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시카고 피자 진짜 맛”… 링컨파크 CPOG 가봤다

알 카포네 전설 깃든 건물, 52년 노포, 뒤집어서 나오는 피자 눈길
역사·맛 공존 지역 명소 ‘시카고 피자 앤 오븐 그라인더’ 맛집 리뷰

By 박영주 | yjpark@kakao.com | 시카고오늘
April 12, 2026. SUN at 2:53 PM CDT

시카고 피자 앤 오븐 그라인더 컴퍼니(CPOG)
시카고 피자 앤 오븐 그라인더 컴퍼니(CPOG)

토요일 낮, 이미 몇 차례 이곳 다녀온 형님 내외 서둘러야 한다며 다른 일정 줄여 오후 4시에 맞춰 갔다. 일찍 간다고 간 건데 노스 클락 스트리트 2121번지 대기 장소 이미 발디딜 틈 없는 대기 고객들. 여기, 예약도 없고, 앱도 없다. 그냥 줄을 서야 한다. 워크인 온리(Walk-Ins Only).

이날 무려 1시간을 기다렸다. 보통 30, 40분이면 부르던데 정말 1시간 대기 꽉 채우더라. 당황스러운 시추에이션. 그래도 함께 기다리는 사람들 ‘당연하다’는 표정들, 오히려 기대감 더 곁들인다. ‘다들 저렇게 기꺼이 기다리는 데는 이유가 있겠지’라는 그런 생각 절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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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포즈 그리고 알카포네 전설

해프닝. 마냥 기다리는 데 갑자기 한쪽 사람들이 와~ 하며 박수를 쳤다. 현관 밖 어떤 남성의 포로포즈, 승낙한 여자의 눈물. 그 둘이 안으로 들어섰을 때 사람들 모두 우레와 같은 축하를 건넸다. 계면쩍은 여자의 부끄러운 답례 인사.

기다리면서 메뉴판을 먼저 살폈다. 먹거리보다 먼저 ‘건물 역사’가 눈에 들어온다. ‘CPOG 스토리’가 그것. 이 건물, 그냥 오래된 건물이 아니다. 1929년 2월 14일 성 발렌타인 데이 학살 당시, 알 카포네 부하들이 바로 이 건물에서 길 건너 차고를 감시했다는 전설이 전해진다. 이후 1971년 화재로 전소됐고, 이듬해 시카고 변호사 앨버트 비버가 이를 사들여 복원한 뒤 레스토랑으로 되살렸다는 사연이 담겼다. 피자 먹으러 왔다가 만난 ‘알카포네 전설’은 덤이다.

시카고 피자 앤 오븐 그라인더 컴퍼니 메뉴 시카고 피자 앤 오븐 그라인더 컴퍼니 메뉴

드디어 호출. 들어서면 일단 ‘좁고 어둡다‘는 강렬한 인상. 넓지 않은 공간을 세로로 길게 알차게 좌석을 배치했다. 오른쪽에는 술 좋아하는 사람들, 바도 갖췄다. 안내 받은 자리에 앉았을 때, 두리번거리던 중 누군가 “여기, 투다리랑 똑같네” 실내 인테리어 견줘 빵 터졌다. 정말 흡사했다.(‘투다리‘를 다 알만한 나잇대라는 거.)

피자 팟 파이, 뒤집어야 완성된다

메뉴는 단촐하다. 선택 고민 크게 없다. 여기를 명소로 만든 명물, 이 집에 왔으면 ‘피자 팟 파이’(Pizza Pot Pie)’는 꼭 시켜야 한다. 1~2인용 하프 파운더($19.50)와 2~4인용 원 파운더($38.00) 두 가지.

나오는 방식이 독특하다. 시칠리아 빵 반죽으로 만든 그릇 안에 모짜렐라 치즈, 소시지, 버섯, 홀 플럼 토마토 소스를 가득 채워 오븐에 구운 뒤, 테이블에서 그대로 뒤집어 접시에 올려준다.(이거 완전히 인스타 감성용이다) 빵이 뚜껑이 아니라 바닥이 되는 순간, 속 재료들이 치즈를 걷어내고 촤르르 흘러내린다. 식욕은 시각이라고 누가 그랬던가, 직원 분 직접 반으로 갈라 접시에 담아줄 때, 보는 것만으로도 구미가 당긴다.

시카고 피자 앤 오븐 그라인더 컴퍼니(CPOG) 피자 팟 파이
“뒤집어야 완성된다”, 피자 팟 파이

기대감 가득 성큼 한 입. 먹으면 ‘이게 왜?’ 납득이 간다. 빵은 겉은 바삭하고 안은 촉촉하다. 이른바 겉바속촉. 듣던대로 매우 ‘Juicy해’ 굳이 비교하자면 ‘기존 피자가 건식이라면 이건 습식’ 이런 표현도 가능하겠다. 치즈는 진하게 늘어나고, 토마토 소스는 깊다. 자극적이지 않고, 과하지 않다. 52년간 레시피를 바꾸지 않았다는데, 그 고집을 강하게 느낄 수 있는 풍미.

‘이탈리안 에피타이저’도 강추

피자 팟 파이 먹기 전 먼저 시킨, 이탈리아 사람들의 에피타이저 ‘안티파스토’(Antipasto. 1~2인용 26불, 3~4인용 33.50불)와 ‘지중해 빵(Mediterranean Bread. 16불)’도 강추. 브레드에 안티페스토를 싸먹으면 딱 좋다. 안티페스토 1~2인분용 시켰는데, 2~4인용 가능하다는 메디터레이니언 브레드 설명대로 4명 어른 먹어도 제법 배가 불렀다. 공들인 셰프 손길이 느껴져 맛에 더 감사.

시카고 피자 앤 오븐 그라인더 컴퍼니(CPOG) 에피타이저
에피타이저 ‘안티페스토’(Antipasto. 오른쪽. 1~2인용 26불, 3~4인용 33.50불)와 ‘지중해 빵'(Mediterranean Bread. 16불)’

피자만큼이나 이 집의 간판 메뉴인 오븐 그라인더(각 $22.50)는 이날 미처 못 먹었다. 설명에 따르면, 이탈리안 통밀 빵에 각종 이탈리안 햄, 살라미, 치즈, 미트볼 등을 넣고 마늘 오일을 발라 오븐에 구워낸다. “속이 묵직하게 차오르는 든든함” 이런 표현도 있던데, 나중 오면 이거 먹어보자고 약속했다. ‘이탈리안 콤비네이션’ 등 모두 6종류가 제공된다.

한 가지, 옆 테이블 메인 메뉴 다 먹고 시킨 아이스크림도 눈독. 3층 높이인데, 역시 못 먹었다. 찾아보니 ‘토르토니’(Tortoni). 1~2인용 13불, 3~4인용 16.50불이다. ‘이탈리안 프로즌 크림 디저트’란다. 이것도 다음을 기약했다.

여기, 누가 오면 좋을까? 이런 분들께 강추.

시카고 익숙한 딥디시 피자는 이미 먹어봤고, 시카고만의 ‘다른 무언가’를 찾는다면 여기 강추다. 역사와 음식이 함께 있는 공간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도 제격. 긴 줄 마다하지 않는 끈기는 필수 소양이다. 일부러 찾아가도 후회는 하지 않을 곳, CPOG는 이날 우리에게 그런 곳이었다.

시카고 피자 앤 오븐 그라인더 컴퍼니 실내
시카고 피자 앤 오븐 그라인더 컴퍼니 실내

📍 2121 N. Clark St., Chicago (링컨파크)
📞 773-248-2570
🕐 월~목 오후 4시~10시 / 금 오후 4시~11시 / 토 오전 11시~오후 11시 / 일 오전 11시~오후 10시
🌐 chicagopizzaandovengrinder.com

<시오 맛집 리뷰 대원칙 >
1. 맛평은 주관입니다.
2. 집밥이 최고입니다

@2026 박영주의 시카고오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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