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로리다 마이애미 범선 충돌 13세 한인 소녀 등 사망

세일링 캠프 참가자 참사…칠레 출신 에린 고 미 이주 1년만 비극

By 박영주 | yjpark@kakao.com | 시카고오늘
July 31, 2025. THU at 8:54 PM CDT

13세 한인 소녀 사망
플로리다 마이애미에서 범선-바지선 충돌 사고로 한인 13세 소녀 에린 고 양 등 2명이 숨졌다. /사진=에린 고 가족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인근 비스케이 만에서 청소년 세일링 캠프 도중 발생한 범선 충돌 사고로 13세 한인 소녀 등 2명이 숨지는 비극이 발생했다.

사고는 지난 28일(월) 오전 11시 15분쯤, 마이애미 비치의 히비스커스 아일랜드(Hibiscus Island)와 모뉴먼트 아일랜드(Monument Island) 사이 해상에서 발생했다. 마이애미 요트 클럽의 여름방학 청소년 세일링 캠프에 참가한 어린이 5명과 19세 상담원 1명이 탑승한 범선이 건설작업 중인 바지선과 충돌한 것이다.

충돌 직후 범선은 전복됐으며, 탑승자 전원이 물에 빠졌다. 사고 직후 출동한 구조대는 이들을 구조해 병원으로 이송했지만, 13세 한인 에린 고(Erin Victoria Ko Han)와 7세 미아 양켈레비치(Mila Yankelevich)는 끝내 숨졌다.

13세 고 양은  칠레 국적을 가진 소녀로, 최근 가족과 함께 미국에 이주한 지 1년이 채 안된 것으로 알려졌다.

칠레 산티아고에 있는 콜레지오 산 페드로 놀라스코 비타쿠라(Colegio San Pedro Nolasco Vitacura)는 페이스북에 에린의 부고를 알리는 글을 올렸다. 학교 측에 따르면, 에린은 2016년부터 2024년까지 이 학교에 다녔다.

또다른 희생자인 미아 양켈레비치는 아르헨티나의 유명 방송인 가문 출신으로, TV 제작자 토마스 양켈레비치와 여배우 소피아 레카의 딸이다. 조부모는 각각 방송 제작자 구스타보 양켈레비치와 배우 겸 제작자 크리스 모레나로, 라틴 아메리카 미디어계에서 잘 알려진 인물들이다.

이외 8세, 11세 소녀가 중태로 치료를 받고 있으며, 12세 소녀와 19세 상담원은 큰 부상 없이 구조됐다.

사고 당시 상황을 목격한 9세 소년 엔조 피퍼 에디(Enzo Pifer Eddy)는 “큰 배가 작은 범선을 치더니 아이들이 튕겨져 나갔다”고 전했다. 또 다른 8세 소녀는 “크레인이 범선을 완전히 부수며 물에 잠겼다”고 말했다.

현장에 있던 모든 어린이들은 구명조끼를 착용하고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문제의 바지선은 건설작업을 지원 중이었으며, 사고 당시 장착된 크레인이 범선과 직접 충돌한 것으로 추정된다. 선박의 속도와 조종 실수 여부가 주요 조사 대상이다.

한편, 고 양 가족은 ‘사랑하는 에린’을 잃고 슬퍼하는 가운데 쏟아진 성원에 감사를 표하고 사생활 보호를 요청하는 공개 성명을 발표했다.

다음은 에린의 삼촌이자 대부인 앨빈 우가 고 가족을 대신해 언론에 발표한 성명.


고 가족은 사랑하는 에린 고(Erin Ko)를 잃은 비극적인 사고 이후 보내주신 깊은 애도와 따뜻한 위로에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7월 28일, 우리 가족의 삶은 너무도 갑작스럽고 참담한 사고로 영원히 바뀌었습니다. 에린은 우리 곁을 너무 일찍 떠났고, 우리는 이루 말할 수 없는 슬픔에 잠겨 있습니다.

이 비극으로 영향을 받은 모든 분들께도 우리의 애도를 전합니다. 다른 피해자들과 그 가족들의 아픔 또한 우리의 가슴에 깊이 새겨져 있으며, 이 슬픔을 함께 나누고 있습니다.

지금처럼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고통의 시간을 보내고 있는 저희 가족은, 에린을 기리고 애도하는 이 시간 동안 조용히 슬픔을 마주하고 회복할 수 있도록 사생활을 배려해 주시길 정중히 부탁드립니다.

에린의 삶을 담은 몇 장의 사진을 함께 첨부해 드립니다. 이 사진들은 자유롭게 공유해 주셔도 좋습니다. 저희는 시간이 흐른 뒤 준비가 되었을 때, 에린이 어떤 사람이었는지, 그리고 그녀가 이 세상에 남긴 빛에 대해 더 많이 나누고 싶습니다.

그때까지, 여러분의 따뜻한 배려와 존중, 깊은 이해에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2025 박영주의 시카고오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