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가 ‘쩡!’ 요추염좌 사흘간 사투기

마사지체어의 유혹, 기어다닌 밤, 그리고 일상의 감사

By 박영주 | yjpark@kakao.com | 시카고오늘
April 20, 2026. MON at 8:43 PM CDT

요추염좌 마사지체어
허리 삐끗했을 때 마사지체어 절대 금물. 이번에 알았다.

뭔가를 들다 허리가 삐끗했다. 표현 그대로 ‘쩡!‘하고 찰라의 통증이 허리로 온 그 순간은 지금 생각해도 모골이 송연하다. 2년 전에도 비슷한 증상으로 한 일주일 엄청 고생했다. 그 생각하니 또 아찔. 이른바 ’요추 염좌‘. 어디 걷지도, 눕지도, 돌아눕지도 못한 채 뻣뻣한 허리 찌르는듯한 통증 온몸으로 견뎌야하는 상황. 식은 땀만 줄줄. 주변 모든 사람들 걱정이 민망하면서 몸 못가누는 내 상태가 매우 처연한 지경.

여기서 결정적인 실수. 안마기에 몸 맡긴 것. 이것저것 해본다고 한 30분, 마사지체어에 몸 맡겼다. 내려와 호기롭게 프랭크까지. ‘너 아파, 내가 함 이겨볼테다’ 이런 심사. 정신 승리였나. 그리고 배달온 BBQ 잔뜩 먹었다. 뼈 쟁반에 내가 제일 많았다. 문제는 저녁 먹은 이후.

의자에서 내려와 너무 아파 못 걸었다. 서있지 못할 정도 찌를듯한 통증 부위 아픔. 바닥을 기어 소파로 이동했다. 내내 고통, 네 발 짐승 꼬라지는 부끄러운 것도 아니었다. 간신히 소파 안착, 어렵게 올라가 몸 누있다. 본격 아픔의 시작이었다.

(챗GPT, 제미나이 도움으로 알았다. 요추염좌에 안마기는 절대 금물. 그 봉이 온전하지 않은 신경과 근육을 더 압박해 상태만 악화시킨다는 설명. 말 그대로 뭐 하려말고 무조건 ‘쉬라’는 거. 누워라, 옆으로 누워 다리 사이 베개 끼고 오무린 자세로 쉬어라, 이거)

집에는 와야했다. 테슬라 자율주행 덕 보면서 집 도착. 혼자는 못 올라가는 집 계단. 업혀 또는 기어 어찌어찌 안방 침대. ‘고지가 저긴데, 예서 말 수는 없다‘ 그 심사, 그 과정 말 그대로 고난의 행군.

침대에서 자유롭게 몸 뒤척이고 돌아눕고 일어날 수 있는 거, 우리가 ’일상’인 줄 아는 그 모든 행위들이 얼마나 감사한 건지 아파보면 안다. 화장실 가는 거, 어디 앉는 거, 숟가락 드는 거, 이 닦는 거… 아파 못해보니 그 간과했던 일상에 대한 감사.

첫날 밤새 잠 못잤다. 내일 교회 가는 건 꿈도 못꾸는 상태. 팔 저려 몸 돌려야하는데 끅끅 아픈 신음만 내며 비지땀만 흘렸다. 바로 눕는 거, 왼편 돌아눕는 거 그 행위 하나하나가 뼈를 깎는 고통이었다. 그 와중 화장실 가고 싶지 않다는 것에 정말 감사했다. 그냥 싸면 쌌지, 눈앞 화장실은 도저히 못가겠더라.

이튿날 아침, 이때가 최악이었다. 자는 둥 마는 둥 눈 떴는데 몸 통증은 최악이었다. 일어나 앉는데 흡사 곤충 탈피하듯. 엎디어 한 발 한 발 침대 밑으로 내려 가까스로 침대 앉았다. 앉는 데만 한 10분 걸린듯. 앉아있는 것도 아플 정도. 정말 식은 땀 바가지로 흘리며 허리 아파 어쩔 줄을 모르겠더라. 화장실? 업혀서 질질 끌리듯 갔다. 다시 침대, 또다시 반복되는 사투. 그래도 밤새 못 자 잠은 좀 잤다. 어떤 특정 자세, 덜 아픈 지점 찾아 수면 가능했다.

무조건 누워 쉬었다. 아픈 게 100었다면 약 80 됐을 때 지인들 방문. 궁즉통. 평소 쓰던 책상 의자 앉아 뒤로 발 밀며 이동. 이게 가장 덜 아픈 이동 방법이었다. 침대에서 의자에 내려앉기까지 지난한 과정은 생략)

웃고 떠들다 고마운 이들 보내고 다시 침대. 밖 좋은 일요일 이게 뭔가 살짝 원망. 침대 누워 창밖 보는데 거기 옅노란 봄이 아쉬움으로 가득했다.

요추염좌 침대 밖 풍경
요추염좌 침대 밖 풍경. 거기 옅노란 봄이 아쉬움으로 가득했다.

이튿날 밤, 첫날보다는 더 잤다. 3일째 눈 뜬 아침, 전날보다는 더 쉽게 일어났고, 식은 땀도 덜했다. 도움 없이 벽 짚어가며 화장실도 혼자 갔다. 걷는 내 폼 생각하니 흡사 요즘 자주 보이는 직립형 로봇 그 자체. 나는 퇴화했고 로봇은 더 진화해야 하는 교차점.

10:30 침 맞으러 한의원 예약. 미국 와 한의원 두 번째. 그때도 허리 다쳐 뎀스터 다른 한의원 방문했던 기억. 오늘 가는 곳 아는 형님네.

약 40분 내비 찍고 가는데 도착해보니 한울종합복지관 있는 몰. ‘그린 한의원’ 가는 내내 테슬라 덕 톡톡히 봤다. 발 안쓰니 그나마 다행. 그래도 오래 앉아가니 허리 가끔 뒤틀며 통증 완화, 필요했다.

허리 아픈데, 침은 손 등에 집중됐다. 약 1시간 30분 정도 그러고 누워있었다. “허리엔 안해요?” 진심 물었다. “신경 계통 자극…” 뭐라 하셨는데 놓쳤다. 침대 내려 걷는데, 웅? 오른 다리 좀 거뜬한 느낌. 절룩거리는 정도가 좀 덜해진 느낌. 한 두 번 더 오면 좋겠지만, 못 오면 집에서 이거저거해라 도움말 듣고 왔다. ‘거먼하게 걷기’ ‘허리 손 데고 가슴 내밀어 고개 들어 호흡하기‘ 등 간단 요법. ‘평상시 대비하라’ 이건 상시 진리.

요추염좌 그린한의원
요추염좌 고생 삼일째 찾은 그린한의원. 마운트 프로스펙트 소재.
요추염좌 그린한의원 침
허리 아픈체 침은 손등에 맞았다. 비전문가는 전문가 무조건신뢰. 좌우명대로.

그래도 편한 맘으로 집 왔다. 계단도 훨씬 가뿐하게 올랐고, 옷도 혼자 갈아입었으며, 화장실도 거뜬 혼자 다녀왔다. 침대에도 훨씬 가볍게 올랐고 몸도 쉬이 뒤척였다. 허리 힘 가면 아픈 건 여전했지만 전날 상태에 비하면 괄목할만한 호전.

비로소 노트북도 열었다. 아직 완쾌는 아니다. 그래도 이런 글 쓸 정도 차도는 있는 상태. 오래 서거나 앉으면 여전히 버겁다. 누워야 좀 나은 건 여전. 특히 기침 혹은 재채기할 때 통증이 고스란히 허리로 온다. 조심 또 조심. 요추염좌와의 불안햔 휴전. 그래도 혼자 뭘 할 수 있고 이게 나를 격려한다.

그래도 낼 회사는 나가볼 생각. 여차하면 졸퇴하지 그런 다짐.

아프지 말자. 운동 꼭 하자. 허리 쓸 땐 배에 힘주자.

@2026 박영주의 시카고오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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