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금융 접근성 제한 우려”… 법적 시행 가능성은 불투명
By 박영주 | yjpark@kakao.com | 시카고오늘
February 27, 2026. FRI at 11:39 PM CST
미국 행정부가 은행 계좌 개설 과정에서 고객 시민권 상태를 확인·수집하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논란이 되고 있다. 이 조치는 불법 이민 대응 정책의 일환으로 추진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최근 단독 보도했다.
현재 미국에서는 은행 계좌 개설 시 이름·주소·생년월일·납세자 식별번호(SSN·ITIN) 등 신원 확인 절차는 이뤄지지만, 시민권 여부 확인은 법적 의무 사항이 아니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그러나 최근 트럼프 행정부는 불법 이민 단속 일환으로 은행이 고객의 시민권 여부를 확인하도록 강제하는 행정 명령이나 관련 조치를 논의하고 있다. 이 조치가 시행되면 은행은 사실상 정부의 이민 단속을 돕는 보조 기구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이 제안은 신규 고객뿐만 아니라 기존 고객에게도 여권과 같은 구체적인 증빙 서류를 요구할 가능성이 크며, 이는 전례 없는 수준의 규제가 될 전망이다. 이 같은 논의는 현재까지 구체적 행정명령 발표로 이어지진 않았으며, 백악관과 관련 당국은 공식 정책 확정 전 신중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행정부는 이 조치가 불법 체류자 또는 비시민권자의 금융 활동 정보를 파악해 이민 단속 및 사회 보장 제도 운영과 연계할 수 있다는 입장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 같은 접근 방식은 금융 전문가와 시민권 단체 등으로부터 강한 비판을 받고 있다.
전문가들은 은행 계좌 개설 시 시민권 확인 의무화가 시행될 경우 비시민권자의 금융 접근성이 크게 제한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특히 이민자와 유학생, 취업비자 소지자 등 비시민권자 다수가 은행 계좌가 필수적인 미국 사회 활동에서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또한 은행에게 고객의 시민권 상태를 확인·관리하도록 하는 것이 법적·기술적 부담을 크게 늘릴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미국 내 금융당국은 현재도 고객 신원 확인(KYC, Know Your Customer) 규정을 통해 기본적인 신원 정보를 요구하고 있으나, 시민권 상태 확인 의무화는 별개의 논쟁거리다.
이번 논의는 아직 정책 확정 단계는 아닌 검토 단계로 알려져 있다. 법적 근거 마련과 이민·금융 커뮤니티의 반발, 시행 준비 기간 등을 고려할 때 실제 실행까지는 상당한 논의와 절차가 필요하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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