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보니] 냉장고 물 TDS 측정했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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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셔도 돼?’ 깜짝 놀란 결과, 필터 갈아도 무용지물 ‘충격’

*박영주 기자(yjpark@kakao.com)
*JUL 4. SAT. at 3:11 PM CT

그냥 형네 집 가서 밥 먹고 얘기하다가 ‘이런 게 있더라’ 하며 서랍에서 ‘뭔가’ 꺼낸 게 화근이었다. 이른바 ’TDS 측정기’(TDS Meter Digital Water Tester). 아마존에서 10몇~20몇불이면 살 수 있는 휴대형 측정기구. 이걸 꺼내 들고서 집 안에 있는 물이란 물은 다 측정하면서 ‘이건 이러네, 저건 저러네’ 웃고 떠들다가 ‘그럼 우리 집 냉장고 물은?’ 여기까지 생각이 미쳤다. 정수한다고 하지만, 그래서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도 생수 안 사다 먹어 좋다,고 했던 냉장고 물. 어떨까.

본론에 들어가기 전 먼저 TDS 이게 뭔가부터 알고. TDS(Total Dissolved Solids), 찾아보니 한국말로 ‘총용존고형물’. 물속에 용해된 미네랄, 염분, 금속, 양이온, 음이온을 말하며, 이것은 순수한 물 이외 물속에 포함된 용해성 물질을 말하는데, 일반적으로 TDS 농도는 물속의 양이온과 음이온의 총합계를 말한다고 한다. 어렵다.<네이버 지식백과>

당연히 TDS 측정기는 이를 계측하는 것. TDS 측정기는 용액의 총 용해 고형분(일반적으로 물)을 표시하는 데 사용되는 소형 휴대용 장치다. 소금, 미네랄과 같은 용해된 이온화 고형물은 용액의 전도도를 증가시키기 때문에 TDS 미터는 용액의 전도도를 측정하고 그 측정값에서 TDS를 추정한다.

불라불라 시작은 미약했는데 여하튼 집에 와 ‘충격적인’ 검사 결과를 보고 이것저것 알아보면서 많은 걸 공부했다. 사진 몇 장 올리려다 꽤 시간 잡아먹은 형국. 이건 뒤에 쓰고.

일단, 형 집에서 테스트한 여러가지 ‘물’들. 지하수를 끌어쓴다는 물과 이 지하수 물을 정수한 물, 그리고 몇몇 생수들.

지하수 물의 TDS 수치는 349ppm(이하 단위 동일)이 나왔다. ‘먹어도 되나’, 먹기엔 찝찝한 수준. 당연히, 직접 마시지는 않는다고. 커피를 끓이거나 기타 음용 수준에서 사용되는 여과기를 거친 지하수 물의 수치는 11. 이 정도면 매우 양호한 상태라는 게 당시 형의 설명.

측정기 뒷편 설명을 보면 50 이하는 ‘마시기 이상적인 수준’, 200~400은 ‘일반적인 수돗물’(Average tap water)이라고 적혀있다.

마침 그때 마시고 있던 생수(still water)들.

먼저 ’나이아가라’(niagara). 미동도 없이 ‘0’이 나와 모두가 깜짝 놀랐다. 0이 나올 수 있나, 0이 갖는 의미가 뭐지, 설왕설래했지만, 결론은 당연히 없다. ‘그냥 맹물’ 이런 수준의 추측만. 좋다는 건지, 나쁘다는 건지 누구도 알 수는 없고. 높은 것보단 좋겠지, 하면서도 ‘0’이 갖는 함의엔 모두가 글쎄~ 하는 분위기.

내친 김에 차고에 있던 ‘아쿠아피나’(AQUAFINA)와 내 차에 있던 ‘커크랜드’(KIRKLAND) 생수도 총동원했다. 커크랜드 생수는 코스트코에서 가장 많이 사다 먹는 물인 만큼 그 결과도 초미의 관심사.

‘아쿠아피나’ 이건 나이아가라 생수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처음엔 ‘0’이 나왔다가 조금 있다 ‘1’로 바뀌어 그 상태를 유지했다. 역시 갸우뚱. 그리고 커크랜드 생수. 이건 19가 나왔다. 정수기로 여과해 마시는 집의 물과 크게 다르지 않은 수치. 둘어 앉았던 사람들, 내심 ‘0’보다 ’19’에 안심하는 분위기. 뭐랄까, ‘0’에 대한 불신이랄까. ㅎ;;(나중 찾아보니 순수한 물, 탈 이온수는 이온이 거의 없어서 총용존고형물의 수치는 0 혹은 0에 아주 가깝게 측정된단다. 생수에 ‘pure water’라고 적혀있는 게 괜한 소리가 아닌 셈이다.)

참고로 한국에서 생산해 판매 중인 생수의 TDS 농도는 약 40-130mg/L 범위 정도가 대부분이란다. WHO가 권고하는, 마시는 물로 쓸 수 있는 TDS 수준은 300ppm이고.

자 이제 본론.

측정기를 빌려와 집에 오자마자 수돗물과 냉장고 정수 물을 측정했다. 이런 제길.

수돗물은 153이 나왔다. 지하수보다 낮은 수치이고 뭐 그럴 수 있다, 생각하는 수준. 미국에서는 학교에서도 그렇고 수돗물 그냥 마신다더니, 그럴 수도 있겠네 생각했다. 어차피 그냥 마시지는 않으니, 153, 이 정도면 양호하다 생각했다.

문제는 냉장고 정수기 물. 116이 나왔다. 생수 수준의 11, 16을 기대했는데 그보다 10배 높은 수치가 나오니 적잖이 당황했다. 뭔가 잘못된 거 같다 몇 번이고 물 버리며 쟀지만, 같은 수치. 뭥미, 했지만 그래도 이때만 해도 믿는 구석이 있었다. ‘필터 교체’. 모니터에 이미 오래전부터 필터를 교체하라는 안내가 떠 새 필터를 사다 놓은 상태였다. ‘필터를 안 갈아서 그럴 거야, 갈기만 하면 11, 16 생수 수준이 될 거야’ 그렇게 믿고 당장 필터를 교체했다. 필터 갈고 얼음도 다 버렸다. 여태 이런 얼음, 이런 물을 마셨다는 거야 하며. 좋아질 거야, 기대를 하고.

그리고… 이런 된장.

필터를 교체한 직후 필터와 냉장고가 ‘합체’되는 소리가 난 후 물을 받아 쟀다. 처음엔 측정기 화면이 뻘게지더니 475가 나왔다. 475!!! 먹어선 안 될 수준!!! 놀랍고 당황해 몇번이고 쟀는데 모두 그 언저리. 욕 나올 뻔.

필터 간 지 얼마 안 돼서 그럴거야, 하며 몇번이고 물 받아 버렸다. 조금씩 수치가 떨어지긴 했다. 그래도 여전히 300, 400 언저리. 포기했다. 시간이 지나면 나아지겠지, 이렇게 위안할 수밖에 없었다. 이제 다시 안 잴 테다, 여태 먹어도 이상 없었는데 뭘, 그냥 먹어야지… 그래, 십몇 불짜리 이런 기계가 뭐 얼마나 정확하겠어, 들쭉날쭉 할 거야… 뭐 풀 죽은 자기 위안.

안 잰다고 했지만, 다음 날 일어나자마자 다시 함 재봤다. 조금 떨어졌다. 114. 근데 이 글 보신 분 위 비슷한 수치를 발견했을 터. 필터 갈기 전 수치(116)와 크게 안 다른 측량치. 결국 11, 16 생수 수준은 고사하고 우리 집 수돗물과 비슷한 수치의 물을 마시고, 얼음 만들어 커피 타 먹고 있는 꼴. 그냥 수돗물을 마시는 것과 뭐가 다른가.

여하튼 이 와중에서 TDS가 뭔가부터 각 수치 범주별 의미는 뭔가 등등 자료도 많이 볼 수 있었다. 다 이해한다는 건 아니다. 그냥 그렇다는 거군, 봤다는 얘기.

<참고 자료들>

*’총용존고형물’은 무엇?
https://terms.naver.com/entry.nhn?docId=5145264&cid=61234&categoryId=61234

*What are Total Dissolved Solids (TDS) & How to Reduce Them?
https://www.kent.co.in/blog/what-are-total-dissolved-solids-tds-how-to-reduce-them/

© 2020 박영주의 시카고오늘

One thought on “[해보니] 냉장고 물 TDS 측정했더니…

  1. 코스트코물은 미네랄을 첨가한다고 들었어요. 약간의 미네랄때문에 tds수치가 올라갈수도 있다해요.
    저희동네는 수도물이 350ppm인데 연수기와 ro 정수기 거친후 항상 10ppm 이하로 나옵니다.
    그리고 저 측정기 대체로 정확한듯해요. 여러번 해봤는데 항상 동일한 결과로 나오더라구요.
    냉장고 정수기는 정말 쓸모없는듯해요. 필터값만 비싸고 거른다고 하기도 부끄러운 수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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