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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6년 구입 ‘러시아 전쟁포로’ 의혹 재점화…미술관측 부인
박영주 기자(yjpark@kakao.com)
Mar 4. 2024. MON at 5:48 AM CST
시카고 미술관(The Art Institute of Chicago)이 소장한 그림이 나치 약탈품이라는 논란에 휩싸였다. 미술관 측은 이를 부인했다.
시카고 아트 인스티튜트는 당국이 나치가 약탈했다고 주장하는 그림을 구입하면서 홀로코스트 당시 도난당한 예술품을 구매했다는 증거에 대해 모른체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NBC시카고 등이 지난주 뉴욕에 제출된 법원 문서를 인용해 보도했다.
논란이 된 그림은 에곤 실레(Egon Schiele)의 작품 ‘러시아 전쟁 포로’(Russian War Prisoner)이다. 이 그림을 둘러싼 수십 년간의 ‘침묵의 방조’로 인해 시카고 미술관이 이득을 봤다는 주장이 법원 문서에 담겼다.
맨해튼 지방검찰청은 160페이지 분량의 이 서류에서 이 작품이 나치에 의해 카바레 스타 프리츠 그륀바움으로부터 도난당한 후 미술품 거래상을 통해 세탁돼 뉴욕에 도착했다고 주장했다.
시카고 아트 인스티튜트는 1966년 이 작품을 구입했을 때와 수십 년 후 작품의 출처에 대한 의문이 제기됐을 때 작품의 출처에 대해 ‘합리적인 조사’를 하지 않았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그륀바움의 상속인들은 수년 동안 ‘러시아 전쟁 포로’와 그의 다른 예술품들을 돌려받기 위해 노력해 왔다. 1938년 다하우 강제수용소로 보내졌을 때 연주자이자 작곡가였던 그륀바움은은 나치 당국에 이들 예술품을 강제로 넘겨야만 했다. 그는 1941년 그곳에서 사망했다.
맨해튼 지방 검사 앨빈 브래그의 사무실은 그륀바움이 소유하고 있던 실레의 그림 10점을 압수했고, 검찰청의 유물 밀매 부서에서 도난품으로 확인했다.
이 중 뉴욕 현대미술관과 캘리포니아 산타바바라 미술관에 있던 작품을 포함한 9점은 그륀바움의 상속인에게 반환됐고, 시카고 아트 인스티튜트만 유일하게 그의 작품을 소장하고 있다.
시카고 미술관은 이에 대해 “이 작품을 합법적으로 소유하고 있다고 확신한다”며 이러한 의혹을 부인했다고 NBC시카고는 전했다.
미술관 측은 그륀바움의 처제인 마틸드 루카츠가 ‘러시아 전쟁 포로’를 물려받은 후 1956년 다른 작품과 함께 스위스 미술상인 에버하르트 콘펠트에게 팔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미술관 관계자는 “프리츠 그륀바움의 처제인 마틸드 루카츠가 1956년에 이 작품을 팔았다”며 “이 작품을 불법적으로 소유했다면 반환할 것이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한편, 2018년 뉴욕주 대법원은 그륀바움이 사망하기 전 자신의 컬렉션을 자발적으로 포기하지 않았다고 판단하고 상속인에게 작품을 반환하도록 명령한 바 있다.
그러나 지난 11월 판사가 그륀바움의 상속인들이 소멸시효가 만료된 후 그림에 대한 소유권을 청구했다는 판결을 내린 후 아트 인스티튜트는 ‘전쟁 포로’의 소유권을 인정받게 됐다.
@2024 박영주의 시카고오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