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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스트’ ‘인 터 파크’ 등 6월 ‘프라이드 먼스’ 행사 빼곡
*박영주 기자(yjpark@kakao.com)
*JUN 18. SAT at 6:54 AM CDT
매년 6월이면 시카고도 ‘프라이드 먼스’(Pride Month. 자긍심의 달)로 뜨겁다. 지역 내 성소수자들(LGBTQ+)과 이를 지지하는 많은 사람이 퍼레이드와 페스티벌 등 다양한 행사로 이달을 즐긴다. 특히 시카고에서 열리는 ‘프라이드 퍼레이드’는 매년 수십 만 명이 참가할 정도로 미국은 물론, 전 세계에서도 유명한 행사. 올해는 지난 2년간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취소됐다가 3년 만에 열리는 것으로, 6월 말 퍼레이드에 거는 기대가 크다.
이 기간 시카고에서는 크게 세 가지 행사가 열린다. 성소수자들의 대규모 축제이자 행진인 ‘시카고 프라이드 퍼레이드’(Chicago Pride Parade)와 매년 퍼레이드가 열리기 한 주 전 열리는 ‘프라이드 페스트’(Chicago Pride Fest), 연례 야외 음악 축제인 ‘프라이드 인 더 파크’(Pride in the Park)가 그것이다.
6월 LGBTQ와 앨라이(ally. 성소수자가 아니면서 성소수자를 지지하는 사람들)들의 축제, 하나씩 알아보자.
먼저 용어설명. LGBTQ가 뭐지? ‘플러스’(+)가 붙어 LGBTQ+는 또 뭐고? LGBTI는 또 뭐? 모두 성소수자를 뭉뚱그려 부르는 이름이다. LGBTQ는 레즈비언(Lesbian), 게이(Gay), 양성애자(Bisexual), 트랜스젠더(Transgender) 앞 자를 따와 합해서 부르는 조합어이다. 여기에 ‘+’를 붙여 이외 다른 성소수자들을 포함한다. LGBTI는 ‘퀴어’(Q) 대신 ‘인터섹스’(Intersex. 간성)의 ‘I’를 넣은 것이다. 앰네스티에서 주로 이 단어를 쓴다.
프라이드 먼스 시초 ‘스톤월 항쟁’
그렇다면 왜 6월을 프라이드 먼스로 부르며, LGBTQ와 앨라이들이 기념하는 걸까. 여기엔 아픈 사연이 있다. 1969년 당시 미국에서는 성소수자들의 핍박이 거셀 때였다. 동성애는 불법이었고, 스스로 성소수자임을 드러내면 공격당하거나 일자리를 잃고 심지어 체포되는 경우도 있었다. 이때 뉴욕의 한 주점인 ‘스톤월’(Stonewall)이 이들의 이른바 해방구였다. 여기 성소수자들이 모여 자기들의 정체성을 드러내고 안전하게 모일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장소였다.
그해 6월 28일 스톤월에 경찰이 들이닥쳤고, 그 안의 사람들을 체포하면서 저항이 시작됐다. 성소수자들은 물론 이를 지지하는 많은 사람이 연대해 4일간 치열한 투쟁과 공방을 벌였고 이는 성소수자들의 제도적인 차별과 핍박에 공개적으로 저항한 사건으로 기록된다. 스톤월 항쟁(Stonewall riots)은 이후 성소수자 해방 운동의 시발점으로 평가받는다.
스톤월 항쟁이 있고 이듬해인 1970년 6월 28일 사람들이 스톤월 주점이 있는 크리스토퍼 거리에 모여 첫 LGBTQ 거리 행진을 벌였고, 이게 6월 프라이드 퍼레이드를 전 세계 확산시키는 시초가 됐다. (도움: 국제앰네스티)
시카고 LGBTQ 축제(1) 프라이드 퍼레이드
시카고의 프라이드 먼스 축하 행사는 6월 한 달 내내 축제와 이벤트로 진행된다. 전통적으로 6월 마지막 월요일 축제의 대미를 장식한다고 할 수 있는 연례 시카고 프라이드 퍼레이드가 열려 절정에 이른다. 시카고시 첫 커밍아웃한 동성애자 시장인 로리 라이트풋이 참여한 지난 2019년 제50회 프라이드 퍼레이드 당시 행사를 즐긴 사람은 모두 100만 명에 달했던 것으로 추산됐다.
올해 2022년 제51회 시카고 프라이드 퍼레이드는 6월 26일(일) 정오에 업타운(Uptown) 지역 몬트로즈 애비뉴(Montrose Avenue)와 브로드웨이(Broadway)에서 시작하며, ‘시카고 LGBTQ의 성지’라 부르는 ‘보이스타운’(Boystown. 현 Northalsted) 지역(노스 사이드 인근 노스 홀스테드 스트리트)을 행진한다. 퍼레이드는 링컨 파크의 다이버시 파크웨이(Diversey Parkway)와 쉐리던 로드(Sheridan Road) 교차로 근처에서 시카고시의 북쪽을 가로질러 끝난다. (지도)
주최 측은 가장 활기찬 장면을 볼 수 있는 명소로 벨몬트 애비뉴(Belmont Ave.)와 그레이스 스트리트(Grace Street) 사이에 있는 노스홀스테드 스트리트의 보이스타운 섹션을 꼽았다. 덜 붐비는 곳은 브로드웨이 인근 또는 벨몬트 애비뉴와 다이버시 파크웨이 사이 프로드뤠이를 따라 어 빙 파크 로드 북쪽을 추천했다.
퍼레이드 관람은 무료.
시카고 LGBTQ 축제(2) 프라이드 페스트
시카고 프라이드 페스트(Chicago Pride Fest)는 지금도 ‘보이스타운’(Boystown)으로 더 잘 알려진 시카고 노스홀스테드 지역의 연례행사로 노스홀스테드 비즈니스 얼라이언스(Northalsted Business Alliance)가 제공한다. 올해 6월 18일(토)과 19일(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10시까지 열린다.
(‘보이스타운’은 시카고의 성소수자들이 모여 살던 지역으로 1980년대부터 이 이름으로 불리다, 이름에 ‘보이’가 있어 한쪽에 치우친다는 지적에 따라 2021년 ‘노스홀스테드’로 지역명을 바꿨다. 개명 반대는 지금도 많다. 사람들은 지금도 ‘보이스타운’이라 부른다.)주말 동안 사람들은 음악 공연과 각종 전시, 훌륭한 음식과 음료를 즐길 수 있다. 특히 화려한 젠더 의상 쇼인 드래그 쇼(Drag show)와 애완동물 퍼레이드는 놓칠 수 없는 볼거리. 저녁에는 참가자들이 보이스타운 클럽에 모여들어 밤늦게까지 파티를 즐길 수도 있다.
주최 측은 “이 축제는 시카고 프라이드 퍼레이드 전 축하 행사”라며 “믿을 수 없는 엔터테인먼트로 가득한 수많은 참가업체의 다양한 무대가 마련된다”고 소개했다.
프라이드 페스트 참석은 무료. 다만 프라이드 페스트 입구 게이트에서 자발적 기부를 요청한다. 이 기부금은 지역사회 지원 프로그램에 쓰인다.
시카고 LGBTQ 축제(2) 프라이드 인 더 파크
시카고 시내의 유서 깊은 그랜트 파크에서 열리는 야외 음악 축제 ‘시카고 프라이드 인 더 파크’(Chicago Pride in the Park)는 2019년 시작됐다. 2019년 6월 열린 첫 번째 프라이드 인 더 파크에는 주최 측에 따르면, 약 5,500명의 사람들이 참석했다.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으로 행사가 취소됐지만, 2021년 재개된 이틀간 축제에는 모두 3만 명 이상의 관객이 행사를 함께했다.
올해는 6월 25일(토)부터 26일(일)까지 역시 시카고 도심의 그랜트 파크에서 열린다. 체인스모커스(The Chainsmokers), 알레소(Alesso), 레베카 블랙(Rebecca Black), 스펜서 브라운(Spencer Brown), 모넷 X 체인지(Monet X Change), 다야(Daya), 소시 산타나(Saucy Santana) 등 다수 뮤지션이 출연한다.
유료. 이틀 행사 입장료 95달러, 25일과 26일 입장료 각각 50달러, 45달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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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박영주의 시카고오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