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나이티드 항공, 한인 여성 퇴거…또 인종차별 논란

“승무원 밀쳤다”며 아시아계 오인 탑승 거부…피해자들 소송 제기

박영주 기자(yjpark@kakao.com)
JUN. 26. 2025. THU at 7:53 PM CDT

유나이티드 항공
유나이티드 항공이 아시아계 여성을 다른 승객과 혼동해 탑승을 거부하고 공항에서 퇴거시킨 사건이 논란이 되고 있다.

유나이티드 항공이 한인 여성 승객을 오인해 비행기 탑승을 거부하고, 무장 경찰을 동원해 공항에서 퇴거시킨 사건으로 소송에 직면했다. 원고들은 인종 프로파일링과 부주의로 인한 정서적 고통을 주장하며 항공사를 상대로 보상과 징벌적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문제의 사건은 지난해 8월 29일, 워싱턴 덜레스 공항(IAD)에서 볼티모어/워싱턴 국제공항(BWI)으로 우회 착륙한 UA1627편에서 발생했다. 당시 악천후로 공항이 폐쇄되면서 항공기는 활주로에서 5시간 이상 대기해야 했다. 이 과정에서 한 남성 승객이 가슴 통증과 발한 등 위급 증세를 보였지만, 승무원은 이를 단순한 공황 발작으로 판단하며 적절히 대응하지 않았다.

이에 부동산 전문가 크리스틴 김이 승무원의 태도에 항의했고, 이후 승객들이 재탑승을 시도할 때 김씨와 함께 있던 동료 재클린 차오가 게이트에서 제지당했다. 차오는 사건 당시 7열 떨어진 좌석에서 조용히 책을 읽고 있었지만, 승무원은 그녀를 김씨로 오인해 “승무원을 물리적으로 밀쳤다”는 이유로 탑승을 거부했다. 이에 동행한 세 명의 여성까지 모두 재탑승이 불허됐고, 결국 무장 경찰에 의해 공항 밖으로 퇴거당했다. 이들은 자비로 귀가해야 했다.

지난 3월 5일 메릴랜드 연방법원에 접수된 소송에서 원고들은 차오가 단지 아시아계 여성이라는 이유로 김씨와 혼동됐다고 주장했다. 이는 명백한 인종차별이라는 주장이다. 또한 유나이티드 항공의 비번 직원이 당시 상황을 목격한 증인으로 나섰으며, 보복을 우려해 신원은 공개되지 않았다.

유나이티드 항공은 현재 소송 기각을 일부 요청한 상태이며, 법원은 원고들에게 소장을 수정해 다시 제출할 기회를 부여했다. 항공사 측은 “차별이나 괴롭힘은 용납하지 않는다”며 사건을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이번 사건은 유나이티드 항공의 과거 인종차별 논란과도 연결된다. 2017년 아시아계 의사 데이비드 다오가 과다 예약으로 시카고 오헤어 공항에서 강제로 끌려나가 부상을 입은 사건, 2018년 나이지리아 여성 퀸 오비오마가 체취를 이유로 비행기에서 퇴거당한 사건 등이 있다. 최근에도 아메리칸 항공이 백인 승무원의 불만으로 흑인 승객 8명을 퇴거시킨 사건으로 소송을 겪고 있다.

미 교통부 통계에 따르면 2024년 한 해 동안 120건 이상의 차별 관련 항공 민원이 접수됐으며, 이 중 절반 이상이 인종차별에 해당했다. 유나이티드 항공은 아메리칸 항공, 프론티어 항공에 이어 세 번째로 많은 관련 민원이 접수된 항공사다.

이번 사건은 SNS 플랫폼 X(구 트위터)에서도 뜨거운 반향을 일으켰다. 이용자들은 “아시아계 여성이라는 이유로 오인된 것은 명백한 인종차별”이라며 항공사의 대응을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 아시아계 미국인 옹호 단체들도 “모두 똑같아 보인다는 편견이 빚은 차별적 조치”라며 개선을 촉구했다.

유나이티드 항공은 2025년 7월 10일까지 소송에 대한 공식 답변을 제출할 예정이며, 향후 재판 경과에 따라 항공사의 승객 응대 방식과 인종 인식 교육 시스템 전반에 대한 논의가 확산될 전망이다.

@2025 박영주의 시카고오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