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타냐후 “예수, 칭기즈칸보다 나을 게 없다” 발언, 왜?

이란 전쟁 정당화 연설 중 윌 듀런트 인용… 기독교 우파 발칵·부랴부랴 해명

By 박영주 | yjpark@kakao.com | 시카고오늘
March 23, 2026. MON at 6:44 PM CDT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이란과의 전쟁을 정당화하던 중 “예수 그리스도는 칭기즈칸보다 나을 게 없다”는 발언을 해 미국 보수 기독교계를 중심으로 후폭풍이 거세다.

당장 미국 내 친이스라엘 세력인 복음주의 기독교 중심 마가(MAGA)들이 발끈했다. 이에 쫓겨 네타냐후는 이튿날 직접 해명 성명을 발표해 “예수를 모욕한 것이 아니다”고 급히 진화에 나섰다.

왜 네타냐후는 그런 뱔언을 했을까? 그 발언 취지는 무엇이었을까. 궁금했다. 정리해봤다.

네타냐후 총리는 지난 19일(현지 시간) 예루살렘에서 이란과의 개전 이후 처음 영어로 진행한 외신 기자회견에서 “역사는 불행하게도 예수 그리스도가 칭기즈칸보다 나을 게 없다는 것을 증명한다”며 “충분히 강하고, 무자비하고, 강력하다면 악이 선들 이기고, 공격성이 온건함을 이긴다”고 말했다.

미국의 역사학자 윌 듀런트가 윌 듀런트가 자신의 아내 아리엘과 함께 집필한 저서 ‘역사의 교훈’(The Lessons of History)을 인용하며 그가 발언한 내용은 다음과 같다.

“아시다시피, 20세기 최고의 작가 중 한 명이자 제가 매우 존경하는 역사학자 윌 듀런트가 있습니다. 그는 많은 책을 썼고, 저는 대부분 읽었습니다. 그는 또한 100페이지 남짓한 짧은 책인 ‘역사의 교훈’을 썼는데, 거기서 그는 역사가 불행하게도 예수 그리스도조차 칭기즈칸에게 이길 수 없다는 것을 증명한다고 말합니다. 왜냐하면 충분히 강하고, 충분히 무자비하고, 충분히 강력하다면 악이 선을 이길 것이기 때문입니다. 공격성이 온건함을 이길 것입니다. 그러니 선택의 여지가 없습니다. 오늘날 세계를 보면, 미국을 비롯한 민주주의 국가들이 스스로를 방어하려는 의지를 다시금 보여줘야 한다는 사실을 외면할 수 없습니다. 위험의 요란한 종소리가 울려 퍼지기 전에, 너무 늦게 깨어나기 전에, 아직 시간이 있을 때 적에 맞서 싸워야 합니다. 지금 우리가 처한 상황이 바로 그렇습니다.”

이렇게 말하면서 네타냐후는 “선한 문명이라도 강해지지 않으면 야만에 무너질 수 있다”는 논리로 이스라엘과 미국의 이란 군사작전을 정당화하려 했다.

그러나 발언의 파장은 즉각적이었다. 일부 맥락을 잘라낸 클립이 소셜미디어에서 빠르게 확산되며 X(옛 트위터)에서만 2500만 회 이상 조회수를 기록했다. 기독교 우파 반응은 특히 격렬했다.

보수 성향 계정 ‘더 패트리엇 보이스’는 “어떻게 ‘크리스천 시오니스트’들이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를 문자 그대로 증오하고 조롱하는 인물을 지지할 수 있나”라고 맹비난했다.

보수 평론가 오언 슈로이어도 “이 짧은 발언에서 네타냐후는 기독교인과 예수 그리스도를 모욕하고, 선하게 사는 것에 아무 의미가 없다고 주장하며, 이스라엘의 전쟁에 참여하는 것 외에 선택지가 없다고 말했다”고 날을 세웠다.

피트 헤그세스 국방부 장관 측근으로  남부연합을 옹호하는 조슈아 헤임스는 트윗을 통해 “예수 그리스도 이름을 모독하는 어떤 국가도 우리 동맹국이 아니며, 하물며 우리의 ‘가장 큰 동맹국’일 리가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네타냐후 예수 칭기즈칸
네타냐후 발언 비판하는 미국 기독교 보수 우파 X 게시글

반발이 거세지자 네타냐후 총리는 다음 날인 20일 자신의 X 공식 계정을 통해 직접 해명에 나섰다. 그는 “이스라엘에서 기독교인들은 보호받고 번영하고 있다. 분명히 말하지만, 나는 기자회견에서 예수 그리스도를 모욕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어 “나는 예수 그리스도를 열렬히 존경했던 윌 듀런트를 인용한 것”이라며 “도덕성만으로는 생존을 보장할 수 없다는 것이 듀런트의 주장이었다. 도덕적으로 우월한 문명도 스스로를 방어할 힘이 없다면 잔인한 적에게 무너질 수 있다. 모욕할 의도는 전혀 없었다”고 강조했다.

이번 논란은 네타냐후 정부가 미국 보수 친이스라엘 여론을 다지기 위해 MAGA 계열 인플루언서들과의 관계를 공들여 구축해 온 시점에 나왔다는 점에서 외교적으로도 뼈아픈 자충수라는 평가다.

@2026 박영주의 시카고오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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