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보장국, 트럼프 법안 홍보 이메일로 정치적 중립성 논란
박영주 기자(yjpark@kakao.com)
JUL. 4. 2025. FRI at 9:26 PM CDT

사회보장국(Social Security Administration, SSA)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새 세금 감면 및 지출 법안이 사회보장 혜택에 대한 연방 소득세를 대부분 없애준다고 주장하는 이메일을 수혜자들에게 발송해 논란이 일고 있다.
그러나 이 법안은 사회보장 세금을 직접적으로 폐지하지 않아, 이메일 내용이 오해를 불러일으켰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SSA 이메일, “90% 수혜자 세금 면제” 주장
SSA는 지난 7월 3일 수혜자들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이 법안은 약 90%의 사회보장 수혜자들이 연방 소득세를 내지 않도록 보장하며, 평생 국가 경제에 기여한 노인들에게 즉각적이고 의미 있는 혜택을 제공한다”고 밝혔다. 동일한 내용은 SSA 웹사이트에도 게시됐다.
이 이메일은 트럼프 대통령이 7월 4일 백악관에서 ‘하나의 크고 아름다운 법안(One Big Beautiful Bill, OBBBA)’으로 불리는 세금 감면 및 지출 패키지에 서명하기 직전에 발송됐다.
그러나 전문가들과 민주당 의원들은 이 주장이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한다. 트럼프의 법안은 사회보장 혜택에 대한 세금을 직접적으로 없애지 않았으며, 예산 조정 절차를 통해 의회에서 통과된 이 법안은 사회보장 관련 변경을 허용하지 않는다. 대신, 법안은 65세 이상 노인에게 최대 6,000달러(부부는 12,000달러)의 일시적 세금 공제를 도입했다.
트럼프 경제자문위원회는 이 공제로 약 5,140만 명(전체 노인의 88%)이 사회보장 혜택에 대한 세금을 내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으나, 이는 세금 부담 감소 효과를 과장한 것으로 분석된다.
트럼프, “사회보장 세금 폐지” 거짓 주장 반복
트럼프 대통령은 2024년 대선 캠페인 기간 동안 “사회보장 혜택에 대한 세금을 없애겠다”고 공약하며, 이 법안이 이를 이행했다고 반복적으로 주장했다. 그는 3일 아이오와 집회와 4일 법안 서명식에서 “팁, 초과 근무, 사회보장에 대한 세금을 없애 경제를 로켓처럼 도약시키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는 사실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2일자 PBS 뉴스는 상·하원 법안 모두 사회보장 세금을 완전히 없애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법안 내용과 재정 우려
트럼프의 법안은 2017년 세금 감면 및 노동법(TCJA)을 연장하고, 팁과 초과 근무 소득에 대한 일시적 세금 공제를 포함한다. 또한 반도체 기업에 대한 세액 공제를 확대하고, 주 및 지방 세금 공제(SALT) 한도를 복원하는 등 약 3조 8,000억 달러 규모의 감세 조치를 담고 있다.
그러나 이 감세는 메디케이드와 푸드 스탬프 등 복지 예산 삭감으로 충당되며, 의회예산국(CBO)은 이로 인해 2034년까지 약 1,180만 명이 건강보험을 잃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뉴욕타임스는 이 법안이 부유층에 유리하며, 연소득 21만 7,000달러 이상인 사람은 평균 1만 2,500달러의 세금 감면을 받는 반면, 연소득 3만 5,000달러 이하인 사람은 약 150달러에 그친다고 분석했다.
또한, X 게시물에 따르면, 일부 전문가들은 이 법안이 사회보장 기금의 고갈 시점을 2032년으로 앞당겨 수혜자들에게 최대 20~30%의 혜택 삭감을 초래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정치적 논란과 비판
이 이메일은 SSA의 정치적 중립성을 훼손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뉴저지주 하원의원 프랭크 팔론(민주당)은 X에서 “이 이메일은 모든 사회보장 가입자에게 보내졌으며, 모든 내용이 거짓이다”며 “트럼프가 공공 기관을 이용해 오정보를 퍼뜨리는 것은 충격적”이라고 비판했다.
바이든 행정부 시절 SSA 부커미셔너였던 제프 네스빗은 “90년 역사상 SSA가 이렇게 노골적인 정치적 발언을 한 적은 없다”며 이를 “양심에 어긋난다”고 비난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도 이 법안을 “미국에 막대한 피해를 초래할 미친 짓”이라며 비판했다. 그는 X에서 “이 법안은 공화당에 정치적 자살”이라고 경고하며, 국가 부채 증가와 복지 삭감에 대한 우려를 제기했다. 공화당 내부에서도 랜드 폴, 론 존슨 등 상원의원들이 재정 적자와 복지 삭감에 반대하며 법안 통과를 저지하려 했다.
@2025 박영주의 시카고오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