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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우리치오 카텔란 “도발적인 작품, 지친 시스템에 대한 웃음”
박영주 기자(yjpark@kakao.com)
NOV 23 2024. SAT at 11:15 AM CST
덕트 테이프로 붙인 바나나 작품이 뉴욕 소더비 경매에서 620만 달러에 팔려 세계 주목을 받았다. 이를 만든 예술가를 이탈리아 한 일간지가 인터뷰했다. 로이터가 이를 인용해 보도했다.
이 작품을 만든 사람은 이탈리아의 예술가 마우리치오 카텔란(Maurizio Cattelan. 64). 그는 이번 주 620만 달러에 낙찰된 벽에 테이프로 붙인 바나나 작품에 대해 “도발적인 작품”이자 예술의 진정한 가치를 재조명하자는 초대(“provocation” and an invitation to appreciate the true value of art)라고 밝혔다.
카텔란의 작품 ‘코미디언’(Comedian)은 뉴욕 소더비 경매에서 중국의 암호화폐 기업가인 저스틴 선(Justin Sun)에게 낙찰됐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그는 “예술 행위에 참여하기 위해 바나나를 먹어치울 것”이라고 밝혔다.
이 작품은 원래 25센트짜리 바나나를 사용해 제작됐으며, 80만 달러에서 시작해 520만 달러에 낙찰됐고, 추가로 구매자 수수료가 붙었다.
카텔란은 이탈리아 일간지 라 레푸블리카(La Repubblica)와의 인터뷰에서 “이 작품은 예술의 가치와 시장의 역학에 대해 생각하게 만들고, 우리가 관람자로서 이 작품이 무엇을 말하는지 질문하게 한다”(“It’s a provocation that invites us to reflect on the value of art and the dynamics of (this) market, pushing us to question what this work says about us as viewers”)고 말했다.
2019년 마이애미 아트 바젤에서 첫 선을 보인 이 작품은 이후 예술계에 큰 충격을 줬다. 관람객이 전시 바나나를 먹어치우는 등 여러 논란도 끊이지 않았다. ‘예술이냐 아니냐’ 찬반 논쟁은 여전하다.
카텔란은 “’코미디언’은 지친 시스템에 대한 웃음, 아이러니와 단순함의 힘을 재발견하자는 초대”라고 작품 의미를 설명했다.
그는 “이 작품이 벽에 붙은 바나나로 그렇게 심각하게 받아들여진 것은 시장이 그렇게 만들었기 때문”이라며 “만약 시스템이 바나나 껍질에 미끄러질 만큼 약하다면, 아마도 그 시스템은 이미 미끄러졌을 것”이라고 밝혔다.
64세의 카텔란은 그의 하이퍼 리얼리즘 설치 작품과 조각으로 유명한 예술가다. 천장에 매달린 가짜 말, 운석에 맞은 고(故) 교황 요한 바오로 2세, 밀라노 증권거래소 앞에 세운 중지 손가락을 든 대리석 손 등 작품을 만들었다.
카텔란은 인터뷰에서 “바나나 작품이 경매에 올려졌을 때 나는 깊은 잠에 빠져 있었다”며 “내가 좋아하는 축구팀인 아탈란타가 AC 밀란과의 세리에 A 홈 경기에서 이길 것이라고 꿈을 꾸고 있었다”고 전하기도 했다.
@2024 박영주의 시카고오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