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오생각] 확진율을 돌려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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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리노이 공중보건국(IDPH)이 코로나19 현황 보고 방법을 ‘또’ 바꿨다. 이번엔 아예 검사 횟수와 그를 기반한 확진율 항목을 아예 빼버렸다. 자가진단 시 양성 판정을 보고하지 않도록 해 얼마나 많은 검사가 이뤄지는지 모르니 통계가 무의미하다는 게 IDPH 설명이다. 이는 이번 주 금요일 주간통계 발표에도 적용됐다.

얼마나 많은 검사가 이뤄졌는지 알 수가 없다. 검사량을 모르니, 확진율도 산출할 수가 없다. 당연히 ‘예고한 대로’ 이 발표자료에도 확진율 항목은 빠졌다.

앞서 IDPH는 지난 12일 지역사회 차원에서 코로나19를 추적하기 위한 새로운 연방 지침을 채택한다고 발표했다. IDPH는 질병통제예방센터(CDC) 새 지침이 지역사회 내 코로나19 전파 현황을 더 잘 파악하기 위해 감염률과 입원을 강조한다며 “더는 음성 검사 결과를 연방정부에 보고할 필요가 없게 됨에 따라 IDPH도 더 이상 검사와 확진율을 보고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CDC 방침 변경에 따라 주정부는 더 이상 음성 항원 검사(급속 검사) 결과를 보고할 필요가 없고, 인증 실험실에서 수행한 음성 PCR 및 NAAT(핵산 증폭 검사) 결과만 보고하면 된다. 또한 가정 내 검사가 증가함에 따라 전국적인 검사 데이터가 더이상 대표성을 띄지 못한다는 게 IDPH 설명이다.

CDC는 현재 지역사회 바이러스 전파 평가를 위한 새로운 지표로 ▲7일간 보고된 10만 명당 신규 확진 사례 ▲7일간 10만 명당 신규 입원 환자 수 ▲코로나19 환자가 차지하는 병상률 세 가지를 제시하고 있다.

IDPH 관계자는 이러한 지표에 근거해 낮은 전파 범주 지역에는 백신 접종을 강화하고, 중간 범주 지역에는 노인 등 고위험군 사람 대상 마스크 착용을 권고하고, 전파가 높은 지역에는 실내 공공장소 마스크 착용을 권장한다는 계획이다.

IDPH는 CDC 새 지침을 채택하는 것 외에도, 코로나19 대시보드의 데이터를 강화해 커뮤니티가 바이러스 진행 과정의 변화에 대응할 수 있도록 추가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IDPH가 코로나19 대시보드에서 공유됐거나 새로 공유할 데이터는 ▲접종 자격이 있는 전체 인구를 반영하기 위한 백신 접종률 데이터 업데이트 ▲코로나19 진단으로 병원에 입원한 사람 수 ▲입원 환자들 예방접종 상태에 대한 정보를 포함, 입원에 대한 보다 자세한 데이터 등이다.

다만 IDPH 이번 방침 변경은 통계에서 빼기로 한 ‘검사 수’와 ‘확진율’이 여전히 ‘지표’로 유의미하다는 점에서 아쉽다. 본지는 팬데믹이 시작된 지난 2020년 4월부터 일일 코로나19 현황에 이어 주간 현황을 상세 분석해 보도해왔다. IDPH 공개 데이터를 기반한 것으로, 특히 확진율은 지역 코로나19 추세를 파악하는 핵심 지표였다. 현황에 울고 웃었던 것도 이들 지표가 있어 가능했다.

음성 결과를 더이상 보고하지 않고, 자가진단이 늘어 검사 수 집계가 무의미해졌고, 그래서 이를 발표하지 않기로 했다는 IDPH 설명은 다소 이해하기 어렵다. 총검사량을 집계할 수 없다면, (검사에 기반한) 확진사례 건수도 정확하지 않은 건 매한가지 아닌가. 얼마나 검사가 이뤄지는지 모르는데, 확진자 수는 알 수 있다? 그래서 이 수치는 계속 발표한다?

검사량을 모르니 ‘분모’가 없어 확진율(확진자수/검사자수×100)은 발표할 수도 없다. 이제 신규 확진자가 늘고 주는 것만 알 수 있을 뿐이다. 검사를 많이 하면 확진자가 늘고, 적게 하면 당연히 줄어든다. 그래서 ‘추세’를 좀 더 정확히 알기 위해 확진율이 필요했던 것. 이는 ‘검사 많이 하면 확진자도 늘어난다’고 트럼프 진영에서 주장했을 때 ‘그래서 확진율을 봐야 하는 것’이라고 과학계와 반대 진영에서 강변했던 데서도 알 수 있다.

게다가 이번 IDPH 방침 변경이 코로나19 재확산이 다시 시작된 시점에 이뤄졌다는 점도 다소 의아하다. 올해 말(11월 8일) 일리노이 주지사 선거가 있다는 점은 일부 또 의혹을 증폭시키는 요인이기도 하다.

시카고 시 보건당국(CDPH)은 여전히 매일매일 신규 확진자 수는 물론, 검사 수와 확진율 데이터를 공개한다. 개인적으로 이게 맞다고 생각한다. 지표는 추세를 파악하기 위한 것이고, 100% 정확한 집계가 있을 수 없다면 그 자체 의미가 있다는 판단이다.

IDPH 이번 조치가 ‘책임 방기’이자, ‘허울 좋은 구실로 현황을 오도할 수 있는 또 다른 형태의 자기 회피’라고 생각하는 이유다. 확진율을 돌려달라.

<07:460418..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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