에서 한국 유튜버를 향해 ‘눈 찢기’ 인종차별을 한 멕시코 협회장이 결국 사과했다.
-그러나 자신의 행위에 대한 구체적 반성 없이 ‘불편을 끼쳤다’는 식의 두루뭉술한 사과에 그쳐 논란이 더 커지고 있다.
-가해자는 사건 당일 협회 회장직에서 해임됐다.

월드컵 눈찢기 인종차별
월드컵 한국vs체코 경기장에서 ‘눈 찢기’ 인종차별을 한 멕시코 협회장의 형식적 사과가 더 공분을 사고 있다.

2026 북중미 월드컵 경기장에서 한국 유튜버를 향해 양손으로 눈을 찢는 인종차별 제스처(slant-eye gesture)를 한 멕시코 남성이 결국 사과문을 내놨다. 하지만 정작 자신의 행위에 대한 반성은 빠진 사과에 비판이 가라앉기는커녕 더 거세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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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란의 영상은 지난 12일 멕시코 사포판(Zapopan)의 에스타디오 아크론(Estadio Akron)에서 열린 한국과 체코의 조별리그 1차전 도중 나왔다. 팔로워 수백만 명을 거느린 한국 유튜버 이노냥(@inocat_t)이 관중석에서 셀카 영상을 찍던 중이었다. 카메라를 향해 손을 흔드는 다른 관중들과 달리, 이노냥 뒷좌석에 앉은 멕시코 대표팀 유니폼 차림의 남성이 양손 검지로 눈꼬리를 잡아당기며 웃었다.

이노냥은 영상에 “월드컵 보러 지구 반 바퀴를 돌아왔는데 인종차별을 당했다”는 취지의 글을 달았다. 영상은 댓글 2만6천여 건, 공유 4만5천여 회를 기록하며 빠르게 퍼졌고, 한국은 물론 멕시코 현지에서도 공분을 샀다.

남성의 신원은 멕시코 현지 언론을 통해 드러났다. 멕시코 매체 메디오 티엠포(Medio Tiempo)는 그가 할리스코주 측량·지리공학자 협회(CITGEJ) 회장 울리세스 페르난도 베르날 미라몬테스(Ulises Fernando Bernal Miramontes)라고 보도했다. 공인 신분이 확인되면서 파장은 더 커졌다.

논란이 걷잡을 수 없이 번지자 베르날은 14일 자신의 인스타그램(@ulises.bernalm)에 영어·스페인어 사과문과 영상을 올렸다. 그는 “지난 며칠간 한 영상이 온라인에 퍼지며 다양한 반응을 불러일으켰다. 그래서 공개적으로 사과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일로 발생한 모든 일에 대해 진심으로 유감스럽게 생각한다”, “제 자신을 변명하거나 해석을 두고 논쟁하려는 것이 아니다”, “평소 타인을 존중하며 살아왔고 앞으로도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월드컵 눈찢기 인종차별
논란이 걷잡을 수 없이 번지자 베르날은 14일 자신의 인스타그램(@ulises.bernalm)에 영어·스페인어 사과문과 영상을 올렸다.

문제는 사과문 어디에도 ‘눈 찢기’라는 자신의 행위가 무엇이 잘못됐는지, 왜 그것이 인종차별인지에 대한 구체적 언급이 없다는 점이다. “불편함을 드렸다”는 표현만 반복될 뿐, 정작 핵심인 인종차별 행위에 대한 인정은 빠졌다. 이 때문에 온라인에서는 “이건 사과한 게 1%도 아니다”, “상황이 시끄러워진 것만 형식적으로 수습하려는 보여주기식 사과”라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협회 측 조치는 빨랐다. CITGEJ는 사건 당일 명예·정의위원회를 소집해 베르날을 회장직에서 해임했다. 협회 관계자는 뉴욕포스트(New York Post)에 “이번 사건에 깊은 유감을 느낀다”고 밝혔다.

멕시코 현지 팬들도 등을 돌렸다. 일부 멕시코 축구 팬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멕시코를 망신시킨 부끄러운 행동”이라며 같은 멕시코인인 베르날을 강하게 비판했다.

성신여대 서경덕 교수는 페이스북을 통해 “전 세계가 인종과 국적을 넘어 하나가 되는 월드컵에서 이런 일이 벌어진다는 것은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이라며 베르날의 공식 사과와 FIFA 차원의 재발 방지 대책을 촉구했다.

당사자인 이노냥은 서 교수의 게시물에 “걱정해 주신 모든 분께 감사하다”, “멕시코에서 안전하게 잘 지내고 있다”는 댓글을 남겼다.

[English Summary]

A Mexican engineering guild president who made a “slant-eye” racist gesture toward a Korean YouTuber at a 2026 World Cup match has apologized, but the backlash has only grown.

Critics say his apology avoided any specific acknowledgment of the racist act itself, calling it a hollow, face-saving gesture.

The guild, CITGEJ, removed him from his post the same day the incident came to light.

@2026 박영주의 시카고오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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