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ews: 27
환자 속출 처우 불만 잇따라…시카고시 이민자 정책 논란
박영주 기자(yjpark@kakao.com)
DEC 19. 2023. TUE at 10:08 PM CST
필젠(Pilsen)의 한 이주민 보호소에서 지난 일요일 5살 소년이 숨진 사건으로 시카고 시당국의 이민자 정책이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환자가 속출하고, 음식 등 처우에 대한 불만도 잇따라 제기되고 있다.
5세 소년인 장 카를로스 마르티네즈 리베로는 지난 17일(일) 의식을 잃은 채 발견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사망했다. 가족과 함께 외출했다 돌아온 아이가 응급 상황에 처했고 구급대원과 소방관이 응급 조치를 했지만, 결국 아이는 코머 아동병원에서 숨졌다.
19일(화) 오후 발표한 성명에서 브랜든 존슨 시장실은 “시카고 공중보건국(CDPH)에 따르면 이 아동이 전염병으로 사망하지 않았으며 보호소에서 발병했다는 증거도 없다”며 “보건국 팀은 계속해서 상황을 평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실에 따르면, 이 소년의 가족은 11월 30일 시카고에 도착했으며, 같은 날 필젠 보호소(2241 S. Halsted St)에서 입소 절차를 밟았다. 창고를 개조한 이 쉘터에는 현재 약 2,300명이 거주하고 있다.
시 당국의 성명은 그러나 자원봉사자들과 이민자들 사이에서 커져가는 우려를 잠재우지 못했다고 NBC시카고는 전했다.
필젠 보호소 한 여성은 세 자녀가 의사를 만나지 못했고 보호소 내 음식이 너무 나빠 길 건너편 상인에게서 음식을 사 먹는다고 토로했다.
지난 18일(월) 대피소를 둘러본 한 자원봉사자는 NBC시카고에 건물이 춥고, 사람들이 아프고, 격리할 적절한 공간이 없는 것처럼 보였다고 말했다.
ABC시카고도 해당 보호소의 열악한 상황을 전했다.
19일 오전 필젠 보호소에 또 다른 구급차가 출동해 가슴 통증을 호소하는 40대 후반 여성을 병원으로 이송했다. 전날 밤에는 구토를 하던 세 살짜리 아이와 귀에 염증이 생긴 일곱 살짜리 여자 아이가 병원으로 후송됐다. 앞서 열이 나는 다른 어린이 4명과 10대가 치료를 위해 병원을 찾기도 했다.
ABC시카고는 “상황이 좋지 않다, 아픈 아이들이 많다”는 한 이민자 말을 전하면서 “직원과 연방 정부가 개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시카고 이민자 쉼터를 운영하는 페이보리트 헬스케어 스태핑(Favorite Healthcare Staffing)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캔자스 주에 본사를 둔 이 업체는 시카고 시에서 모든 보호소에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고용한 회사이다. 제공되는 서비스 대비 비용에 대한 불만이 계속 제기됐음에도 시 당국은 10월 이 업체와 4,000만 달러 새로운 계약을 체결했다.
경찰서 대응팀의 자원봉사자 에리카 빌레가스(Erika Villegas)는 “가족들은 진정한 보살핌도 없고 공감도 없다는 사실을 분명히 알고 있다”며 “그저 누군가가 사람들을 체크인하고 체크 아웃하는 것뿐이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가 알기로는 일주일에 4시간씩 그곳에 가서 2,500명을 진료하는 의사가 있다고 한다”며 “이는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시카고 시당국에 따르면 필젠 보호소를 포함해 모두 27개 임시 보호소에서 1만 3,992명의 이민자가 생활하고 있다.
#기사제보(yjpark@kakao.com)
@2023 박영주의 시카고오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