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마트 한국산 냉동 오징어 물회 먹어봤다

Views: 745

오징어 별로 없고 무생채 가득…할인가 3.99불 제일 만족

박영주 기자(yjpark@kakao.com)
AUG 20. 2023. SUN at 3:02 PM CDT

시카고에 살면서 이래저래 회는 여차여차 가끔 먹는다. ‘횟집 여자랑 결혼하지 그랬냐’ ‘이럴 거면 미국 왜 왔냐’ 회 너무 좋아해 왕왕 듣는 구박이기도 하지만 다양하진 않아도, 그나마 구색 갖춰 회는 가끔 먹는다.

H마트 발효 물회
저평가됐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내심 기대가 컸다. 게다가 9,99불 짜리 제품을 단돈 3.99불에 판매.

못 먹는 건 물회다. 한국 가서 빼놓지 않고 먹고 오는 게 그래서 물회. 얼큰달콤한 빨간 육수에 여러 횟감과 야채, 다양한 재료 듬뿍 담아낸 물회를 보면 말 그대로 ‘환장’한다. 이걸, 시카고에서는 먹을 수가 없다. 한인마트에서 횟감이랑 물회 육수 사다 집에서 만들어 먹는 방법 있다지만 이게 또 한 수고 한다. 맛도 보장할 수 없다. 그래도 한번 ‘해달라’ 했다가 맞아 죽는 줄 알았다. 그냥 그 뒤로 입 닥치고 살고 있다.

그러다 이 제품을 봤다. 교차로에 실린 광고에서 ’물회‘만 보였다. 

‘포항 발효 물회’<SPICY COLD RAW FISH SOUP(SQUID)>라는 이름으로 H마트가 판매 중이다. 제조사 ‘과일•곡물효소로 발효시켜 감칠 맛이 깊다’고 홍보한다. 창립 40주년 기념으로 이달 24일(목)까지 9.99불 제품 3.99불에 판다. 

H마트 발효 물회
오른쪽 저 하얀 거 포장 커터.

H마트 발효 물회

나일스 H마트에서 처음에 2개 샀다가 2개 더 샀다. 미씨방 아줌마들 이미 ‘맛없다’ 한바탕 맛평 지나갔단 얘기 들은 터라 큰 기대는 하지 않았다. 그냥 즉석 물회, 흉내낸 맛이나 보자 생각했다. 

이게 뭐라고 개봉샷도 찍었다. 냉동 상태라 한 세 시간 상온에 내놓았더니 녹았다. 포장 뚜껑 위 놓인 흰 부속물 뭔가 했더니 밀폐 비닐 뚜껑 ‘따는’ 용도다. 열었다.

포장지에 탐나는 그림과 함께 ’오징어 35%‘라고 적혀있다. 근데 오징어, 안 보인다. 무 생채만 90% 넘는다. 휘저어 보여도 ‘35% 있어야할’ 오징어 잘 안 보인다. 있긴 있더라. 근데 무생채가 너무 많다. 오징어, 씹을 만 하면 없다. 그냥 무생채 먹는 맛이다. 새우•멸치도 들어있다는데 ‘가루’다. 아쉽다. 국물도 넘 없다. 라면 물 못 맞춰 자박하게 끓여냈을 때 느낌?

맛은 괜찮다. 매콤새콤달콤한 건 국물도 마찬가지. 즉석 물회이고 특히 3.99불 가격에 이 정도면 ‘흉내만 낸’ 물회라도 제 값어치 한다. 오징어 이렇게 없다는 건 좀 의아하다. 뭐든 기대가 적어야 평가도 후한 법이다. 그래도 9.99불 제값 주고는 안 먹겠다. 

H마트 발효 물회
오징어 위에만 살짝 덮혔다. 좀 더 담아주지 하는 아쉬움.
H마트 발효 물회
뒤섞어보면  90% 이상이 무생채. 그래도 3.99불 값어치는 한다. 9.99불에는 글쎄…

즉석물회 여기에 회 추가하고 야채 더하고 양념 더 넣으면 제법 물회답긴 하겠다. 근데 그런 수고 안 하려 이거 사 먹는 거. 그건 배보다 배꼽 더 큰 상황 되겠다.

이 제품 포항 소재 ‘범촌’(Beomchon fermentation food Co.)이 만들었다. ‘Product of Korea’다. 냉동보관이라 유통기한이 2024년 7월 10일까지다. 10.582oz(300g). 오징어(중국산) 빼고 다른 재료 대부분 다 국산이다.

더 사놓진 말아야겠다.

#기사제보(yjpark@kakao.com)

@2023 박영주의 시카고오늘

답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