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액 기부자 대상 초고가 비자 제도…인권단체 “이민 사고판다” 반발
By 박영주 | yjpark@kakao.com | 시카고오늘
September 20, 2025. SAT at 8:15 AM CDT

트럼프 대통령이 19일(금) 100만 달러 이상을 지불할 의사가 있는 사람들에게 신속 처리 ‘골드 카드’ (Gold Card) 비자를 제공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일정 금액을 기부하면 영주권 비자를 신속하게 받을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 골자다. 행정부는 이를 통해 미국 경제에 투자를 유치하고 세수를 확대하겠다는 구상이지만, 돈으로 이민을 사고파는 제도라는 비판이 거세다.
정부 웹사이트에는 “트럼프 골드 카드가 출시됐다”라는 문구와 함께 트럼프 대통령의 사진, 서명, 대머리 독수리와 자유의 여신상 이미지가 양각으로 새겨진 화려한 금박 카드 모형이 게재돼 있다.

백악관이 공개한 실행령에 따르면 개인은 최소 100만 달러(약 13억 원), 기업이 후원자로 나설 경우 200만 달러를 기부해야 한다. 이 경우 신청자는 EB-1 혹은 EB-2 비자 심사 절차를 단축해 ‘빠른 길’로 영주권을 받을 수 있다.
더 나아가 500만 달러 기부를 조건으로 한 ‘플래티넘 카드’(Platinum Card) 옵션도 포함됐다. 이는 미국 외 소득에 대한 과세를 면제받은 채 매년 최대 270일 동안 미국에 체류할 수 있는 권한을 제공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앞으로 90일 이내에 관련 부처가 구체적인 시행 지침을 마련하도록 했다. 이 과정에서 처리 수수료와 관리 비용도 별도로 책정될 예정이어서 사실상 ‘초고가 이민비자’ 제도가 될 전망이다.
하지만 논란은 거세다. 미국 내 이민단체와 인권단체들은 “이민 절차를 돈으로 거래하는 것”이라며 강력 반발했다. 실제로 H-1B 전문직 취업비자 수수료 인상 정책과 맞물리면서 “부유층에게는 특혜, 중산층 이하 이민자에게는 장벽”이라는 비판이 확산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특히 이러한 조치가 글로벌 우수 인재의 다양성을 해치고, 이민 시스템의 형평성을 심각하게 훼손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발표 자리에서 “미국 경제에 실질적 이익을 가져올 수 있는 사람들에게 기회를 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이번 조치가 투자자 비자(EB-5) 제도를 사실상 변형한 것으로, 법적 쟁점과 사회적 반발이 향후 정치적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2025 박영주의 시카고오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