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터, 1년 넘는 탐사 끝 뱅크시 신원 공개

본명 ‘로빈 거닝엄’…뉴욕 체포 자필 서명·우크라이나 출입국 기록 ‘결정타’

By 박영주 | yjpark@kakao.com | 시카고오늘
March 16, 2026. MON at 5:37 PM CDT

뱅크시 논란 신작
로이터가 1년 넘는 탐사 취재 끝 뱅크시 신원을 공개했다. /사진=뱅크시 인스타그램

수십 년간 미술계 최대 미스터리로 남아 있던 영국 익명 거리예술가 뱅크시의 신원이 마침내 밝혀졌다. 로이터는 13일(현지시간) 1년 이상의 탐사보도 끝에 뱅크시의 본명이 1973년 영국 브리스톨에서 태어난 로빈 거닝엄(Robin Gunningham)이며, 이후 데이비드 존스라는 이름으로 개명했다 고 보도했다.

로이터가 제시한 핵심 증거는 두 가지다. 첫째는 약 25년 전 뱅크시가 뉴욕에서 공공질서 위반 경범죄로 체포됐을 당시 작성한 자필 자백서로, 서명란에 로빈 거닝엄이라는 이름이 명시돼 있었다.  둘째는 2022년 우크라이나 탐사 취재 과정에서 확보한 출입국 기록으로, 뱅크시가 우크라이나에서 작품 활동을 하던 시기 데이비드 존스라는 이름의 여권 소지자가 동일한 국경을 통과한 사실이 확인됐다.

로이터는  매시브 어택(Massive Attack)의 리더 로버트 델 나자(Robert Del Naja)도 해당 우크라이나 방문에 동행했다고 보도했다. 델 나야는 오랫동안 뱅크시 본인이라는 의혹을 받아온 인물이다.  로이터는 두 사람의 행적을 분석한 결과 거닝엄만이 모든 결정적 현장에 함께 있었다고 결론 내렸다.

뱅크시의 오랜 매니저였던 스티브 라자리데스는 2008년 ‘메일 온 선데이’ 신원 폭로 이후 거닝엄의 법적 개명을 주선했으며, 이를 통해 이후 수년간 그의 행적 추적이 사실상 불가능해졌던 것으로 알려졌다.

뱅크시의 변호사 마크 스티븐스는 로이터에 서면을 통해 의뢰인이 보도 내용의 세부 사항 상당 부분을 인정하지 않는다고 밝혔으며, 보도가 예술가의 사생활을 침해하고 안전을 위협할 수 있다며 공개를 만류했다.  뱅크시의 회사 페스트 컨트롤 측은 “뱅크시는 아무 말도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만 전했다.

로이터는 익명성이 작품의 핵심이었던 세계적 예술가의 신원을 공개하는 것이 공익에 부합한다고 판단해 보도를 강행했다. 현재 인터넷상에는 다른 인물의 사진이 뱅크시로 잘못 유포되고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고 현지 언론들은 전했다.

한편 로이터에 따르면 2015년 이후 2차 시장에서 거래된 뱅크시 작품 총액은 약 2억 4,880만 달러(한화 약 3,300억 원)에 달한다.

‘페스트 컨트롤’(Pest Control Office)이라는 회사를 통해 작품 인증과 비즈니스를 관리한다. 이 조직은 매우 폐쇄적으로 운영되며, 선별된 VIP 컬렉터들을 대상으로만 비밀 판매를 진행하기도 한다.

당국은 뱅크시의 거리 예술을 ‘기물 파손’이 아닌 ‘국가적 보물’로 취급하며 거액의 예산을 들여 보존한다. 이에 대해 다른 거리 예술가들 사이에서는 뱅크시만 특혜를 받는다는 형평성 문제다 제기된다.

뱅크시는 익명성을 유지하면서도 막대한 영향력을 사회적 메시지 전달에 사용한다는 것이 로이터 분석이다.

팔레스타인 분리 장벽 인근에 ‘월드 오프 호텔’을 건립하고, 난민 구조선 ‘루이즈 미셸 호’의 운영 자금을 지원하고 있다.

또한 우크라이나 지원을 위해 한정판 프린트를 판매하여 25만 파운드를 기부했으며, 코로나19 당시 의료진을 기린 작품의 경매 수익금 1,680만 파운드를 NHS(영국 보건서비스)에 기부했다.

@2026 박영주의 시카고오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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