엡스타인 생존자들, 기자회견… “정부 문서 전면 공개하라”

법무부 기록 제출 거부 비판… 공화·민주 의원 공동 법안 발의

By 박영주 | yjpark@kakao.com | 시카고오늘
September 3, 2025. WED at 9:05 PM CDT

엡스타인 생존자 기자회견
제프리 엡스타인 사건 생존자들이 미 국회의사당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 문서 전면 공개를 촉구했다. /사진=BBC 영상 갈무리

제프리 엡스타인(Jeffrey Epstein) 사건 생존자들이 3일(수) 미 국회의사당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엡스타인 관련 정부 문서의 전면 공개를 요구했다. 이들은 법무부가 의회 제출을 거부해 온 다수의 기록이 존재한다며, 대통령과 의회에 강력한 행동을 촉구했다.

이번 기자회견에는 수년간 침묵을 지켜온 피해 생존자들이 처음으로 공개적으로 나섰다. 앤우스카 드 조르지우(Anouska De Georgiou)는 단상에서 “더는 숨기지 말라. 우리는 ‘이제는 끝’이라고 말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나는 더 이상 약하지 않으며, 무력하지도 않고, 외롭지도 않다. 당신의 한 표가 미래 세대가 더 이상 같은 고통을 겪지 않게 할 것”이라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직접 행동을 촉구했다.

또 다른 생존자인 마리나 라세르다(Marina Lacerda)는 눈물을 흘리며 “이것은 농담이 아니며, 결코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호소했다.

헤일리 롭슨(Haley Robson) 역시 자신이 공화당원임을 밝히며 “이 문제는 정치적 사안이 아니다. 이는 실제로 존재하는 고통”이라고 강조한 뒤, 대통령이 직접 국회의사당에서 만나 이 사안이 결코 가벼운 문제가 아님을 직시하길 요구했다.

변호사 브래들리 에드워즈(Bradley Edwards)는 “여러분은 이미 일부 문서를 봤을지 모르지만, 국민은 그렇지 않다”며 “그 문서들이 공개된다면 국민은 경악할 것”이라며 정부의 적극적인 자료 공개를 촉구했다.

한편, 공화당 토마스 매시(Thomas Massie) 하원의원과 민주당 로 칸하(Ro Khanna) 하원의원은 ‘에프스타인 파일 투명법(Epstein Files Transparency Act)’을 공동 발의한 상태다. 두 의원은 법안을 표결에 부치기 위해 하원 지도부를 우회하는 ‘직권 동의안(discharge petition)’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 매시 의원 외에 낸시 메이스(Nancy Mace), 마조리 테일러 그린(Marjorie Taylor Greene), 로렌 보버트(Lauren Boebert) 등 4명의 공화당 의원이 참여하고 있으며, 전체 민주당 의원 212명이 찬성한다면 단 두 명의 공화당 의원만 추가로 동참해도 법안을 하원 표결에 부칠 수 있다.

그러나 하원 지도부는 이에 반대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마이크 존슨(Mike Johnson) 하원 의장은 “법안은 피해자를 충분히 보호하지 못한다”며 하원 감독위원회가 이미 진행 중인 기존 조사가 더 적절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위원회는 지금까지 엡스타인 관련 문서 약 3만3,000쪽을 공개했으나, 그중 상당수는 이미 알려진 내용이라는 지적도 제기됐다.

생존자들은 자체적으로 ‘엡스타인의 인맥 리스트’를 작성하는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 리사 필립스(Lisa Phillips)는 “우리 생존자들이 서로 알고 있는 인물의 이름을 비밀리에 정리하려 한다”며, 외부 개입 없이 피해자들 스스로 명단을 작성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기자회견 직후 백악관에서 “이것은 끝없는 민주당의 농간”이라며 이번 논란을 ‘국정 성과를 가리려는 정치적 전략’으로 규정하고 강하게 반발했다.

@2025 박영주의 시카고오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