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리노이 첫 ‘덕 도넛’ 매장 방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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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려고 해서 간 게 아니다. 물론 ‘오픈’ 사실을 알지도 못했다. 차량 정기점검을 위해 리버티빌 도요타 지점을 들렀다. 언제나 그렇듯, 차를 맡기면 그때부터 긴긴 대기 시간. 뭘 그렇게 꼼꼼히 검사하는지, 많게는 1시간 가까이 잡아둔다. 이날도 그랬다. 기다리며 뭘 하나? 휴대폰 검색. 구글 검색하려 들어가는 데 초기 창에 ‘일리노이 첫 ‘덕 도넛’(Duck GDonuts) 매장 오픈’ 기사가 맨 위 떠있더라. 뭐지? 눌러봤다. 생각지 않았던 ‘덕 도넛’ 탐방은 그래서 시작됐다.

도넛이라고는 ‘던킨’하고 ‘크리스피크림’ 이런 건 알아도 ‘덕 도넛’은 첨 들었다. ‘덕’이 그 ‘덕’(duck)인 것도 물론 첨 알았다.(왜 도넛 브랜드 이름에 ‘오리’를 붙였을까? 이유는 나중에. 물론 추론.) 근데 ‘일리노이 첫 번째 매장’인데다 마침 리버티빌에 있었고, 구글 맵 검색하니 불과 5분 거리. 가야지. 촉이 발동하는 데, 안 갈 내가 아니고.

그래서 갔다. 차량 점검을 마치고(언제나처럼 검사 결과지를 들이밀고 딜러점 직원 ‘이거 고치고 저거 고치고 그러면 얼마’ 설명한다. 다 못 알아듣지만, 늘 정해진 대답은 “고마워, 근데 오늘은 아냐. 엔진오일만 갈아줘” 이거. 이번에는 브레이크도 손봐야 한대서 살짝 망설였는데, ‘딜러 비싸, 차라리 한인 정비소에’ 이런 생각으로 참았다.(음)

그리고 맵 좇아 차를 몰았다. 리버티빌 다운타운은 언제나 ‘멋’지다. 마치 미국 7,80년대 영화에 나오는 ‘미국미국한’ 모습이랄까. 밀워키길 다운타운을 따라 운전하다 보면 ‘언제 함 여기 다 한번 찬찬히 둘러봐야겠다’ 그런 생각 절로 드는 정갈한 동네다. 목적지 도착해 길거리 주차하고 내렸다. ‘어디지?’ 했는데, 바로 찾았다. 골목 안쪽 한 무더기 사람들이 몰려있었고, ‘혹시?’ 했는데, 바로 거기였다. 그야말로 ‘오픈빨’.

이 매장 오픈 소식을 전하는 현지 신문에 따르면 매장 오픈은 불과 3일 전, 지난 12일(목)이다. 플로리다에서 덕 도넛을 먹어본 사람 싱글 맘 둘(Felicia Osler, Kelsey Anderson)이 ‘환장해’ 몇개월 간 준비 끝 리버티빌 다운타운(111 School St., just east of Milwaukee Avenue)에 일리노이 최초 매장을 열었다.

Felicia Osler(왼쪽), Kelsey Anderson 이 두 사람이 오픈했다./사진=데일리 헤럴드

대로변 뒤쪽 큰 건물에 딸린 작은 건물에 ‘간판도 없이’(못봤나) 매장이 있었다. 야외에서 한 무더기 사람들이 이미 도넛을 먹고 있었고, 더 많은 사람이 들고 나면서, 기다리면서 차례를 기다렸다. 꽤 많은 사람들이 북적거렸다.

(물론 많은 사람들. 그러나 이미 2000년께 시카고에 잠깐 머물 때 버논 힐에 처음 ‘크리스피크림 도넛’이 들어오던 당시를 직접 경험한 입장에선 별로다. 그때 건물을 둘러싸고 거짓말 조금 보태 사람들 두 줄로 설 정도 인산인해를 이뤘다. 경찰이 출동해 사람들 교통정리 하던 기억도. 뭐 그때에 비하면 이 정도야….. 근데 2015년 다시 시카고 왔더니 이 크리스피도넛 매장 없어졌다는 건 안비밀.)

일리노이 최초 ‘덕 도넛’ 매장. 꽤 많은 사람들이 가게 앞에 있었다.

입구는 또 왜 이렇게 좁은지. 실내도 넓진 않았다. 마스크 안 쓴 사람들 엄청 북적여 들어가기 망설였지만, ‘리뷰’ 일념으로 마스크도 안쓴 채 그냥 들어갔다. 정말 안에 빼곡한 사람들이 ‘픽업’ 코너 앞 장사진을 이뤘다.(그 많은 사람 중 마스크는 딱 한 사람 썼더라…) 주문은 안쪽에서 받는다. 헤집고 들어갔다. 잠깐 위치를 잡고 안을 둘러봤다. 투명창 안쪽 한쪽에서는 직접 도넛 만드는 과정을 볼 수 있도록 해놓았다.(크리스피도넛 벤치마킹? 근데 ‘공짜 1개’는 안 준다.) 애들 신기한 듯 유리창에 탁 붙어 열심히 이 광경을 구경한다.

저기서 주문 받는다.

왔으니 먹어봐야지. 일단 주문 시도. 메뉴판 보니 도넛 한 개에 2.25불. 하프 다즌(6개) 12.50불, 12개짜리 다즌이 22불이다. 안 싸다. 근데 비싸 못 산 게 아니다.(정말이다) 주문했더니 직원 왈 “근데 1시간 기다리셔야 해요.” 뭥미? 그 시각 볼일 보고 다시 오라지만, 딱히 그렇게까지 먹고 싶지는. 다음에 먹어보기로 했다.

비싸다. 메뉴판 왼쪽은 ‘주문제작’ 매뉴얼. 

*[원글] 시카고에서 OO하기 45; 마흔다섯번째. 시카고에서덕 도넛매장 가보기

덕 도넛은 주문제작(made-to-order vanilla cake doughnuts)이 차별화 포인트. 브랜드 이름 밑에도 아예 박혀있지만,(‘WARM, DELICIOUS & MADE TO ORDER’) ‘주문 제작’ 도넛으로도 유명하다. 어떻게 주문하는지는 메뉴판에 잘 설명해놓았다. ‘네 도넛을 직접 만들어라’(BUILD YOUR BOX) 이렇게 써놓고 ‘프레시 바닐라 케이크 도넛’(fresh vanilla cake doughnuts)을 기본으로 여기에 코팅과 토핑을 선택하고, 드리즐을 얹을 수 있도록 했다.(이래서 주문이 밀리나…)

노스캐롤라이나주 도시인 ‘덕'(Town of Duck)에서 처음 만들어 ‘덕 도넛’이 됐다. 추론이다. 

한 쪽에서 텀블러도 팔고, 옷(셔츠), 컵 등 다양한 굿즈도 팔고 있다. 물론, 사람들은 다 도넛에 몰려있다.

덕 도넛. 잠깐 소개하자면 2007년 노스캐롤라이나주 덕(Duck)과 키티 호크(Kitty Hawk)의 해변 리조트 마을에 첫 번째 지점을 열었다.(추론컨대, ‘덕 도넛’ 이름은 이래서 정해진 듯. ‘타운 오브 덕’(Town of Duck), 정말 있다.) 펜실베이니아주 메카닉스버그에 본사를 두고 있으며, 2013년 프랜차이즈를 시작해 현재 미국 21개 주에 100개 이상이 현지인 소유·운영 매장을 두고 있다.

/사진=덕 도넛 페이스북

담엔 먹어보자. ‘담’에 갈지는, 모르겠다.

*동영상으로 보기.

<16:170514.흙.2022.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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