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화당 분열, 트럼프 ‘반무기화 기금’ 뭐길래

ICE·국경순찰대 예산안 표결, 메모리얼 데이 앞두고 돌연 중단
법무부 18억 달러 기금 놓고 공화당 의원들 “우려 가시지 않아”

By 박영주 | yjpark@kakao.com | 시카고오늘
May 21 2026. THU at 8:32 PM CDT

트럼프 반무기화 기금 공화당
트럼프 행정부의 ‘반무기화 기금’ 18억 달러 요구로 공화당 내분이 불거지면서 ICE·국경순찰대 예산안 표결이 6월로 연기됐다. /사진=CBS뉴스 갈무리

공화당이 자체 분열로 이민 예산안 처리에 제동이 걸렸다.

상원 공화당 지도부는 21일, 이민단속국(ICE)과 국경순찰대(Border Patrol) 예산을 트럼프 임기 말까지 확보하는 법안 표결을 6월로 전격 연기했다. NBC뉴스가 공화당 소식통 2명을 인용해 보도했다.

발단은 트럼프 행정부가 해당 법안에 18억 달러 규모의 반무기화 기금’(anti-weaponization fund)을 끼워 넣은 것이다. 법무부(DOJ·디오제이)는 이 기금으로 납세자 돈 17억 7,600만 달러를 조성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민주당 반대로 단독 입법은 불가능하고, 공화당만의 찬성으로 통과시킬 수 있는 이민 예산 ‘화해’(reconciliation) 패키지에 얹어야 하는 구조다.

21일 법무부 토드 블랜치(Todd Blanche) 법무장관 권한대행 등이 참석한 비공개 브리핑이 1시간 반 이상 이어졌다. 자리를 나온 의원들 표정은 굳어 있었다. 루이지애나주 상원의원 빌 캐시디(Bill Cassidy)는 “행정부가 스스로 곤란한 상황을 자초하고 있다”고 직격했다.

상원 다수당 원내대표 존 툰(John Thune)은 표결 취소를 발표하면서 “행정부가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며 “우리 의원들은 시기도 문제지만 내용 자체에 우려가 많다”고 했다. 반무기화 기금 문제가 표결 연기에 미친 영향을 묻는 질문에는 “그게 핵심 문제”라고 짧게 답했다.

법무부는 의원들에게 기금 관련 1페이지짜리 팩트 시트를 돌렸다. 재원 출처, 지출 감독 체계, 수령 자격 등을 정리한 내용이었다. 트럼프 대통령과 그의 아들들, 트럼프 기업(Trump Organization)은 해당 기금에서 사과는 받되 금전 지급은 없다고 명시했다. 법무부는 “민주당원도 청구를 제출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예산안에는 또 다른 뇌관도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요구한 백악관 연회장 공사 관련 보안 비용 10억 달러가 포함돼 있는데, 공화당 의원들 사이에서 반발이 적지 않다.

상원 표결이 밀리자 하원도 금요일 예정됐던 표결을 취소했다. 의회는 다음 주 메모리얼 데이 연휴를 쉬고 6월 첫째 주 워싱턴으로 돌아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6월 1일까지 ICE·국경순찰대 예산안이 자신의 책상에 오기를 원했지만, 그 데드라인은 지켜지지 않게 됐다. 툰 원내대표는 “원래 매우 좁고, 목표가 분명하고, 깔끔하게 처리될 법안이었는데 이번 주 훨씬 복잡해졌다”고 말했다.

[상자기사] ‘반무기화 기금'(Anti-Weaponization Fund)이란

쉽게 말하면, 트럼프 측이 “우리가 정치적 표적이 됐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에게 정부 돈으로 보상해 주겠다는 기금이다. 지금은 이 기금 자체가 위헌이라는 소송까지 제기됐다.

트럼프는 집권 1기 때부터 FBI·법무부 등 연방기관들이 자신과 지지자들을 정치적으로 탄압했다고 주장해 왔다. 이른바 ‘법을 무기로 한 탄압’(lawfare) 피해자 구제가 명분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바이든 전 행정부 시절 부당한 수사나 사정기관 남용으로 피해를 입은 사람들을 지원한다며 납세자 돈 17억 7,600만 달러를 기금으로 조성했다.

보상 청구 대상으로는 정부 요청으로 온라인 발언이 검열당했다고 주장하는 이들, 학교 운영위원회에서 발언이 막혔다는 학부모들, FBI가 표적으로 삼았다는 교회 신도들, 기록이 비밀리에 소환된 상원의원들이 포함된다. 법무부 팩트 시트엔 ‘민주당원도 청구 가능’이라고 명시했고, 트럼프 본인과 아들들·트럼프 기업은 금전 보상 없이 사과만 받는다고 했다.

반발도 만만치 않다. 2021년 1월 6일 의회 폭동 당시 현장을 지킨 전현직 경찰관들이 지난 20일 이 기금이 위헌이라며 워싱턴DC 연방법원에 소송을 냈다. 이 기금이 사실상 폭동 가담자나 준군사조직의 폭력 행위를 사후에 지원하는 형태가 된다는 것이다. 원고 측은 ‘미국에 대한 반란이나 폭동을 지원한 채무를 정부가 부담할 수 없다’고 규정한 수정헌법 제14조 위반이라고 주장한다.

트럼프 측은 피해자들의 손실을 보상하고 삶을 재건할 기회를 주는 정당한 집행이라고 반박한다. 법무부는 한발 더 나아가, 진짜 불법은 전임 정권이 정치적 반대파를 탄압하기 위해 연방 자원을 무기화한 행위 자체라고 맞서고 있다.

공화당 내부에서도 불만이 나온다. ‘누가 피해자냐’를 가리는 기준이 없다는 점이다. 결국 법무부, 즉 행정부가 재량으로 돈을 나눠주는 구조다. 지금 공화당 의원들이 요구하는 핵심은 하나다. “제도적 제한장치(guardrails)를 어떻게 달 거냐.”

[English Summary]

Senate Republican leaders postponed a vote on an immigration funding package for ICE and Border Patrol until June after the Trump administration sought to add $1.8 billion for a controversial anti-weaponization fund.

GOP senators emerged from a closed-door DOJ briefing with more concerns than answers, with Sen. Bill Cassidy saying the administration is “putting itself in a bad spot.”

President Trump’s self-imposed June 1 deadline for the package to reach his desk will not be met, as Congress breaks for the Memorial Day holiday.

@2026 박영주의 시카고오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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