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99불 코스트코 로스트 비프 샌드위치 비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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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 대비 맛 비주얼 재료 기대 이하…다시 먹지 않을 맛

박영주 기자(yjpark@kakao.com)
AUG 13. 2023. SUN at 1:14 PM CDT

욕하면서 음식 먹은 것도 정말 오랜만이다. 배고파 꾸역꾸역 먹다 버린 것도 피자 테두리(크러스트) 이후 처음이다.

코스트코 지난 2월 새로 내놓은 ‘로스트 비프 샌드위치’(Roast Beef Sandwich) 얘기다. 맨날 1.99불 피자 한 조각, 3.99불 치킨 베이크(Chicken Bake), 팔수록 적자라는 1.50불 ‘비프 핫도그+콜라‘만 먹다 ’9.99불‘? 비프 샌드위치? 뭐지? 호기심 동해 한번 먹어보기로 했다.(참고로 9.99불이면 코스트코 푸드코트 최고가로, 여기 피자 한 판 값이다. 게다가 핫도그와 함께 코스트코 가성비 짱으로 유명한 로티세리 치킨(rotisserie chickens) 두 마리와 가격이 같다)

코스트코 로스트 비프 샌드위치
코스트코가 지난 2월 새로 내놓은 ‘로스트 비프 샌드위치’ 무려 9.99불 최고가인데, 두 번 먹을 맛은 아니다.
코스트코 로스트 비프 샌드위치
살짝 들춰봤다.

결론은 먹지 마라,다. 테스트 삼아 이거 보고 ’정말?’ 이런 맘으로도 먹질 않길 권한다. ‘싸지만 배는 채우는’ 코스트코 푸드의 대원칙도 배반한 맛이다. ‘가격 대비 최고’ 엄지척은 적용되지 않는다. 그냥 안 먹었으면 한다. 우리가 코스트코에 기대한 ‘9.99불’에는 턱없이 못 비친다. 3.99불 줬어도 하나도 안 고마울 신메뉴다.

이거, 햄치즈 샌드위치다. 치아바타 빵을 사용했으니 나름 치아바타 샌드위치라고 할 수 있겠다. 한때 한국에서 유행했던 ‘잠봉뵈르 샌드위치’의 아류 정도 되겠다.(이것 역시 내가 좋아하는 맛은 아니었다)

일단 생김새가 구리다. 이등분해 나왔는데, 속살이 빈약하다. 혀 날름하듯 햄 넓게 여러 장 넣어뒀고 양상추 2장? 방울토마토, 보일 듯 말듯 흐물흐물한 양파 몇 점이 다다. 빵 안쪽 머스터드를 발라 맛을 강요한다. 한국에서 먹었던 같은 종류 빵과 내용물에서 너무 차이가 난다. 9.99불에 뭘 바라냐, 하겠지만 다른 곳 아닌 코스트코 9.99불에 거는 ‘기대’라는 게 있다. 계란, 토마토 뭐 이런 거라도 좀 넣어 비주얼이나 채워주지 이 상태, 기대는 땅으로 곤두박질쳤다.

코스트코 로스트 푸드 코트 메뉴

코스트코 로스트 비프 샌드위치
단면이 이렇게 생겼다. 메뉴판에 있는 자기들 사진과도 다르다

먹으면서 추웠다. 온기 하나 없는 샌드위치를 가뜩이나 추운 코스트코 실내에서 먹느라 목메는 줄 알았다. 별 씹히는 것도 없는 게 이질감만 가득, 목 넘김도 좋지 않았다. 햄이든 빵이든 좀 데워줄 수는 없었나 불만 아닌 불만만 계속됐다. 치아바타 빵이라는 데, 개인적으로 이 식감 안 좋아한다.

개인적으로 여기 1.50불 핫도그 어디 가면 15불 값어치 한다고 후하게 평가해 온 터이다. 이런 데서 10불 샌드위치를 내놨으니 100불 값어치 하지 않을까, 기대가 너무 컸다. 그런 욕심 버려야 덜 화난다. 여론 탓 핫도그값 못 올리니 그 적자 이걸로 메꿔보자는 거? 그런 생각까지 들었다.

포틸로스 이탈리안 비프 샌드위치가 같은 가격(10불)이다. 이날 산 마들린(Madeleines) 한 상자가 역시 같은 가격대이다. 10불이면 허기도 좀 달래고 욕하지 않으면서 먹고 남겨 버리지도 않을 음식 이것저것 많다. 무슨 깡으로 코스트코는 이걸 이렇게 내놓았을까. 여기 로스트 비프 샌드위치, 이걸 다시 먹을 일은 없다. 단언컨대 비추다.

코스트코 로스트 비프 샌드위치
도저히 못 먹을 맛. 주린 내 배에 미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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