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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센터 사임 최인혜 사무총장 “서버브 조직화 장기 과제”
박영주 기자(yjpark@kakao.com)
FEB 28. 2024. WED at 11:50 PM CST
최인혜 사무총장이 하나센터를 떠난다. 지난 2017년 2월 하나센터 출범 때부터 사무총장을 맡아 왕성한 활동을 해온 그의 ‘퇴진’은 적지 않은 사람들에게 충격과 의구심을 남겼다. 한인사회복지회와 함께 합병해 하나센터를 출범시킨 한인교육문화마당집 사무총장까지 포함하면 11년을 이 단체와 함께 해온 터여서 놀라움은 더 컸다.
궁금했다. 왜?라는 질문을 한 보따리 들고 인터뷰를 청해 흔쾌히 승낙을 받았다. 전화 인터뷰는 지난 23일(금) 오후 이뤄졌다.
“내가 그만두는 이유는…”
“갑작스럽다, 왜 그만두느냐”고 먼저 물었다. 최 사무총장은 웃었다. “외부에서는 갑작스럽게 들리겠지만, 하나센터 내부에서는 이미 오래전부터 준비해왔다”는 그는 “안정화를 이뤘다고 판단했고, 그래서 지금이 나갈 적기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하나센터 통합 때부터 안정화를 목표로 했고 이를 이루면 ‘떠나겠다’고 생각했다. 당초 생각했던 3년이 금방 지났고 5년째 한숨 놨을 때 이사회 반대로 올해까지 8년째 사무총장직을 수행했다.
그동안 각 부문 조직 구성을 강화했고, 리더들을 집중 육성했으며, 재정적 안정을 꾀했다. 주류와 연계 혹은 연대를 통한 성취도 적지 않다. 최 사무총장은 “이미 지난해 10월 이사회에서 (사임) 승인을 받았다”며 “발표 전 펀더(Funder)들에게도 일일이 소식을 전했다”고 말했다.
하나센터는 현재 후임자를 물색 중이다. 채용 공고도 냈다. 그가 생각하는 후임은 어떤 사람일까?
“커뮤니티를 알고 믿고 그분들을 위해 뭐든 할 수 있다는 사명감이 필요합니다. 무슨 일을 해서든 커뮤니티를 서브해야 한다는 정신 자세가 제일 중요합니다. 이민사회 다민족을 이해하면서 운영이나 펀드레이징 등 여러 능력도 두루 갖춰야겠지요.”
내부 승진도 한 방법이다. 후임 선임을 위해 외부 컨설턴트에 이를 의뢰했고, 순조롭게 진행되면 오는 6월 하나센터 연례 모금행사(갈라쇼)에서 후임을 발표할 계획이다. 이후 7월부터 인수인계를 시작하게 된다.
최 사무총장은 하나센터 8년에 마당집까지 더하면 11년을 대표 시민단체 수장으로 바삐 활동했다. 그는 “미치도록 일했다”며 “하나센터 사무총장으로서 후회없이 최선을 다했다”고 말했다.
지난 8년 하나센터가 거둔 성과는 적지 않다. 전국 최초 일리노이주에서 아시아계 미국인사 수업을 의무화한 것도 최 사무총장이 꼽는 대표 성과 중 하나이다. 법 제정 고비 때마다 청소년들이 앞장 섰고, 이 과정에서 아이들이 리더로 자랐다.
올해 4년째 맞는 ‘거북이학교’(지역사회 주도의 인종정의위원회)도 의미있는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유색 인종으로서 인종 정의를 알고, 그 차이를 극복해 다음 세대를 주류로 세우기 위한 활동이다. 지난해 처음 이민 역사와 정책, 흑인 역사, 타민족 커뮤니티 대화를 주제로 개최한 ‘시민학교’가 이 거북이학교에서 파생했다.
이밖에 서류미비지도 임시 면허증 아닌 표준 면허증을 받도록 한 것, 서류미비자 의료 보험 혜택 제공 등도 하나센터 주요 성과들이다.
“서버브 조직화 하나센터 10년 계획”
임기 중 가장 아쉬운 부분은 무엇일까. 최 사무총장 대답은 하나센터의 향후 역점 사업과 맞닿아 있다. “앞으로 서버브 쪽에서 파워 빌딩을 하겠다”는 것으로 이를 통해 풀뿌리 민주주의를 확대하겠다는 것이 하나센터의 향후 계획이다. 이는 하나센터가 최근 수립한 ‘향후 5년 전략적 계획안’에도 우선 순위로 담겼다.
한인을 포함해 이민자들이 많이 사는 윌링이나 글렌뷰 등 서버브 지역에 눈을 돌려 먼저 구성원을 조직화할 생각이다. 지역 내 모든 리소스를 활용해 인프라를 구축하고 이를 통해 추후 시장이나 회계 등도 배출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이다.
최 사무총장은 “우리가 들어가 우리의 시로 만들어야 한다”며 “대학생이든 아줌마든 은퇴한 어르신이든 교육을 지금 시작해서 비전을 갖고 추진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를 “하나센터 10년 장기 계획”이라고도 표현했다.
한인 단체와의 적극적인 교류, 차세대와의 유기적인 연대 혹은 연계도 하나센터의 지속적인 과제이다. 한인회와는 진안순 회장 시절, 다카(DACA. 청소년추방유예) 기금 조성에서 협력한 바 있다. 한울종합복지관, 여성핫라인, 한인문화회관, 서로돕기센터와는 지금도 연 4회 모임을 이어가고 있다.
서버브에 집중하려는 하나센터 향후 행보를 감안하면 한인회나 기타 한인단체들과의 유기적인 연대를 모색할 필요가 있을 것이라는 제안에 최 사무총장은 “그렇다”고 대답했다.
복지회(복지)와 마당집(정치) 합병 이후 ‘정치 활동에 치우친다’는 일부 비판에 대해서는 “하나센터 많은 프로그램이 한인과 입양인과 혼혈인, 타인종 등을 위해 운영된다”며 “이를 통해 하나센터 연 이용자 1만 6,000명 중 1만 2,000명이 복지 혜택을 보고 있다”고 말했다.
최 사무총장은 하나센터 장점으로 ‘인터제네레이션’(intergeneration)을 꼽았다. 세대간 소통과 공감은 하나센터의 차별점이다. 2, 3세대 한인이나 입양인이나 외국인과 결혼한 사람, 비교인, 성소수자 등이 이곳을 찾는다. 일반 한인단체에서 쉽게 찾아볼 수 없는 요소로 그는 “하나센터가 미래 한인 커뮤니티가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음 행보 “아직은, 그렇지만…”
그는 1973년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12살 때 부모를 따라 미국으로 이민 왔다. 시카고대학 경제학과를 나와 시카고 시청 근무 등 다양한 활동을 펼쳤으며, 여성핫라인(KANWIN)을 설립했고, 2014년 4월 1일 마당집 사무총장으로 초빙됐다. 하나센터를 그만 두고 향후 어떤 행보를 가져갈 지도 궁금했다.
“정해진 것은 없다”면서도 ‘한인을 포함해 전국의 기관이나 단체를 조직화하거나 이를 도울 수 있는 일’을 염두에 두고 있다. 이를 활성화하기 위한 새로운 단체 설립도 “그럴 수 있다”며 가능성을 열어놨다.
하나센터는 6월 7일(금) 오후 6시 연례 모금행사를 나일스 밀워키길(9100 N Milwaukee Ave, Niles) 샤토 리츠(Chateau Ritz)에서 개최한다. 센터는 이날 최 사무총장 후임자 발표와 함께 향후 계획도 소개할 예정이다. 센터 측은 “최 사무총장과 석별의 정을 깊게 나눌 수 있는 기회”라며, 이날 많은 참석을 당부했다.
@2024 박영주의 시카고오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