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결국 LA에 해병대 파병…강경대응 결과는?

Views: 1

“법질서 회복” 명분 불구 ‘책략’ 비판…시카고, 뉴욕 등 반트럼프 확산

박영주 기자(yjpark@kakao.com)
JUN. 9. 2025. MON at 6:51 PM CDT

미 해병대 LA 파병
결국 트럼프가 ‘해병대 카드’를 꺼내들었다. 어떤 결과를 초래할 지 많은 사람들이 우려하고 있다. LA에 배치되는 트웬티나인 팜스(Twentynine Palms)) 제7해병대 제2대대 소속 대원들 모습. /사진=Marine Corps Air Ground Combat Center Twentynine Palms

로스앤젤레스(LA)에서 이민 단속에 반대하는 시위가 격화되면서, 트럼프 행정부가 약 700명의 미 해병대를 배치하기로 결정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CNN, ABC 뉴스, 로이터 등 여러 언론 보도에 따르면, 이 해병대는 캘리포니아주 트웬티나인 팜스(Twentynine Palms))에 있는 제7해병대 제2대대 소속으로, 미 북부사령부는 지난 8일(일) 국방부가 필요로 할 경우 “배치할 준비가 된 상태”라고 밝혔다.

이들은 시위 대응을 위해 약 2,000명의 주방위군(National Guard)과 함께 ’태스크 포스 51’(Task Force 51)이라는 이름으로 활동할 예정이다. 이 결정은 캘리포니아 주지사 개빈 뉴섬(Gavin Newsom)과 로스앤젤레스 시장 카렌 배스(Karen Bass)의 동의 없이 이뤄져 큰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일부에서는 주방위군에 이어 해병대까지 동원하는 트럼프 행위에 대해 ‘스스로 몰락을 자초하고 있다”는 매운 비판도 내놓고 있다. ‘불체자 도시’(성소도시) LA를 타깃으로 삼아 지지자들을 결집하려는 행보라는 해석이다. 당장, LA와 연대하는 시카고, 뉴욕 등지에서도 반트럼프 시위가 격화될 조짐이어서 주목된다.

배경: 이민 단속과 시위

지난 주말, 로스앤젤레스와 인근 파라마운트(Paramount) 지역에서 이민 단속(ICE raids)에 반대하는 시위가 벌어졌다. 시위는 일부 폭력적으로 변하며 차량 방화와 경찰과의 충돌이 발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법질서의 붕괴’로 규정하며 주방위군 2,000명을 배치했고, 9일 해병대 약 700명 추가 투입이 결정된 것이다. 이들은 연방 시설과 인원을 보호하고, 군중 통제 및 상황 완화을 훈련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캘리포니아 주와의 갈등 폭발

캘리포니아 주지사 개빈 뉴섬은 이번 군대 배치를 “불법적이고 부도덕하다”고 비판하며, 트럼프 행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겠다고 밝혔다. 뉴섬은 “지방 당국의 법 집행 능력이 충분하다”며 연방 정부의 개입이 불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로스앤젤레스 시장 카렌 배스 역시 CNN 인터뷰에서 연방 정부에 “긴장을 완화하라”고 촉구하며, 추가 이민 단속이 “혼란을 야기할 것”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이에 대해 트럼프는 ‘국경 차르’ 톰 호먼이 뉴섬 주지사 체포 가능성을 언급하자 이를 지지하는 발언을 하기도 했다.

군대 역할과 법적 논란 가열

미 북부사령부(U.S. Northern Command)에 따르면, 해병대와 주방위군은 군중 통제, 상황 완화, 연방 시설 보호 등의 임무를 수행할 예정이다. 그러나 ’포세 코미타투스 법’(Posse Comitatus Act. 1878년 제정)에 따라, 연방 군대는 대통령이 ’반란법’(Insurrection Act)을 발동하지 않는 한 국내 치안 활동에 직접 참여할 수 없다. 현재까지 트럼프 대통령은 반란법 발동 여부에 대해 “상황을 지켜보겠다”고만 언급했으며, 이는 법적 논란을 더욱 부추기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 강경 고수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배치를 “국민의 안전을 지키기 위한 조치”라고 옹호하며, 시위대를 “폭력적인 사람들”로 묘사했다. 국방부 장관 피트 헤그세스(Pete Hegseth)는 “폭력이 계속된다면” 추가로 해병대를 동원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백악관은 뉴섬 주지사의 소송 위협을 “터무니없다”고 반박하며, 이번 조치가 이민 정책 강화를 위한 필수적 대응이라고 주장했다.

로스앤젤레스 최근 상황

6월 9일 기준, 로스앤젤레스 다운타운과 파라마운트 지역에서는 시위가 계속되고 있으며, 일부 지역에서 최루가스와 플래시뱅(섬광탄)이 사용됐다. 로스앤젤레스 경찰국(LAPD)은 8일 29명을 체포했다고 밝혔다. 또한, 연방 교도소와 이민 구금 시설 근처에서 시위대와 보안군 간 대치가 이어지고 있다.

‘군대 동원’ 반응과 우려

캘리포니아 주 당국과 민주당은 이번 군대 배치를 “권위주의적”이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버몬트주 상원의원 버니 샌더스는 트럼프의 결정이 “미국을 빠르게 권위주의로 몰아가고 있다”고 경고했다. 반면, 공화당 측은 뉴섬 주지사가 시위 통제에 실패했다고 비판하며 트럼프의 결정을 지지했다.

로스앤젤레스에서의 해병대 배치는 트럼프 행정부의 강경한 이민 정책과 맞물려 정치적, 법적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주 정부와 연방 정부 간 갈등이 심화되는 가운데, 시위가 계속되며 추가적인 긴장이 예상된다. 상황은 여전히 유동적이며, 향후 트럼프 대통령이 반란법을 발동할지, 또는 주 정부의 소송이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2025 박영주의 시카고오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