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재무부·농무부·국무부 등 일제히 표기… ‘정치 메시지’ 변질
By 박영주 | yjpark@kakao.com | 시카고오늘
October 21, 2025. TUE at 8:40 PM CDT

미 연방정부 폐쇄(셧다운)이 20일째 지속되면서 행정 마비와 복지 예산 중단 사태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책임 소재를 둘러싼 백악관·공화당과 민주당 간 대치도 점입가경으로 치닫고 있어 사태의 장기화가 우려된다.
책임 공방이 계속되는 가운데, 미 연방 주요 기관들이 이번 셧다운을 ‘급진 좌파 민주당 탓’이라며 공세에 나서 눈길을 끈다. 이들은 홈페이지 초기 화면에 이런 안내 문구를 올려, 공식적으로 모든 책임을 ‘좌파’와 ‘민주당’에 돌리고 있다.
이는 특정 정치세력, 즉 ‘급진 좌파’로 표현된 민주당을 명시적으로 비난하는 것으로, 정부기관이 정치적 언어를 사용한 전례 없는 사례로 꼽힌다. 나아가 공공기관이 가져야 할 정치적 중립성을 훼손한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가장 노골적으로 민주당을 비판하고 있는 기관은 재무부(U.S. Department of the Treasury)와 농무부(United States Department of Agriculture·USDA)다. 이들은 직접적으로 민주당을 겨냥한 문구를 홈페이지에 게시해, 정부 기관이 이렇게까지 객관성을 잃어도 되는가 하는 우려를 낳고 있다.
재무부는 홈페이지 상단에 셧다운 관련 ‘알림’을 띄워 놓았다. “급진 좌파가 무분별한 지출과 방해주의를 명분으로 미국 정부의 셧다운을 선택했다”(The radical left has chosen to shut down the United States government in the name of reckless spending and obstructionism.)는 내용이다.

농무부의 홈페이지 안내 역시 재무부 못지않다. 이 역시 ‘급진 좌파 민주당’으로 표현하며 모든 책임을 민주당에 돌렸다. “급진 좌파 민주당의 셧다운으로 인해 예산 공백 기간 동안 이 정부 웹사이트는 업데이트되지 않는다”(Due to the Radical Left Democrat shutdown, this government website will not be updated during the funding lapse)고 적었다.
농무부는 한걸음 더 나아가 트럼프 대통령의 정부 운영 의지를 높이 평가하는 문구도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정부를 계속 운영하고 미국 국민에게 식량, 에너지, 의류를 제공하는 이들을 지원하기를 원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밝혔다”(President Trump has made it clear he wants to keep the government open and support those who feed, fuel, and clothe the American people)고 전했다.

재무부 장관 스콧 베센트(Scott Bessent)는 헤지펀드 매니저로 경력을 쌓았으며,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경제정책을 주도하고 있다. 그는 공화당 지지자로, 트럼프의 경제정책을 강력히 후원해왔으며 관세 확대, 세금 감면, 정부 지출 축소 등을 강조하는 보수 경제 성향 인사다.
브룩 롤린스(Brooke L. Rollins) 미 농무부 장관은 텍사스 출신의 보수 성향 정책가로, 트럼프 행정부와 밀접한 인물이다. 규제 완화와 가족농 중심의 ‘농부 우선(Farmers First)’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백악관도 예외가 아니다. 홈페이지에는 ‘오늘까지 며칠째’라는 셧다운 누적 일수를 표시하며 “민주당이 정부를 셧다운시켰다”(Democrats Have Shut Down the Government)는 문구를 내걸었다.

국무부(U.S. Department of State) 역시 “민주당 주도의 셧다운으로 인해 전체 운영이 재개될 때까지 웹사이트 업데이트가 제한된다”(Due to the Democrat-led shutdown, website updates will be limited until full operations resume)고 안내했다.

이에 비해 국방부(U.S. Department of War)와 상무부(U.S. Department of Commerce)는 책임 전가 없이 상황만 전했다.
국방부는 “전쟁부의 최근 예산안은 2025년 9월 30일 오후 11시 59분(미 동부시간)에 만료됐다”(The most recent appropriations for the Department of War expired at 11:59 p.m. EDT on Sept. 30, 2025)고 공지했다.

상무부 홈페이지에는 “연방 자금 지원 중단으로 인해 이 웹사이트는 현재 업데이트되지 않고 있다”(Due to a lapse in federal funding, this website is not being updated)고 명시돼 있다.

이밖에 미국 정부 공식 포털(usa.gov)도 “정부 일시 폐쇄로 인해 현재 이 웹사이트의 일부 내용이 업데이트되지 않고 있다”(As a result of a temporary government shutdown, portions of this website are not being updated at this time)며 비교적 객관적인 입장을 유지했다.
@2025 박영주의 시카고오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